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023년 10월 이전부터 내란 준비

조은석 내란 특검팀, 노상원 수첩 완전 해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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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독된 노상원 수첩 속 판독 불능 문자의 정체.(출처 : SBS 뉴스 영상 갈무리)
드디어 해독된 노상원 수첩 속 판독 불능 문자의 정체.(출처 : SBS 뉴스 영상 갈무리)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2.3 내란 사태의 설계자로 지목됐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작성한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대해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전담 해독팀을 투입해 그동안 해독 불가였던 군 인사 관련 글자들을 해독하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준비한 시점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앞선 지난 2023년 10월 이전으로 특정되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6일 SBS 단독 보도에 따르면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그동안 판독 불능이었던 노상원 수첩의 한 페이지를 해독하는데 성공하며 작성 시점을 그간 알려졌던 작년 4월 22대 총선 이전이 아니라 그보다 더 앞선 2023년 10월 이전으로 특정했다고 한다. 근거는 그간 판독 불능 상태에 등장했던 인물들의 이름이었다.

특검은 이번 해독 작업을 통해 해당 메모에서 여인형 → 소형기, 박안수 → 김흥준, 그 아래에 손식 등 이름을 확인했다. 이들 모두 2023년 10월 전후 진급 또는 인사 대상자였다. 여인형은 2023년 11월 중장 진급해 방첩사령관으로, 소형기는 같은 시기 방첩사 2인자로 진급했고, 계엄사령관이던 박안수는 2023년 10월 대장 진급과 동시에 육군참모총장, 김흥준은 육본 참모부장으로 임명됐다.

손식도 같은 시기 대장으로 진급해 지상작전사령관이 됐다. 손식 바로 아래 적힌 '강은 차후'라는 글자는 '강호필은 차후 진급'시킨다는 뜻으로 특검은 결론 내렸는데, 손식 대장의 육사 47기 동기인 강호필은 실제 이듬해인 2024년 대장으로 진급해 후임 지상작전사령관이 됐다. 다만 현재까지 여인형, 박안수 외에 나머지 장성들과 비상계엄의 연관성은 확인되진 않았다.

그러나 특검은 수첩 내용을 토대로 노 전 사령관이 최소한 12.3 내란 사태 1년 3개월 전인 2023년 10월 이전부터 수첩을 작성해가며 계엄 준비를 한 것으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특히 같은 페이지에 적힌 "별표 역행사 대비, 민주당 쪽, 9사단, 30사" 단어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또 특검은 군에서 통상 계엄 실행은 '행사', 계엄 실행을 막는 걸 '역행사'라고 쓰는데, 계엄을 실행한 직후 민주당을 비롯한 계엄 저지 세력이 '역행사'를 시도하면서 서울 근처의 9사단과 30사단을 동원할 가능성을 차단하려고 준비한 걸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수첩 내용들이 새롭게 확인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첫 논의 시점이 공소장에 적시된 '작년 3월 안가 회동'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같은 특검의 해독 내용을 바탕으로 추정해 보자면 2023년 10월 재보궐선거 무렵에 계엄을 처음으로 논의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다. 그 당시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공무상기밀누설 행위로 구청장직을 상실했던 김태우 전 구청장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고 불과 3개월 만에 광복절 특사로 사면시켜 선거에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이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리수로 인해 일개 기초자치단체장 보궐선거가 마치 '총선의 전초전'처럼 전국적 이벤트로 격상되는 효과를 낳았고 무리하게 출마했던 김 전 구청장은 결국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39.37% : 56.52%로 17.15%p 차로 대패하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것이 사실상 윤석열 정부 붕괴의 시발점이나 다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무렵이 계엄 준비 시점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2.3 내란 당일 대법원의 내란 부역 의혹이 재조명됐는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 전 대통령에 의해 후보자로 지명된 것이 2023년 11월이었고 12월에 임명됐다는 점이다. 아무리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가 낙마하며 급히 후보를 찾아야 했다지만 이미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던 인물을 부랴부랴 대법원장으로 데려와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남는다.

이러한 타임라인을 통해 볼 때 최소한 2024년 4월 22대 총선보다 더 이전부터 계엄을 준비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노 전 사령관은 그간 특검 조사에서 "계엄 이후 술에 취해 수첩을 작성한 것"이라며 수첩의 의미와 작성 경위를 함구해 왔는데, 특검의 수첩 해독으로 이런 주장의 신빙성은 더 낮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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