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만나 '헌정 수호'와 '내락 극복'에 뜻을 모았다. 다만 김 전 지사는 당 정책 수렴 과정에 대한 뼈 있는 말을 건네 긴장감도 연출됐다.
13일 오후 국회에서 가진 김 전 지사와의 회동에서 이 대표는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대한민국의 헌법파괴세력, 반국민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다"며 현 시국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헌정파괴 상황을 극복하고, 가장 큰 가치라고 할 수 있는 헌정질서 유지하고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헌정수호세력, 내란 극복을 위해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덧붙여 "헌정수호 대연대’라고 하면 이상할 지 모르지만 힘을 최대한 모아서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다시 우뚝 서는 그 길에 김 지사님이 손잡고 함께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적극 공감의 뜻을 표하며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민주헌정 질서를 바로 잡는 것, 어지로운 국정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것이 이 시대를 풀어가는 시대적 과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을 죽이려는 세력과도 손을 잡고 첫 번째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며 "힘을 합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아울러서 반드시 함께 해야 된다"고 했다.
또한 "이번에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이 자리가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승리를 만들어내는 통 큰 통합의 스크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그러면서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기를 요청했다. 이른바 '비명계' 혹은 '친문계'와의 화합으로 읽힌다.
김 전 지사는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의 논리는 반드식 극복되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께서도 다양성은 정당의 본질이자 생명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그런 정당 시스템과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특히 "팬덤 정치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당의 시스템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전 지사가 언급한 '팬덤 정치'는 이른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지사는 "온라인 구조 소통 구조는 반드시 극단으로 가기 마련"이라며 "당원들이 진정한 민주당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토론과 숙의가 가능한 다양한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우리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바꿀 수 있는 노선과 관련된 정책은 민주적인 토론과 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덧붙여 "민주당이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곧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미래상"이라며 "그 과정을 보면서 국민들이 민주당에 국정을 맡길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가질 때 정권교체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최근 이 대표가 '흑묘백묘론'을 언급하며 '실용주의' 노선 행보에 나선 것에 비판으로 읽힌다. 즉 당의 정책 변화에 있어 당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김 전 지사의 발언은 기존 자신의 SNS에서의 주장했던 문맥을 연상시킨다. 당내 다른 계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주장의 밑에는 여전히 이 대표 독주 체제에 대한 견제가 깔려있다. 개헌에 대한 주장도 그렇다.
김 전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는 개헌에 대해 민주당이 소극적일 이유가 없다"며 "개헌에 신중한 이재명 대표의 고뇌를 모르진 않는다. 그러나 정치권은 책임있게 탄핵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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