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열며] 충남도의회 막말 파문의 이면
    [노트북을 열며] 충남도의회 막말 파문의 이면
    농어민수당, 광역먹거리센터 등 주요 정책 결정 과정서 의회 경시 엿보여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0.11.2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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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의회 김득응 의원(민주, 천안1) 막말 파문은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자료사진: 충남도의회 홈페이지/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충남도의회 김득응 의원(민주, 천안1) 막말 파문은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자료사진: 충남도의회 홈페이지/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충남도의회 김득응 의원(민주, 천안1) 막말 파문은 여러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의정활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행정사무감사 현장에서 지방자치의 한 축이자 동반자인 공직자들을 향한 고성과 무례함은 의원 개인 차원을 넘어 지방의회 수준 자체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김득응 의원에 대한 그 어떤 비판은 물론 그에 따른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초한 측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놓치고 지나가면 안 될 일이 있어 보인다. 막말이라는 현상을 넘어 그 배경이 과연 무엇이었느냐는 것이다.

    김득응 의원은 물론 42명의 도의원 중 적지 않은 수가 민선7기 들어 언제부턴가 가지고 있는 집행부에 대한 문제의식이 짙게 깔려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부분 말이다.

    충남도의회 김득응 의원 막말 파문…지방의회에 대한 불신 안겨

    그 행위가 정당화 될 순 없겠지만 집행부와 도의회의 숙명적(?)인 관계를 놓고 볼 때 그 긍정적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또는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누군가는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막말이 나온 지난 6일 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김득응 의원은 농어민수당과 광역먹거리통합지원선터(광역센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사안 모두 도의회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가 부족하거나 없었던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 행위가 정당화 될 순 없겠지만 집행부와 도의회의 숙명적(?)인 관계를 놓고 볼 때 그 긍정적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또는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누군가는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자료사진: 충남도의회 제공)
    그 행위가 정당화 될 순 없겠지만 집행부와 도의회의 숙명적(?)인 관계를 놓고 볼 때 그 긍정적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또는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누군가는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자료사진: 충남도의회 제공)

    농어민수당의 경우 전반기 농업경제환경위원회 위원장이던 김득응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함께 농민단체 등과의 협상을 힘겹게 이어가던 중 도 지휘부가 60만 원으로 전격 발표하면서 문제가 된 바 있다.

    김득응 의원은 지난 5월 15일 위원장 자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조례안 심사 당시 농어민수당 지급 규모를 농가당 연 80만 원으로 약속했음에도 올해 제2회 추경안에 계상하지 않았다”며 “농어민수당은 기존 농업환경실천사업 지원금 45만 원을 폐지해 지급하는 것으로 농어민 입장에선 60만 원을 받는 것은 실제로 15만 원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 80만 원도 코로나19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의 기본 생존권을 보장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국난극복을 이유로 농업은 항상 뒷전이고 농업예산을 희생양으로 전락시켜선 안 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농민단체 상대 농어민수당 협상 중 도 지휘부가 상의 없이 기자회견

    6일 농림축산국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김득응 의원은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추욱 국장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등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회의를 주재한 김영권 위원장(민주, 아산1)이 직접 나서 “(양승조 지사가) 60만 원이라는 기자회견을 할 때, 의원들과 상의를 했나? 안 하셨잖아요. (김득응 의원은)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하라는 거고, 이것은 도의회를 무시하고 경시하고 농민에 대해서 전혀 배려가 없었던 거예요. 설득을 했습니까? 안 하셨잖아요?”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결국 추욱 국장은 “경시한 적은 없는데 하여튼 그렇게 받아들이셨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 “그런 부분이 있으면 사전에 협의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김득응 의원은 오전 마무리 발언에서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같은 것을 선도적으로 했으면 절대 수확량이 20~30% 줄어든 것에 대한 대책도 같이 세웠어야 했다”며 “쌀 생산량은 농민들의 1년 수익이다. 최소한 오늘 업무보고에서 잘못된 것에 대해 협조를 구하고 사과하고 시작할 줄 알았지만 전혀 없다”며 못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추욱 국장이 농민들을 위해 더욱 노력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회의를 주재한 김영권 위원장(민주, 아산1)이 직접 나서 “(양승조 지사가) 60만 원이라는 기자회견을 할 때, 의원들과 상의를 했나? 안 하셨잖아요. (김득응 의원은)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하라는 거고, 이것은 도의회를 무시하고 경시하고 농민에 대해서 전혀 배려가 없었던 거예요. 설득을 했습니까? 안 하셨잖아요?”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회의를 주재한 김영권 위원장(민주, 아산1)이 직접 나서 “(양승조 지사가) 60만 원이라는 기자회견을 할 때, 의원들과 상의를 했나? 안 하셨잖아요. (김득응 의원은)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하라는 거고, 이것은 도의회를 무시하고 경시하고 농민에 대해서 전혀 배려가 없었던 거예요. 설득을 했습니까? 안 하셨잖아요?”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광역센터도 사안은 다르지만 맥락은 같다. 김득응 의원은 공모 결과 부여군으로 결정된 광역센터 사업이 잘못된 수요예측 등을 이유로 유기농산업복합서비스단지로 변경될 뻔한 사실을 거론하며 도의회에 보고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앞서 박정현 부여군수는 지난 10월 26일 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는 ‘수도권규제 완화로 인해 기업이 충남으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지방도 먹고 살게 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 논리와 마찬가지로) 충남지역 내에서도 균형발전이 절실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현 부여군수 광역먹거리센터 변경 강력 반발…양승조 지사 결국 수용

    광역센터 사업 자체가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남부권을 살릴 수 있는 만큼 절대로 좌초되거나 변경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러면서 “학교가 많은 천안이나 아산에 광역센터가 조성된다면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를 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결국 양승조 지사는 이틀 뒤 도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공모사업과 공약사업 등 심혈을 기울인 사업인 만큼 이행해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가도록 해 달라”며 박정현 군수의 손을 들어줬다.

    민선7기 들어 일선 시장‧군수가 도정을 정면 비판한데 이어 도지사가 결과적으로 이를 수용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지난 10월 26일 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는 ‘수도권규제 완화로 인해 기업이 충남으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지방도 먹고 살게 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 논리와 마찬가지로) 충남지역 내에서도 균형발전이 절실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지난 10월 26일 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는 ‘수도권규제 완화로 인해 기업이 충남으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지방도 먹고 살게 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 논리와 마찬가지로) 충남지역 내에서도 균형발전이 절실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한 김득응 의원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추욱 국장은 “사업이 전환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김득응 의원이 추욱 국장의 발언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은 점은 분명 잘못된 부분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관련 조례 제정과 올해 5월 추경을 통해 광역센터 설계비 8억6000만 원을 세우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큰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도의회에 사전 설명이 없었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행정사무감사 자료집에 ‘광역센터 대체사업 개요 및 추진상황(9월 30일 현재)’이라고 돼 있는 점도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상황이 바뀐 만큼 해당 자료를 업데이트 할 시간은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 사안을 가볍게 여긴 측면이 커 보이는 이유다.

    추욱 국장은 정회 후 속개된 회의에서 “실무적으로 (변경을) 검토는 했었습니다만 대체사업으로 확정이 되거나 그런 사항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용찬 행정부지사 사과까지 초래…도의회 경시 풍조 엿보여

    이에 김영권 위원장은 “‘광역센터 대체사업’이라고 자료에 딱 나와 있다. 국장님께서 실수한 것으로 보고, 도의회에 제출해 달라는 자료를 전혀 보지 않았다는 것이 여기에서 증명이 되는 것”이라며 “국장님에게 토‧일요일 자료 볼 시간을 줄 테니 오늘은 이만 감사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사태는 김용찬 행정부지사가 9일 농수산해양위원회를 방문, 김영권 위원장 등에게 사과의 뜻과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서 일단락 됐다.

    추욱 국장은 속개된 행정사무감사에서 “자료를 제출함에 있어 의원님들께서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덜 한 것 같다”며 “중요한 정책결정사항에 대해 소상하게 보고 드리고 소통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앞으로 유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권 위원장은 “자칫 오해나 곡해가 되면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경시하거나 더 나아가 우롱한다고까지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다시 한 번 주의를 당부했다.

    도정 안팎에서는 민선7기 정무부지사를 문화체육부지사로 바꾼 이후부터 정무기능이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은 분위기다. (자료사진: 충남도 제공)
    도정 안팎에서는 민선7기 정무부지사를 문화체육부지사로 바꾼 이후부터 정무기능이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은 분위기다. (자료사진: 충남도 제공)

    두 가지 사안 모두 도 지휘부를 비롯한 집행부가 도정의 파트너인 도의회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측면이 크다.

    게다가 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도 담당 국장의 발언 태도가 문제가 돼 행정부지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정무기능 공백 우려 여전…집행부 vs 도의회 생산적 긴장관계 필요

    아무리 민주당이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도의회일지라도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시각이 다르거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음에도 집행부가 이를 고려해 적극적인 설득 노력을 해 오지 않은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남는다.

    도정 안팎에서는 민선7기 정무부지사를 문화체육부지사로 바꾼 이후부터 정무기능이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은 분위기다. 이번 사태의 구조적 원인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김득응 의원의 막말이 정당화 될 순 없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집행부의 도의회 경시 풍조가 간과되거나 심지어 집행부에 대한 지방의회 본연의 기능인 견제와 감시가 약화되는 일로 연결되어선 안 된다.

    누가 뭐래도 11대 의회는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 등 모범적인 의정상을 보여준 측면이 크다. 이번 사안에 대해 도의회는 물론 집행부 역시 성찰할 기회를 놓친다면 이런 일은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오로지 도민을 생각한다면 집행부와 도의회 간 생산적 긴장관계는 최대한 보장돼야 할 일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서로에 대한 존중의 풍토가 좀 더 견고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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