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극우 유튜브 채널과 극우 인터넷 매체 스카이데일리 등이 집중적으로 살포한 '부정선거 음모론' 기반 중국의 한국 선거 개입설에 대해 중국 대사관과 관영 언론 모두 항의하고 나섰다. 이에 진보당은 "참담하고 낯뜨거운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는 10일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극우 유튜버 등이 제기하는 '중국의 한국 선거 개입설'을 두고 “한국 내정 문제를 근거 없이 중국과 연계시키는 것에 반대한다”고 일침했다. 다이 대사는 이날 자신의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해 왔다”라며 이같이 썼다.
또 그는 “한국 국민들이 국내 문제를 올바르게 처리할 지혜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라며 “중국은 우호적인 이웃으로서 한국이 안정과 발전, 번영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또 “중·한 양국 각 분야 교류와 인적 왕래가 긴밀한 만큼 많은 국민들이 상대국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생활하고 여행하고 있다”라며 “한국 쪽이 재한 중국 국민들의 안전과 합법적 권익을 확실히 보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주한 중국대사관이 지난 8일 연합뉴스에 보낸 대사관 명의 입장문과 같은 내용이다.
극우 유튜버들이 중국의 선거 개입설을 제기하고 그걸 스카이데일리 등 극우 인터넷 매체가 확대, 재생산하며 윤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이를 언급하는 등 음모론이 계속 퍼지자 주한 중국대사가 직접 나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 또한 10일 사설에서 “지난해 12월 한국의 계엄령 위기 이후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의도적으로 반중 정서를 부추기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과 관련된 터무니없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일부 극우 보수세력이 조작한 싸구려 정치 쇼”이라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친윤 집회 등지에서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망언을 한 것과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 측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자시스템 비밀번호를 두고 중국과의 연계 가능성을 주장한 것을 관련 사례로 들었다. 그들은 “이러한 조작되고 근거 없는 비난은 한국의 국내 정치 문제에 중국을 끌어들여 정치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극우 보수세력이 중국을 비방하는 데 여러 가지 목적이 있다며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켜 정치적 지지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것이며 '중국 위협론'을 고조시켜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부당하게 중국을 겨냥한 이 희극의 뒤에는 ‘윤 정권의 실패’라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의 일부 극우 보수주의자들의 비방 전술이 일부 무지한 국민을 속였을지도 모르지만 대다수 한국 국민들은 국민의힘 선거 패배와 다른 문제들이 그들 자신 정책의 결과물이며 중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호적이고 가까운 이웃으로서 한국이 안정과 발전, 번영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며 “결국 역사는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정치적 기회주의가 김치 항아리에 담긴 플라스틱 꽃처럼 시간의 ‘발효’를 견디지 못할 것임을 입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극우 세력들은 '겟아웃(Get out) 시진핑, 노 차이나(No China)' 등의 피켓까지 등장했고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전직 국민의힘 청년당직자 등이 '멸공 페스티벌'을 열어 노골적으로 도발하기도 했다.
이에 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은 "참으로 참담하고 낯뜨거운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우리 국민의 심장을 정조준하여 총부리를 겨눈 내란세력은, '부정선거 음모론', '중국인 탄핵집회 참여설' 등 가짜뉴스를 노골적으로 퍼뜨리며 뻔뻔스럽게도 그 책임을 외부로 전가시키려 획책 중"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정작 외교부는 조용한 것만 보더라도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기만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사실이라면 당장 중국에 공식적인 항의는 물론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아가 필요한 보복조치도 취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중국대사관이 그간의 원칙을 깨고 '내정 불간섭'을 거듭 천명하게 된 이유 또한 친윤 집회에서 거듭 혐중 구호를 내뱉는 극우 세력들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대표연설을 통해 지난 윤석열 정권 동안 "외교안보분야에서도 괄목할 성과가 있다"고 강변한 것을 두고 홍 수석대변인은 "이 참담한 사태가 '괄목할 성과'라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그야말로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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