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월 한 달 동안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온 결과들이 범람했다. 윤 대통령이 임기 초에나 기록했던 지지율 숫자들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국민의힘 역시도 1년 넘도록 기록해 본 적 없는 지지율 숫자들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지난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과 그 직후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이후 보수 결집이 약화되며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이 한국갤럽, 리얼미터, 여론조사 꽃 등 3개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포착됐다. 단지 보수 과표집 정도가 약화됐을 뿐인데 여론조사 수치가 확연하게 바뀐 것이다.
문제는 대다수 레거시 미디어들이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자세하게 분석을 해서 짚어줘야 하는데 그저 표피적인 보도만 일삼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의 기사 내용을 보면 마치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주술을 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조라이팅'에 전심전력인 모양세다.
그 대표적인 기사를 하나 꼽자면 27일 오전 보도된 서울신문의 <‘다 된 밥’ 못 먹는 이재명…그가 놓친 3번의 기회>라는 제목의 기사를 꼽을 수 있다. 이 기사를 보면 처음부터 지난 20대 대선 당시 레거시 미디어들이 도배한 '비호감 대선'이란 말로 시작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 상황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이 대표에게는 호재이자 악재라는 점이다. 준비돼있는 막강한 대선 주자로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동시에, 윤 대통령의 실책을 지적하고 점수 따던 시절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받고 있어서다"며 "비교군이 사라지자 그의 비호감 면모가 재부각된 건 여론조사 수치로도 증명된다"고 여론조사 결과 하나를 들었다.

이 기사를 쓴 서울신문 김가현 기자가 예로 든 여론조사는 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2일~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는데 이를 두고 김 기자는 "이 대표의 비호감도는 47%로 다른 대권 주자들을 크게 상회했다. 비상계엄 이후 압도적이었던 ‘이재명 대세론’도 현재 주춤한 모습이다"고 했다.
그가 예시로 든 YTN 의뢰 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1%로 1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은 쏙 빼고 비호감도만 언급하는 편파적인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해당 여론조사는 전체 1003명의 표본 중 보수와 진보의 표집 비율이 359 : 208로 보수층이 15%p나 과대표집된 여론조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에 대해선 전혀 언급 없이 "비상계엄 이후 압도적이었던 ‘이재명 대세론’도 현재 주춤한 모습이다"고 한 것이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양자 대결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했는데 이 역시도 모두 보수층이 과대표집된 여론조사였다.
이후 기자는 계속해서 "국민의힘의 ‘이재명 비토’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탓일까. 그보단 다수 국민들 마음 속에 깊게 내린 ‘국가지도자 이재명’에 대한 불신이 근본 원인일 것이다"며 "얕게는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등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있고, 깊게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등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성향에 대한 두려움도 깔려있다"고 했다.
이런 문장을 쓴 것 자체가 처음부터 해당 기자가 이재명 대표를 어떻게든 깔아뭉갤 의도로 썼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수 과표집 여론조사로 인한 착시 현상이 근본적인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궁예의 관심법처럼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국민들을 상대로 여론 선동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김가현 기자의 여론 선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 문단을 보면 "대선 이후에도 이 대표에겐 이미지 개선의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번번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서 3가지 사례를 들었는데 첫 번째는 대선 패배 후 송영길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사퇴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재보궐선거 출마, 두 번째는 작년 9월 단식 투쟁 중 체포동의안 부결 호소, 세 번째는 22대 총선 당시 비명계 학살이라고 했다.
김 기자는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후보는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게 정치권의 암묵적인 원칙이었지만 이 대표는 최단 기간 안에 공개행보를 재개했다"고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암묵적인 원칙'일 뿐 그걸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이 대표에게 공개행보를 요구한 것은 민주당원들이었고 이 대표는 그것을 따른 것 뿐이다.
아울러 당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갑에는 김병관 전 의원이 지역위원장으로 있었던 반면 인천 계양구 을에는 지역위원장을 겸했던 송영길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상황이었다. 오히려 성남 분당 갑으로 갔다면 "자기 살려고 오랫동안 지역위원장으로 있던 사람 내쫓았다"고 비난했을 것이 기성 언론들이다.
김 기자가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명분도 저버린다는 비판이 뒤따랐지만 뜻을 꺾지 않았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불체포특권을 누리는 ‘방탄’이 목적이란 지적도 나왔다"는 것 역시 국민의힘과 민주당 내에서 흔히 '똥파리'로 불리는 세력들이 주장한 논리를 그대로 앵무새처럼 따라 읊은 것에 불과하다.
체포동의안 부결 역시 마찬가지다. 본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생긴 것은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던 수사기관이 함부로 야당 의원들을 불법 체포, 구금하는 일이 발생했고 종종 여당 의원들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일이 발생했기에 여야 합의로 이뤄진 것이었다. 단지 그것이 민주화 정착 이후 '방탄'으로 변질이 됐을 뿐이다.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일가를 향해서는 숱한 고발이 들어와도 뭉개기로 일관했으면서 이재명 대표는 잡도리하듯 들쑤셔댔던 것을 생각해 보면 그 때야말로 불체포특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했다. 비회기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될 것을 굳이 회기 중에 청구해 체포동의안 표결을 부치게 한 것 자체가 더불어민주당의 내분을 조장하기 위한 검찰의 얄팍한 술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기자는 "이 대표가 실제 체포안 부결을 외치며 당초 약속은 깨졌다. 이 대표 스스로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이를 번복한 셈이 됐다. 그에게 약속도 원칙도 필요에 따라 뭉갤 수 있다는 이미지가 축적된 이유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세 번째 '22대 총선에서의 비명계 학살'이란 것 역시 궤변에 불과하다. 김 기자는 박용진 전 의원의 사례를 들어 "지난 총선 경선 당시 박 의원을 포함한 상당수의 비명계 의원들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20%에 해당돼 경선 과정에서 각각 30%, 20%의 페널티를 받았다. 페널티를 받고도 생환한 비명계 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 하위 10%, 20%는 의원들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것이고 이 대표가 한 것이 아니다. 박용진 전 의원 외에 하위 20%에 든 사람으로 김영주 전 의원이 있었는데 그가 어떻게 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영주 전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이적해 서울 영등포갑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후보에게 41.67% : 54.53%로 대패해 낙선했다. 즉, 왜 김영주 전 의원 자신이 하위 20%였는지 정확하게 보여준 것이었다.
김 기자의 "대표가 현역의원 평가에 관여할 권한은 없다고 하지만, 당시 이 대표의 의중과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임혁백 고려대 교수의 결정이 일치해 공천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불만이 나왔다"는 말 역시 당시 낙천된 비명계 인사들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아울러 "자연히 22대 국회에선 민주당 내 다양성도 퇴색됐다"고 한 부분도 지금 국민의힘에 더 어울리는 말이다.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고 수사해야 한다는 김상욱 의원을 탄압한 사례를 보면 국민의힘이야말로 다양성이 퇴색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종합해 보면 이 기사를 쓴 김가현 기자는 처음부터 반이재명 성향이 강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정치 성향을 그대로 기사에 투영해 악담을 늘어놓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할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끌어왔고 표피적으로 분석해 갖다 붙이며 '여조라이팅'을 일삼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의 김가현 기자는 같은 회사 소속 허백윤 기자와 함께 작년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연습을 두고 "트럼프와의 골프 외교 시동을 걸기 위함"이라는 '꿈보다 해몽' 혹은 아부에 가까운 기사를 써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의 당선은 한국시각으로 11월 6일 오후 3시 40분 경에 결정됐는데 11월 9일을 제외하고 앞선 윤 대통령의 골프 일정은 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인지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없는 시점에 벌어진 것이었다. 즉, 문제의 윤 대통령 골프는 트럼프와 관계 없이 그저 본인의 취미 생활을 즐긴 것 뿐이었고 '골프 외교'는 갖다붙인 핑계일 뿐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이렇게 노골적으로 낯 간지러운 아부에 가까운 기사를 써놓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온갖 트집을 잡아 깎아내리는 기사를 쓰는 것이 과연 기자로서의 양심에 부끄럽지는 않은지 되새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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