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가수 나훈아가 지난 10일 있었던 은퇴 공연에서 이번 12.3 내란 사태를 두고 양비론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어 논란이 되고 있다. 나훈아의 해당 발언에 대해 정치권 안팎으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가수 나훈아는 지난 10일 있었던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연 단독공연 ‘라스트 콘서트- 고마웠습니다’에서 “인제 그만 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할라켔는데 (안 되겠다)”며 운을 뗀 그는 자신의 왼팔과 오른팔을 들어보이며 “왼쪽이 오른 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 난리를 치고 있다. 이 얘기가 지가 지방(대구)에서 한 얘기”라고 했다.
이어 그는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외쳤는데 12.3 내란 사태를 둘러싼 공방을 두고 왼팔과 오른팔을 좌우 진영에 빗대어 발언한 것이다. 또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형제들을 혼내던 어린 시절도 예로 들었는데 “서로 잘못했다 난리를 직이면 우리 어무이는 ‘둘 다 바지 걷어라!’며 둘 다 때렸다.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는 논리를 말하신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여러분, 지금 우리 머리 위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텔레비전에서 어떤 군인들은 계속 잡혀 가고, 어떤 군인은 찔찔 울고 앉았다. 이것들한테 우리 생명을 맡긴다? 웃기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언론들이 이런걸 생중계한다는게 문제”라며 “그러면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나. 저런건 생방송해서 비추며 안 된다”고도 했다.
이런 그의 양비론적 발언에 대해 일제히 비판이 쏟아졌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비론이 아닌 시대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내가 좋아하는 나훈아 가수의 요즘 탄핵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아니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평상시 같으면 좌우 싸우지 말고 통합정신으로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지당하고 백번 옳다"면서도 "그러나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이다. 하마터면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처럼 모든 것을 통제받는 독재시절로 되돌아갈 뻔했다. 지금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나훈아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지금 가장 위험하고 독한 게 바로 중립병!! 옳고 그름의 문제를 중립이라 물타는 인간들 걸러내기 좋은 기회!"라며 "살인미수범 앞에서 왜 살인욕망 자극했냐며 칼든 놈 편드는, 칼보다 더 독한 혓바닥 그 입 다물라!!"고 일갈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시) 또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비상계엄과 내란이 무슨 일이고, 왜 벌어졌는지, 누구 때문이고, 대한민국 경제와 대외신인도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 국민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나 그런 말을 하는지. 진심 묻고싶다"라고 비판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법률대리인이었던 김규현 변호사도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제가 쳐들어오는데 '조선, 니는 잘했나!' 강간범이 있는데 '피해자, 니는 잘했나!'"라는 발언이라며 나훈아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 밖에 일반 네티즌들도 "다수의 국민이 주장하는 것은 ‘윤석열이 잘못을 했고, 그에 대한 적법한 처벌을 받으라’는 것이 전부다. 여기에 어떤 정치적인 구호가 있었나? 윤석열은 국가와 국민에 죄를 지었고, 국민들은 그에 대해 처벌하라 외치는 것 뿐이다. 이게 왜 좌와 우의 문제인가?"라고 일갈하고 나섰다.
12.3 내란 사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만의 독재정권을 수립하기 위해 군을 동원해 일으킨 친위 쿠데타, 내란 행위였다. 따라서 이것은 좌익과 우익의 문제가 아니며 오직 헌법과 반헌법만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은 '쿨한 척'하며 "너희 둘 다 똑같다"는 식으로 양비론을 펴는 발언을 했으니 비판을 받는 것이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