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싱어게인4’를 보노라면 아직도 재능과 역량을 갖춘 뮤지션들이 많은 것을 알 수가 있다. 감탄을 넘어서서 경외감이 드는 경우도 빈번하다.때론 힘든 자신의 뮤지션 생활을 접고 트로트 가수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 워낙 트롯 오디션 프로가 많아서다. 이조차 시도하지 않고 우직하게 자신의 음악 세계를 지향하는 모습은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한국에서라면 그들이 걸어온 길에 경외감이 드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같을 것이다. 비주얼 중심 음악 풍토와 별개로, 보컬 중심의 노래와 음악들을, 폭넓으면서 깊이 있게 전달하는 아티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뉴진스 멤버의 복귀는 반가운 일이다. 멤버 개인들은 물론이고 소속사인 어도어와 모그룹인 하이브 나아가 케이팝 전체에도 좋은 일임에는 분명하다.멤버들은 중단되었던 활동을 이어갈 수 있고, 어도어와 하이브는 훼손된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고 경영 리스크를 털어버릴 수 있다.케이팝 전체로 볼 때는 4세대 아이돌이 진화를 이뤄낼 수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뉴진스 멤버들은 현실적인 판단과 선택을 했다. 적어도 한국의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영미권 에이전시 개념과는 다르기에 신뢰 관계 훼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복고 드라마와 영화가 최근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공통점은 지난 시절에 대한 향수나 그리움이 배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사람일수록 더욱 그 시절을 주목한다.현재, 그래도 안정이 되어 살만하다면 과거에 괜찮은 기억이 더 잘 날 것이다. 인지 심리학적인 면에서 살피면, 기분이 좋을 때는 기분이 좋은 때의 행복한 기억이, 기분이 우울할 때는 그렇지 않은 때의 기억이 잘 난다.이를 ‘기분일치효과’(mood congruence effect) 혹은 ‘정서일치효과’(mood-congru
[굿모닝충청 노준희 기자] 공주시의회(의장 임달희) 이상표 의원이 31일 "보건·복지·의료·주거·일자리까지 아우르는 통합돌봄의 실질적 권한을 가진 콘트롤타워가 안 보인다"며 "부시장께서 직접 총괄하는 '통합돌봄 추진단'을 구성해 사업 초기에 강력한 실행 동력을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열린 제26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발언을 통해 "돌봄통합 지원법 시행령 발효까지는 불과 5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며 "'통합지원 협의체'와 새 전담팀으로 충분하다는 최원철 시장의 답변과 달리 법과 현장에서의 작동은 전혀 다른
[김헌식의 컬처 픽]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는 이기는 탑독이 아니라 지고 있는 언더독을 제3자가 응원하는 현상을 말한다.구체적으로 개 두 마리가 싸우고 있다면, 위에서 우위를 보이며 공격하면서 의기양양한 개와 밑에 깔려서 지고 있는 개 가운데 후자를 응원하며 이기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대개 스포츠 경기에서 많이 나타나며 사람들은 이기는 선수보다 지는 선수에게 관심과 동정을 보이곤 한다.사회적 볼 때, 약자가 강자를 이기기를 바라는 심리라고 할 수 있다.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미국 같은 강자를 당연시하는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시즌 1, 2를 통해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동네멋집)’은 폐업 위기에 몰린 카페를 탈바꿈시켜 해당 지역의 명소로 만들어 왔다. 이른바 자영업 솔루션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다.2024년 시즌 2 후 휴지기를 끝낸 2025년 10월 동네멋집은 '손대면 핫플! 동네멋집 국가대표 특별판(동네멋집 특별판)'으로 돌아왔다. 이전보다 다른 점은 지역성의 부각과 함께 공공성의 강화였다.우선 개인의 사적인 공간이나 매장이 아니라 공적인 공간을 가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주는 것이 목표였다. 특정 개인을 넘어 공동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 소 맨: 레제편'이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 이어 극장가에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 자체를 가지 않는 풍조가 생겼는데 애니메이션은 이렇게 흥행이 잘 되는 현상에 대해서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있다.비록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케이 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인 흥행도 애니메이션의 가치를 새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터다. 이에 케이 콘텐츠의 방향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애니메이션의 잇단 흥행이 팬덤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할 수 있지만 그것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1988년 이상구 박사의 엔도르핀(endorphin)이 면역력을 증대시킨다는 주장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본래 엔도르핀은 코르티솔(cortisol), 엔케팔린(enkephalin)과 함께 3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엔케팔린은 신체 통각을 좌우하고 엔도르핀은 스트레스 상황에 빠지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분비하는 호르몬이다. 사실 내재성 통증 조절 성분의 호르몬을 모두 엔도르핀이라고 한다.호르몬을 통한 내재성 통증 조절은 스스로 물질을 분비해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엔도르핀은 스스로 통증을 줄이기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2013년 4월 11일 영화 ‘레옹’은 뤽베송 감독의 ‘디렉터스 컷'(León: The Director's Cut)’으로 돌아왔다.디렉터스 컷이라면 없던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영화 레옹은 1995년에 공개한 작품에서 삭제됐던 23분을 완전히 복구했다.이 복구 내용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당시 12살 마틸다(나탈리 포트만)와 나이 40대 후반의 레옹(장 르노)이 나눈 성관계였다.물론 은유적으로 처리하긴 했지만 그 허용은 마틸다가 스스로 주도했으며 오히려 두려워하지 말 것을 레옹에게 권한다. 그러자 레옹은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우리가 익히 알듯, 이는 힘없고 약한 사람들에게 법이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현실을 담은 표현이다. 사법 시스템이 각종 범죄 행위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이른바 사법 불신을 내포하기도 한다.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이 사적인 복수 수단을 취하는 내용의 드라마 영화가 내세우는 명분도 이런 맥락에서 공감을 얻는다. 설령 법이 가까워도 문제가 해결되고 결과는 만족스러울까?법정에 이르기까지 큰 비용이 들고 시간도 소요된다. 몇 년에 걸쳐 원하는 결과가 나올지 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지난 6월 하이브가 공식적으로 인도 진출을 선언했다. 인도 법인 설립도 이뤄진다.새롭게 선보인 글로벌 케이 팝 걸그룹 ‘캣츠아이’에는 인도계 미국인 멤버 라라가 있다. 이미 또 다른 사례가 있었다.애플 ‘케이팝드’에서 활약한 중소돌 ‘블랙스완’에는 인도 오디샤 출신의 스리야 렌카가 있다. 2023년 무려 4000대 1의 경쟁을 물리치고 합류해 인도에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11월 1일에는 케이팝 공연 ‘케이타운 3.0’이 뭄바이에서 대규모로 열린다. 인도에 케이 팝이 관심 갖는 이유는 14억의 인구 대국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와 Z세대(1997~2012년 출생)가 늘 묶여 MZ세대라고 불렸는데 이제 이별해야 할 때가 되었다.너무 다른 점이 많아서 진즉 이별을 해야 했는데 이번에 결정적인 계기가 왔다. 바로 ‘젠지 스테어’ 때문이다.'GenZ(Z세대)'와 'stare(응시)'의 결합어인 젠지 스테어는 Z세대들이 말없이 상대방을 순간적으로 응시하는 태도를 말한다. 앞선 밀레니얼 세대도 이런 특징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젠지 스테어는 Z세대의 독특한 정체성으로까지 규정되는 듯하다.전문가들은 이런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은 더 이상 찾을 것 같지 않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대거 불러들이고 있다.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 분명 있어 보인다. 단지 원작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에서 시사점이 있다.이 작품은 단순한 구도인 듯싶다. 악마의 무리와 이들을 격퇴하는 귀살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잔인한 장면들이 많다는 점은 이러한 기본적인 포맷에 비롯하기 때문에 퇴마 코드의 오컬트물을 생각할 수 있다.이 점은 글로벌 트렌드를 받아들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마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주인공들이 한국에서는 차 대신 말을 선택했다. 넷플릭스 ‘애마’는 넷플릭스답지 않은 특색을 보인다. 넷플릭스답지 않다는 것은 불과 얼마 전의 특색이라고 해야겠다.드라마 애마는 그 변화의 궤적을 확인할 수 있어 보인다. 본래 넷플릭스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금기시된 장르 콘텐츠를 유료로 소비하던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성격이 바뀌기 시작한다.반강제적인 비대면 상황에서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대거 신규 가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이 많이 가입하고 주목하기 시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한국적 요소는? 보통은 호랑이, 까치 그리고 저승사자 갓, 무대 디자인에서 단청이나 일월오봉도 같은 우리 전통 요소를 적용했다고 언급된다.사실 이 정도는 당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고 그 뒤에 알면 알수록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반성과 성찰을 동시에 하게 되는 요소들이 많다.좀 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놀라는 게 있는데 멤버의 포인트 복장은 물론 노리개의 디자인과 각종 무기류에 들어가 있는 고증이 놀라움을 넘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심지어 칼에서 나오는 이펙트에도 전통 문양과 유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좀비딸’이 손익분기점을 일찌감치 넘기고 여전히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흥행 요인은 명확해 보였다. 출발부터 휴가철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라는 점이 주효했다.대개 여름 시즌에는 유쾌한 영화들이 인기인데, 여기에 좀비물이니 약간은 오싹한 점도 있다. 이미 팬이 있는 원작이 있었고, 특히 웹툰이라서 관객 동원에도 유리했다.타이밍도 주효했다. 정부 차원에서 영화 할인쿠폰을 많이 지급했고. 방학 시즌과도 맞물렸으며 이런 환경적 요소도 흥행에 도움이 된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특히 티켓 가격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찰스 라이트 밀스(Charles Wright Mills, 1916~ 1962)는 그의 대표 저서 ‘사회학적 상상력(The Sociological Imagination)’에서 훌륭한 학자는 데이터의 질을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즉 쓰레기 더미에서도 훌륭한 연구를 이끌어낸다는 것.실제 가볼로지(garbology)는 쓰레기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콘텐츠 관점에서 보자면 아무리 막장 드라마라 비난을 받는 통속극이라도 사회적 함의를 끌어낼 수 있다.최근 가장 시청률 높은 인기 드라마가 KBS ‘여왕의 집’이다. 이 드라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특송(2022)’은 무엇이든 신속하고 빠르게 배달하는 콘셉트가 중심이다.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무슨 일이 있어도 제때 안전하게 배달하기 때문에 원하는 수요가 줄을 선다. 다른 택배 인력이 꺼리는 물품일수록 오히려 선호된다. 물론 비용은 그에 상응하지만 말이다.영화 ‘청설(2024)’에서는 식당 부부 아들이 스쿠터를 이용해 도시락을 배달해 준다.노동자라기보다는 부모님의 일을 도와주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라면 상당히 부담이 덜할 수 있다. 부모님은 애써 도와줄 필요가 없다고 하니 언제는 그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생활 밀착 스릴러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 상황의 형상화를 통해 불안감을 자극하는 공포물이나 긴장도를 높이는 스릴러 장르를 구축한다. 요즘은 층간 소음을 다룬 영화가 어느 때보다 트렌드를 이룬 듯하다.아무래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우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로 비자발적으로 격리된 실내 생활이 일상이 되니 층간 소음 문제가 더 갈등 요인이 되었다.웬만하면 이제는 아파트 생활을 하는 터라 크게 공감할 만한 접점이 되었다. 그와 맞물려 벌어진 현상이 있었는데 바로 아파트 가격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중소돌'은 중소기획사에서 기획 제작한 아이돌을 말한다. 중소돌은 불리한 상황에서 출발해 경쟁을 해야 한다.열세인 자본과 조직, 적은 경험과 부족한 노하우 때문에 홍보조차 쉽지 않고 이에 부진한 결과에 몰리게 되는, 이른바 언더독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대형기획사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본과 인력을 중심으로 전문적인 지원과 홍보마케팅이 가능하고, 해외 진출의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다. 일단 대형기획사 소속이라면 ‘떼놓은 당상’으로 생각되었다.반대로 중소 기획사 소속이라면 데뷔해도 항상 앞날이 걱정이었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