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른바 '김건희 라인' 중 한명으로 불리는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이 한국관광공사 사장 최종 후보 3인에 오른 사실이 23일 저녁 JTBC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1일 윤·한 회동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건희 라인'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강훈·김오진 전 비서관이 낙하산으로 임명되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상 대놓고 무시한 셈이다.
문제의 강 전 비서관은 음주운전 혐의가 적발돼 지난 8월 대통령실에 사직서를 썼다. 그런데 그 직후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응모해 논란을 일으켰다. 관광공사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지난달에 최종 후보자 3인을 뽑았다. JTBC는 복수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관계자들 전언을 인용해 "강 전 비서관을 포함한 3명이 최종 후보자에 들었다고 관광공사로부터 구두로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문체위는 최종 후보자 3인의 순위를 전달받진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JTBC는 남은 절차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제청 절차 뿐인데 강 전 비서관이 최종 후보자에서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라 전했다. 그 이유는 산하기관의 공모 절차를 거친 임원을 주무 부처가 뒤집기 힘들기 때문이다.
강훈 전 비서관 외에 김오진 전 비서관 또한 현재 한국공항공사 최종 후보자 5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6월 공항공사 사장 공개모집에 응모했고, 현재 최종 후보자 5인 중 한 명으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사·검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사람의 공기업 취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모두 전문성이 없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김대남 녹취록'의 주인공 김대남 씨가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될 때 논란이 된 이유는 그가 금융계에서 일한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총선 낙천에 대한 보상으로 그 자리에 간 것과 그 배경에 김건희 여사가 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강훈, 김오진 두 사람 또한 김대남 씨 사례와 별반 차이가 없다. 강 전 비서관은 언론인 출신으로 관광공사 사장이 갖춰야 할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전 비서관 또한 보좌관 등 정치권 이력이 대부분이어서 지난해 국토부 1차관에 임명됐을 때도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던 인물이었다.
뿐만 아니라 김오진 전 비서관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를 총괄했던 인물인데 감사원은 이전 과정에서 법령을 다수 위반했다며 김 전 비서관의 비위 사실을 인사혁신처에 통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사장 최종 후보에 든 것은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직 확실하게 두 사람이 공기업 사장으로 가는 것에 김건희 여사의 파워가 작용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미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된 인물들이 최종 후보에 들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한동훈 대표가 두 사람 인사를 반대한 것에도 이 같은 배경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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