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윤 대통령 탄핵 소추 100일을 맞은 24일,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을 기각하면서 정국이 더욱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야당은 헌재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향후 윤 대통령 파면에 부정적 기류가 형성될까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다.
한 총리 탄핵 기각은 야당 일각에서도 일찌감치 전망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탄핵 불성립 의견(전체 8인 중 기각 5인, 각하 2인, 인용 1인)에 적잖이 실망하는 눈치다.
광화문 천막당사, 민주당 '장기전' 대비하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 광화문 앞에서 최고위원회의 전 '천막당사 현판식'을 열었다.
이미 천막농성장이 있음에도 굳이 현판식을 개최한 한 이유는 윤 대통령 탄핵 결정이 전망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 즉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는 게 아니냐는 풀이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서 "결정이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명백하게 고의적으로 헌법상의 의무를 어긴 (한 총리의) 행위에 대해 국민들께서 과연 납득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복귀가 윤석열 복귀는 아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유감을 표하면서도 국회 재적위원 과반 이상의 탄핵 절차는 위헌이 아니라는 헌재의 결정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덕수 총리는 위헌 판단이 난 헌법재판관 미인명 사태를 해소하고 법률에 따라 상설 특검 추천 의뢰를 직시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긴급기자회견에서 "이번 한덕수 총리 기각 결정은 윤석열 심판의 예고편이 아니다"라며 "내란 우두머리로 직접 내란을 기획, 지시, 이행한 윤석열과, 내란 시도 자체를 몰랐다는 한덕수의 행위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님 대표는 자신의 SNS에 "헌재의 기각 사유를 보면, 도리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며 "한덕수가 기각이라면 헌재에서 위헌 행위를 자백하고 실토한 윤석열의 파면은 더욱 분명하다"고 썼다.
마은혁 임명은? 최상목 탄핵은?

이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권한은 최상목 부총리에서 한 총리에게로 다시 넘어갔다.
헌재는 한 총리 탄핵 불성립 이유 중 하나로 한 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 미이행이 '상당한 기간'을 소요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최상목 부총리 대행 기간을 거치는 동안 이미 충분한 시일이 흐른 만큼 한 총리는 복귀과 동시 조속한 시일 안에 임명을 시행하지 않으면 재차 탄핵의 사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앞서 헌재는 지난 2월 27일 정부가 마 후보자 임명을 미루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짐을 덜었지만, 야5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 결정을 앞둔 상황임을 감안하며 직권을 가진 우원식 국회의장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탄핵안 상정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 주말'은 언제?

결국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여부다. 애초 빠르면 2월 말, 늦어도 3월 초라는 전망이 틀어지면서 급기야 4월 초라는 진단까지 나온다.
이번주(~28일) 안에는 결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헌재가 다른 일반 사건 정기 선고일(27일)을 예정한 상황인데다,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26일)도 있어 회의적 시각이 많다.
빨라야 이번주 금요일인 28일이지만 결국 4월로 접어드는 다음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퇴임일(4월 18일) 직전까지 선고일이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야당·시민단체가 총결집하는 '마지막 주말 집회'는 오는 29일(토)과 다음달 5일(토)과 12일(토) 총 3번이 남아있는 셈이 된다.
야5당과 시민사회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상황, 헌재의 냉철한 판단만이 이 혼돈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거듭된 외침이 광화문 거리에 울려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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