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도가 추진 중인 의병기념관(이하 기념관) 건립 위치를 두고 내포신도시 품고 있는 홍성군과 예산군 간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다.
예산군은 민선8기 도지사직 인수위 보고자료에 ‘윤봉길 의사 유적지 주변’이라고 명시된 만큼 계획대로 추진을 요구하는 반면, 홍성군은 의병 도시임을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는 것.
1일 충남도에 따르면 기념관 건립은 김태흠 지사의 민선8기 공약으로, 도내 산재한 항일 유적지 등 관련 자료를 한 곳에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세대에 항일 의병 정신과 충남 5대 정신(충효·절의·예의·선비·개척)을 고양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250억 원을 들여 전시실과 체험실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민선8기 도지사직 인수위인 ‘힘쎈(센) 충남 준비위원회’가 지난 6월 30일 도민보고회를 위해 제작한 자료를 보면 참고사항에 기념관 건립 장소로 예산군을 지목한 것.
그러면서 윤봉길 의사 유적지 주변에 기념관 건립 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성, 문화재 구역 현상 변경 등 사항을 명시했다.
예산군은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기념관이 예산에 건립이 확정될 경우 충의사 주변에 부지 마련을 위해 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홍성군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의병 상징성이 강한 지역은 홍성이라는 이유에서다. 홍성군은 2015년 창립한 대한민국의병도시협의회 소속이기도 하다.
홍성군의회 김덕배 의원은 지난 달 26일 5분발언을 통해 “의병공원(기념관)이 예산군에 설치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연 홍성은 그동안 어떤 정책을 펼쳐 왔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국내 의병 전쟁 중 1000명 이상 참가하고 300명 이상 희생자가 발생한 의병전투는 홍주의병밖에 없다. 그만큼 홍성은 의병 도시”라며 “게다가 홍주의병의 유해를 모신 홍주의사총이 2001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홍성은 의병 역사의 상징적 지역이다. 매년 6월 1일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도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홍성에 기념관이 건립돼야 하는 당위성과 논리를 적극적으로 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충남도의회 이종화 의원(국민·홍성2)은 2020년 6월 26일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5분발언을 통해 기념관 건립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홍주(홍성)와 예산, 청양지역 유생들이 중심이 돼 활동한 ‘홍주의병’은 대규모 의병투쟁이자 한민족의 주권을 회복하고자 한 독립전쟁이었다”며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기념관 건립 시 홍성이 최적지라는 점을 피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위치 선정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점을 전제한 뒤 “이달 중 관련 토론회를 여는 등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