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하는 북러, 尹 정부 해바라기 외교의 나비효과?

신냉전 구도로 치닫는 동북아시아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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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이후 북한-러시아 간 철도는 운행이 중단되었는데 작년 11월부터 양국 간 철도운행이 재개되었다. 최근 들어 북러 관계가 더욱 급속도로 유착되고 있다고 한다.(출처 : MBN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최근 들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욱 밀착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러시아가 북한에 정제유 수출을 재개하고 밀가루도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중국, 러시아를 향한 적대적 외교 정책이 낳은 나비효과가 아닌지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러시아가 2년 3개월 만에 북한에 정제유 수출을 공식 재개했다고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0년 8월 북한에 정제유 255배럴(32t)을 수출한 이후 2022년 12월에 3225배럴, 올해 1월에 4만4655배럴, 2월에 1만666배럴, 3월에 5140배럴, 4월에 3612배럴을 수출했다고 한다. 러시아는 이번 보고 전까지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이 없다고 제재위에 보고했지만 지난해 9월 "북한이 요구할 경우 원유와 석유 제품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보고서는 적었다.

또한 2017년 10월 이후 북한-러시아 간 철도도 작년 11월부터 다시 운행이 재개되었다고 한다. 북한의 라선시 선봉구역 두만강동에 위치한 두만강선 두만강역에서 두만강철교를 통해 러시아 철도 바라놉스키-하산 선 하산역과 연결되어 있다. 이 노선은 약 5년 동안 운행이 중단되었는데 작년부터 재개되었다는 뜻이다.

러시아의 올해 정제유 대북 공급량은 약 9만9473배럴로, 유엔 안보리 제재로 허용된 북한의 정제유 연간 수입 한도 50만 배럴의 약 20% 수준으로 집계됐다. 북한에 유류를 공급하는 중국도 올해 2월까지의 대북 정제유 공급량만을 보고한 상태다. 아울러 러시아 연방 수의세관의 최근 발표 자료에 의하면, 올해 4월 1280t에서 5월 1300t의 밀가루를 북한에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은 美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러 양국의 협력은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지정학적 줄다리기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약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사용할 무기와 원조를 제공한 대가로 대북 정제유 수출이 재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부족한 점을 상쇄하기 위해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김정은이 그 대가로 에너지와 식량 자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기꺼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서로가 윈윈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러시아로서는 북한의 군사 지원으로 인해 소모되는 전비를 줄일 수 있고 북한은 그 대가로 러시아의 석유와 식량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를 북·러간 물자 교역의 차원에서만 보는 것은 근시안적일 뿐 아니라 대응지략 구상차원에서도 수세적 태도"라며 "북·러 간 거래는 신냉전이라는 국제정치 역학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반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신냉전에 직면한 국제정치는 크게 보면 두 개의 대리전 전장이 조성돼 있다.

먼저 △'미국과 중국'이 대만해협, 남중국해, 동중국에서 대리전을 펼치고 있고 동시에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대리전 역학이 가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후자의 대리전 지대에 개입함으로써 북한과 러시아 각각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한 마디로 신냉전 방정식이 작동해 '전쟁 무기'와 '사회 필수품'(생필품)이 교환되는 교묘한 거래 방식'이라고 반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유라시아 대리전 지대에 관여하는 이유는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막고, 현재 가동중인 제재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신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받고, 러시아의 팬(fan) 국가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의 명분과 국제정치적 입지를 높이는 기대효과를 노린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잇단 반러, 친우크라이나 발언에 대해 비꼬듯이 말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말. 이 말이 허언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북한은 핵무장의 대가로 국제사회로부터 초강력 제재를 받음에 따라 식량, 석유, 의약품 등 사회 필수품도 부족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북한은 주로 중국을 통로로 활용해 제재를 무력화시켜 왔는데, 이제는 러시아로 통로를 확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반 연구원은 "이러한 거래는 신냉전 구도라는 구조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교역이라는 점에서 지속가능성 측면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 이러한 방식의 거래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북한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공세를 두둔함으로써 자국이 핵·미사일 발사 시 국제무대에서 중국이 자국을 두둔하는 방식의 거래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반 연구원은 "이러한 거래가 고착화되면 북한 비핵화를 유도·압박하는 제재 카드의 무력화와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부지불식간에 공식화되어 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며 "따라서 이러한 역학가동을 염두에 두고 북한이 신냉전 구도를 역이용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중국, 러시아를 대상으로 정교한 외교전도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미국과 일본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는 윤석열식 외교의 결말은 북러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신냉전 구도로 만든 것이었다. 일전에 푸틴이 “만약 우리가 북한과 핵 분야 협력을 한다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입니까? 한국은 기분 좋을까요?”라고 한 바 있었다. 그런데 그 때 푸틴이 했던 말이 허언이 아니라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과연 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복안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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