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18일 오전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방통위법 개정안)에 ‘위헌성이 상당하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또 다시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 폭주' 행태를 이어갔다. 이번이 벌써 40번째 거부권 행사이며 최상목 권한대행 단독으로도 총 9회나 쓴 것이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어 “방통위법 개정안은 그 내용상 위헌성이 상당하고,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안정적 기능 수행을 어렵게 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국회에 재의를 요청드린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2월 27일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방통위법 개정안은 방통위 전체 회의를 상임위원 3명 이상이 있어야만 열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현재 방통위 상임위원 정원은 5명이지만, 국회 몫 3명의 추천이 이뤄지지 않은 채 대통령이 지명한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의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 대행은 "방통위는 방송·통신 정책과 국민 보호에 필요한 일상적인 행정 업무를 수행한다"며 "개정안과 같이 개의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국회의 위원 추천 없이는 회의를 개회조차 할 수 없게 돼 방통위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하며 "결국 방송사업자 허가, 위법 행위 처분, 재난 지역 수신료 면제 등 위원회의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돼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과 기업에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거부권 사용 이유를 댔다.
이어 "합의제 중앙행정기관의 의사 정족수를 전체 위원의 과반수 등 엄격하게 법에 명시한 전례 또한 없다"며 "엄격한 개의 요건은 헌법이 정부에 부여한 행정권 중 방송·통신 관련 기능을 국회 몫 위원 추천 여부에 따라 정지시킬 수 있어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소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과 2명의 대통령 권한대행을 포함해 40회나 거부권을 남발한 것 자체가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한 것으로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을 이미 위반한 것이란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최상목 권한대행만 하더라도 작년 12월 27일에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후 3개월이 채 못되는 기간 동안 무려 9회나 거부권을 남발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2인 체제 방통위의 원인이 윤 대통령이 국회 추천 몫의 방통위원 후보들 임명을 안 한 것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볼 때 아직도 윤석열 정부가 '방송장악' 야욕을 버리지 못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아울러 헌법재판소가 지난 2월 27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은 위헌이라고 했음에도 한 달이 다 되도록 뻐기고 있는 것 역시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헌법상 원칙과 위헌성을 강조하며 방통위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다. 헌법학자 권영성 교수가 자신의 저서 <헌법학원론>에서 거부권 남발은 탄핵소추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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