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김태흠 충남도지사 당선인이 과거 기획재정부에서 겪은 다소 당황스러운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당선인은 30일 오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선8기 초대 정무부지사로 기획재정부 출신 전형식 전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을 내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충남도의 주요 현안을 정부사업으로 반영시키고,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 공무원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은 이어 “과거 일화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다”고 말문을 연 뒤 “국회의원 세 번 째 도전에서 당선된 뒤 도로와 철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위원회에 들어가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했었다”고 말했다.
19대 국회의원 시절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인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시간이 남아 담당 과장을 만나러 갔다는 것.
당시 예산 시즌이라 밤을 새워서인지 담당 과장은 자리에 앉아 잠시 쉬고 있었고, 이를 확인한 김 당선인(당시 국회의원)은 아래로 내려가 약 20여 분이 지난 뒤 다시 올라갔다는 것이다.
부하 여직원에 깨워 일어난 담당 과장은 “이것 때문에 왔다”며 김 당선인이 건넨 종이 한 장짜리 민원을 확인하지도 않고, 아무런 말도 없이 책상에 넣었다고 한다.
이 같은 일화를 꺼낸 김 당선인은 “자존심이 엄청 상했다. 무척 화가 났지만 참았다”며 “그만큼 기획재정부는 예산을 편성할 때 완장을 두른 것처럼…물론 그럴 순 있겠지만, 각 부처 차관들이 담당 과장들 만나러 그 앞에 줄을 서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당선인은 “예산확보를 위한 여건과 환경이 이정도”라며 “그래서 기획재정부에 근무하고 있는 경험 있는 고위 공무원을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조차도 예산 시즌에서 기획재정부를 상대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전 내정자가 그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킨 셈이다.
실제로 전형식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법사예산과장과 국고과장, 재정정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전 내정자는 서산공항 등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현안 사업과 관련 “기획재정부에서 타당성심사과장을 지냈다”며 “(예비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설문조사를 하는데, 1000원을 쓸 것이냐 2000원을 쓸 것이냐 보다는 1만 원을 주고 이용하겠다는 답변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B/C 확보에 도움이 된다. 그런 노하우를 가지고 열심히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