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의 컬처 픽] 트럼프, 영화 100% 관세...우리는 타격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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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영화 100% 관세를 언급했지만, 우리 영화 수출에는 타격이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미국 수출액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10% 내외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그러나 미국 제작진이 한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 정작 중요하게 간주해야 할 점은 따로 있었다. (사진: 연합뉴스/굿모닝충청=노준희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영화 100% 관세를 언급했지만, 우리 영화 수출에는 타격이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미국 수출액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10% 내외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그러나 미국 제작진이 한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 정작 중요하게 간주해야 할 점은 따로 있었다. (사진: 연합뉴스/굿모닝충청=노준희 기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트럼프 대통령이 영화 100% 관세를 언급했지만, 우리 영화 수출에는 타격이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미국 수출액이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10% 내외라는 분석이 그것이다.

다만, 미국 제작진의 한국 로케이션 비용 지원은 서비스 관세에 포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미국 제작진이 한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 정작 중요하게 간주해야 할 점은 따로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화 관세 부과를 언급한 이후 넷플릭스 주가가 폭락한 점을 눈여겨봐야 했다. 해외에서 제작된 콘텐츠에 대한 관세 부과이기 때문에 당연히 넷플릭스에는 불리하다.

아울러 넷플릭스도 영화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더구나 앞으로 영화에만 관세 부과가 그치지 않을 수 있어서 투심(투자심리)이 무너졌다. 이미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도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로컬 퍼스트 원칙을 기조로 세워 왔고 드라마 등 오리지널 시리즈를 통해 실제로 막대한 수익을 전 세계적으로 걷어 왔다.

대표적인 나라가 한국임은 부정할 수 없다. 2019년 9월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9억 달러(약 1조200억 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제작비 254억 원에 불과했다.

거의 1조 원에 가까운 돈을 한국 콘텐츠로 벌어들인 셈이나 가성비는 물론 가심비의 대표적인 사례다.

2023년 6월 한국을 방문했던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시청자 6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했고 지난 4년 동안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의 한국 콘텐츠 시청 6배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카터,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가 90개국 이상에서 넷플릭스 톱10에 드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고.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 가장 흥행한 콘텐츠"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한 것은 미래 잠재력 생각하면 겉핥기 투자고 향후 5년간 한국에 25억 달러(3조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투자 계획을 밝힐 정도로 한국에 대한 투자는 수익을 남긴다는 의미였다. 그 사이 더욱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은 커졌다.

2024년 11월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터내셔널 쇼케이스’에서 2025년 13개국 39개의 신규 비(非)영어 콘텐츠를 공개했는데, 이 가운데 7개가 한국 콘텐츠였다. 이는 비영어권 국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작품 수가 2022년 21개였는데, 2023년 30개로 늘어난 바가 있다.

2024년 ‘중증외상센터’에 이어 올해도 ‘오징어 게임 2’는 물론이고 ‘폭싹 속았수다’ ‘약한 영웅 2’ 등이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약한 영웅과 같이 웹툰 원작의 ‘악연’도 상당히 상위권 기록을 보여주었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 분석업체 암페어(Ampere)는 2025년 4월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프로그램이 넷플릭스에서 미국 이외 나라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르면 2023년 이후 넷플릭스 전체 시청 시간 비중은 미국 콘텐츠가 56~59%이었고 한국 콘텐츠가 8~9%였는데 이는 영국(7~8%), 일본(4~5%)을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한국만이 아니라 넷플릭스 수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제작된 로컬 콘텐츠라는 점은 분명하다.

넷플릭스에 막대하게 돈을 벌어주는 장르는 이제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영화와 예능까지 확장했다.

2024년 3분기 순이익은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40.9%나 늘었다. 넷플릭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실적 보고서에서 영화 ‘무도실무관’과 예능 ‘흑백요리사’가 실적 개선의 핵심이라고 했다.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애정이 큰 넷플릭스는 2017년 ‘옥자’를 시작으로 한국 영화 투자를 늘려왔다.

2023년 '20세기 소녀' '서울대작전' '카터' '모럴센스' '야차' 등을 한국해서 제작했다. 박찬욱 감독이 참여한 영화 '전란'(2024)’은 작품성도 크게 인정을 받았다.

애초에 넷플릭스는 올해 실적 전망을 매출 435억∼445억 달러, 영업이익률 29%로 유지한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영화를 넘어 온라인 드라마 시리즈와 예능 콘텐츠에 관세를 매긴다면 이러한 전망치는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한국 콘텐츠도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앞서 사례들을 열거했듯이 넷플릭스를 활용해 K콘텐츠의 존재감은 물론이고 실제 경제적 효과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트럼프의 영화 관세는 시대착오적일 수밖에 없다. 이미 할리우드의 주도권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로 넘어가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미국에서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영화나 드라마 스튜디오를 모두 운영해서는 미국을 부자로 만들어 줄 수 없다.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간과해서는 미국의 영화산업 존립 기반 유지도 어렵고 온라인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비즈니스도 힘들게 된다.

당초에 미국 영화 산업 종사자들이나 기업들이 요구한 것은 영국이나 호주, 뉴질랜드에서 실시하고 있는 인센티브나 세제 혜택이었다.

지난 10년간 할리우드 영화 제작이 40% 정도 줄어든 것은 영화 제작 인력과 시스템이 전 세계에 분산되어 효율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 주는 편의와 이로운 점을 거부하면, 제작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직접 해외에서 제작한 콘텐츠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센티브에 대해서 관세를 부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에는 미국인들의 티켓값이나 콘텐츠 구독료를 올릴 수밖에 없고, 중소 영화 제작사들은 도산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보복 차원에서 중국처럼 미국 영화에 무거운 관세를 매길 수도 있다. 만약 영화만 관세를 부과하고 넷플릭스 콘텐츠는 제외한다면 더욱 기존 영화산업은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의 과거 영화를 다시 찾겠다는 야욕은 오히려 할리우드 영상 산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만 초래하게 되며 온라인 플랫폼 지배도 지속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약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까지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의 토종 OTT나 지상파, 케이블, 종편 콘텐츠는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그간 넷플릭스의 세계적인 파워에 눌려왔기 때문이고 미꾸라지 효과를 넘어 잡아먹히는 형국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문화정보콘텐츠학 박사-카이스트 미래 세대 행복위원회 위원

배우 개런티는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제작비 상승이 가하는 압박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듯한 넷플릭스가 해왔던 투자액이나 글로벌 영향력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영상 콘텐츠를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어떻게 이뤄질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 콘텐츠 제작과 수출에 이로운 쪽으로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창의력과 제작 역량을 갖고 있는 쪽이 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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