명태균의 '나경원-이준석' 조사, 20대 남성 표본 비중 유달리 높아

꼬리를 드러내는 명태균의 '맞춤형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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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명태균의 '맞춤형 여론조사'에 대해 지적하고 나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출처 :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명태균의 '맞춤형 여론조사'에 대해 지적하고 나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출처 :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1일 JTBC 단독 보도를 통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이 출판업을 하며 수집한 명부를 통해 특정 정치인에게 유리한 표본을 찾아내 '탄'을 만든 '맞춤형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12일 노컷뉴스가 명태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의뢰한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련 여론조사에서 유독 20대 남성 표본이 많았던 사실을 확인했다. 

노컷뉴스는 자체 취재를 통해 2021년 5월 1일부터 6월 5일까지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미래한국연구소와 머니투데이 의뢰로 실시한 6차례 여론조사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우선 6개 조사 모두 성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무작위(RDD) 추출된 번호로 무선 100% 자동응답(ARS) 전화조사로 실시됐다. RDD 방식은 무작위로 전화를 걸기 때문에 특정 연령, 성별, 지역 분포가 실제 인구 분포와 차이를 보이게 된다. 특정 계층의 과대 대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시기는 나경원·주호영·이준석 의원(당시 후보) 등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때였는데 이 의원이 다선 의원 출신의 중량급 인사들을 꺾을 수 있을지 정치권 관심이 모아지던 때였다. 그런데 노컷뉴스는 PNR 조사에서 '만18세~20대' 남녀 비율에서 특이점을 발견했다.

남성 응답자 비율이 6회 모두 70% 안팎이었던 반면, 여성은 30%를 밑돌았던 것이다. 또한 20대 남성 응답자 비율이 낮을 수록 대체로 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근소한 폭으로 높아지는 점도 이상한 점이었다.  6회 여론조사 중에서 가장 특이했던 것은 5월 16일 조사였다.

해당 조사에서는 20대 남성 응답자가 73.4%(105명), 여성은 26.6%(38명)으로 극도로 불균형하게 표집된 경우도 있었다. 이 조사에서 나 후보는 15.5%, 이 후보는 20.4%를 기록했다.

이 의원은 당시 '젠더 갈등' 논란을 일으키며 2030 남성들의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던 때였던 만큼 남성 응답률이 높을 수록 이 의원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소 다른 표본이 표집된 여론조사도 상당수다.

뉴스핌 의뢰로 코리아정보리서치중부본부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만20대 남성 응답자는 45.6%(57명), 여성은 54.4%(68명)이었다. 다만 이 조사에서 나 후보는 16.5%, 이 후보는 23.3%로 결과에 큰 차이는 없었다.

명태균의 업체가 진행한 여론조사 신뢰도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PNR 조사의 표본을 놓고 당사자들의 공개적인 설전도 이어졌다. 어제 11일 하루 동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설전을 벌였고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나서 한바탕 소란이 이어졌다.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태균, 그의 말대로 2021년 오세훈 후보와의 서울시장 경선, 2021년 이준석 후보와의 전당대회는 의외 현상의 연속이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초반에 역시 여유있는 1위였는데, 명씨와 관련된 여론조사 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며 "명씨 주장대로라면 나는 명씨 때문에 번번이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나경원 의원을 가리켜 "부정선거론자가 되는 초기 증세"라며 "전당대회 지고 3년 동안 얼마나 이런 소리 하고 싶으셨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때 조사 결과만 봐도 제가 1등하는 조사가 수두룩 했고 전당대회 기간 동안 40회 넘는 조사가 이뤄졌는데 추세에서 벗어난 '조작된' 조사 하나만 찍어서 대보시라. 없잖나"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경원 의원을 향해 명태균의 말만 주워섬기며 당 내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는 취지로 타박을 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명태균씨의 전혀 검증되지 않은 폭로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국민의 정치혐오가 극에 달하고 있다. 명씨의 발언에 대한 정치인들의 반응을 일부 언론이 가공하고 재생산하여 혼란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이에 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부정선거 이야기가 전혀 아니다. 선거 전에 일어난 비정상적 여론조사를 말하는 것"이라며 "1시간 50분, 단 몇 시간에 불과한 여론조사 시간, 편중된 성별 비율, 3%내외 응답률 등을 확인해 보라"고 재반박했다. 그가 지적한 조사는 각각 2021년 5월 16일과 23일 공표된 PNR 조사다.

나 의원의 지적은 당시 또 다른 후보였던 주호영 의원의 지적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주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누군가가 정확하지 않은 조사 결과를 너무 많이 생산해 퍼뜨리는 데 의도가 있지 않나"라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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