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6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국민의힘이 집단 '멘붕'에 빠졌다.
판결 전에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등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가 판결 후에는 "대단히 유감"이라며 판사 성향을 걸고 넘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민주당이 아스팔트로 나선 이유는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 때문만은 아니다. 26일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판결이 있기 때문”이라며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등 의기양양한 모습을 보였다.
또 같은 날 헌법재판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과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 북구) 등은 아예 "내일은 이재명 사망선고일"이라는 둥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울 정도의 막말을 퍼부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이렇게 의기양양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은 하루 만에 달라졌다.
먼저 이 대표를 향해 '승복' 운운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1심 유죄 나온 사안을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허위 사실 공표로 수많은 정치인이 정치생명을 잃었는데 어떻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사안을 무죄 선고할 수 있는지 법조인 입장에서 봐도 이해할 수 없다"고 재판 결과에 불복했다.
아울러 "명백한 허위 사실이 어떻게 무죄가 됐는지 정말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법관이라면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없다. 판사의 개인 성향이 직업적인 양심을 누르고 판결에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1심과 2심의 판단이 너무 큰 차이를 보여 대법원에서 빨리 결정을 내려줘야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 보고 있다"며 판사 개인 성향을 걸고 넘어졌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 재판 결과는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대법원에서 신속하게 재판해 정의가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소심의 (서울고등)법원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길게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역시 재판 결과에 불복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국민적 여론마저 나아질 거란 기대는 하지 마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전과 4범'이라는 사실과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진정으로 떳떳하다면, 남은 재판들에 대해 '법꾸라지' 마냥 '꼼수 전략'을 펼칠 것이 아니라 법 앞에 평등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성실히 재판에 임하길 바란다"며 끝까지 '사법리스크'를 들춰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나경원 의원 등을 포함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여 명 이상이 지난 2019년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재판 지연 및 적체로 인해 6년째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국민의힘 측의 주장은 국민적 설득력을 얻기가 힘들다.
아울러 본인들이 먼저 재판 결과에 승복하라고 이 대표에게 압박해놓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판사 개인 성향을 걸고 넘어지고 불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공당으로서의 태도가 맞는지 의심스럽게 한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