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공정의 여론조사 결과가 또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론조사공정은 지난 18일엔 펜앤드마이크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발표했고 19일엔 뉴스피릿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20일엔 데일리안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발표했는데 하나같이 설문 문항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기성 언론들은 표피적 보도를 해 '여조라이팅'에 동참하고 있다.
우선 18일 펜앤드마이크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공정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 여부 문항의 경우 '지지한다'가 49.7%, '지지하지 않는다'가 49.3%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접전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정당 지지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35.6%, 국민의힘이 47.7%로 국민의힘이 12%p나 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정부 3년여 간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특정 기간을 제외하고는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정권 초반 허니문 기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열세를 면치 못했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50%에 근접했던 것도 정권 초반 허니문 기간이 전부였다. 그런데 탄핵 정국에서 이런 지지율이 나왔다고 하는 것을 과연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역시 설문 문항에 결함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해당 여론조사의 설문지를 보면 6~9번까지가 모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이 있었다. 6번 문항은 '헌재 윤대통령 심리의 공정성'이었고 7번은 '대통령 발언기회 충분성', 8번은 '헌재 변론기일 충분성', 9번은 '헌재 우리법연구회가 재판에 미칠 영향'이었다.
이 4개 문항 모두 윤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설문 문항에 반영한 것이기에 민주당 지지층 혹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중간에 대거 탈락하게 된다. 이렇게 조사 도중 탈락된 표본은 결과에 산입되지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윤 대통령 지지층, 국민의힘 지지층이 과대 표집될 수밖에 없다.
19일 발표된 뉴스피릿 의뢰 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 여부 문항의 경우 '지지한다'가 45.8%, '지지하지 않는다'가 52.5%를 기록해 '지지하지 않는다'가 소폭 높긴 했지만 역시 그간 보여온 윤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하면 높게 나온 수치라고 볼 수 있다.
정당 지지율의 경우도 더불어민주당이 39.8%, 국민의힘이 42.3%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경합이긴 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이 다소 높게 나왔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물론 이 역시도 설문 문항에 결함이 있었다. 마지막 문항이 '윤 대통령 방어권 보장의 충분성'을 묻는 질문이었는데 방어권을 트집잡는 것도 윤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의 일방적 주장에서 나온 것이므로 역시 민주당 지지층 혹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전화를 끊게 될 확률이 높다.
펜앤드마이크 의뢰 여론조사에 비하면 노골적인 문항은 다소 적어서 그나마 윤 대통령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조금 낮게 나왔지만 이 역시 편향적 질문이 들어가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다.

20일 발표된 데일리안 의뢰 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정당 지지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37.2%, 국민의힘이 49%를 기록해 국민의힘이 약 12%p나 더 앞섰다고 나왔다. 이는 같은 날 발표된 미디어토마토의 여론조사 결과와 정확히 반대로 나왔다. 미디어토마토에선 민주당이 12%p 더 앞선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엔 역시 설문 문항에 있었다. 설문지를 살펴보면 5번은 '윤대통령 탄핵시 범여권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이었는데 6번은 '이재명 피선거권 상실시 범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이었다. 나름대로 균형을 잡는다는 이유로 갖다 붙인 것으로 보이는데 전혀 균형적이라고 볼 수 없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현재 진행 중이며 탄핵심판은 단심제이기에 한 번 선고가 나오면 그대로 끝이다. 반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은 아직 2심이 진행 중이고 그의 피선거권 상실 여부는 3심까지 가야 알 수 있는 사안이다. 오히려 이런 질문을 넣은 것 자체가 이 대표가 피선거권 상실로 대선에서 낙마하길 바라는 기대심리가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6번 문항에 이 질문이 들어가 있으니 이재명 대표 지지 성향이 강한 대다수 민주당 지지층이 여기서 전화를 끊을 확률이 높다. 계속해서 문항을 살펴보면 7번은 '윤대통령 탄핵 예측'을 묻는 문항이었고 8번은 '이재명 공직선거법 위반 2심 판결 예측'을 묻는 질문이었다. 8번 문항 역시 대다수 민주당 지지층이 불쾌하게 여길 만한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즉,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공정이 실시한 여론조사 모두 보수층의 응답을 유도하고 진보층의 응답을 떨어뜨리는 불공정한 질문들이 많이 포함돼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고의로 보수층의 과대 표집을 유도한 여론조사인데도 기성 언론들은 이를 심층적으로 검증해서 보도하기는커녕 표피적으로 보도하며 '여조라이팅'에 동참 했다.
같은 날 전혀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 포털 사이트 뉴스를 검색해 보면 여론조사공정의 것은 의뢰기관인 데일리안부터 시작해 뉴데일리, 뉴스핌, 머니투데이, 매일신문, 파이낸스투데이와 문화일보 등 여러 언론사가 받아 썼지만 미디어토마토의 것은 의뢰기관인 뉴스토마토부터 시작해 본지와 폴리뉴스 등 몇 개 되지도 않는다. 이런 불공정한 보도를 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보수 과표집으로 눈속임을 한 여론조사는 결코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눈속임 여론조사는 곧 부정선거 음모론을 낳게 될 뿐이다. 눈속임 여론조사로 한껏 들떠 있었는데 선거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니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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