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체포설' 기사는 왜 나왔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중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스카이데일리 본사. 2025.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서울 중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스카이데일리 본사. 2025.1.22.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2.3 내란 사태의 수괴로 지목돼 수감 중인 윤석열은 탄핵소추를 당하기 전 대국민담화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설파하며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더욱 체계화시킨 언론을 꼽자면 단연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설' 가짜뉴스를 살포한 극우 인터넷 매체 스카이데일리라고 할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의 가짜뉴스가 '어떻게' 탄생됐는지는 이미 여러 언론사에서 보도했고 본지도 인용 보도를 했다. 하지만 '왜' 탄생됐는지는 어느 언론사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스카이데일리의 가짜뉴스가 '왜' 탄생됐는지를 분석해봤다. 스카이데일리의 가짜뉴스는 반공사상과 사대주의가 결합된 끔찍한 키메라라고 본다. 부정선거 음모론 신봉자들은 항상 '부정선거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의 가짜뉴스 속에도 중국이 등장하는 이유 또한 여기서 나왔다. 하지만 중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국의 총선에 개입했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 말대로 민주당이 '친중 정당'이라면 21대 총선과 22대 총선 결과를 '조작'하는데 성공한 중국이 어째서 '친중 정권' 연장 여부가 달린 20대 대선은 조작하지 못한 것인지 의문일 따름이다. 선거의 무게로 따지자면 총선보다 대선이 더 무게감이 큰데 말이다.

뜬금없이 여기서 중국이 튀어나온 이유는 극우 세력들의 반공주의와 연관이 있다. 본래 극우 세력들이 가장 적대시했던 북한은 이미 경제적으로도 파탄 수준이고 군사력도 인민군에게 식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할 정도로 엉망이라 더 이상 '종북몰이'가 약발이 듣질 않는다. 그 대신으로 찾은 것이 북한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중국이다.

중국은 최근 비록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다지만 여전히 GDP 세계 2위이고 군사력 역시 강한 나라이니 북한보다 그 체급이 월등히 강해 더욱 위협이 될 수 있는 세력이다. 특히 북한의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으니 어렸을 때부터 반공교육에 세뇌된 노년층들 입장에선 북한 못지 않게 중국 역시 혐오 대상이 될 수 있다. 1992년 한중수교 이전까지만 해도 지금의 중국은 '중공'이라고 불렸던 걸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안 그래도 자신들이 지지했던 국민의힘이 참패해서 실의에 빠져 있는데 극우 유튜버 등 자신들 귀에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이들이 "이건 우리가 못해서 진 게 아니라 민주당 놈들이 중국놈들이랑 짜고 일으킨 부정선거야"라고 속살거리니 더욱 빠지기도 쉽다. 스카이데일리가 부정선거 음모론 신봉자들 사이에서 '성서'가 된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본다.

그럼 여기서 트럼프와 미국은 왜 튀어나왔을까? 이 역시 냉전시대 세계관에서 나온 사대주의 행태와 연관이 있다. 6.25 전쟁 당시 미국의 도움으로 공산화가 되는 것을 막았고 또 그렇게 배워왔기에 노년층들의 숭미(崇美) 행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웬만한 청장년층 세대들보다 더 미국을 광신적으로 숭배하는 세대가 한국의 노년층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는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조 바이든에게 패배해 재선에 실패했는데 트럼프 추종자들 역시 '부정선거' 운운하며 국회의사당을 점거하는 폭동을 일으킨 바 있었다. 부정선거 음모론 신봉자들은 트럼프 역시 '부정선거'로 낙선하는 아픔을 겪었으니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고 한국의 부정선거 일당들인 민주당을 싹 쓸어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스카이데일리의 가짜뉴스는 이런 기대심리의 산물이라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이렇게 자신들이 갈구하는 말을 들려주고 있으니 아무리 다른 언론사들이 팩트체크를 해줘도 더욱 확증편향에 빠져 스카이데일리의 가짜뉴스를 '복음'으로 여기고 다른 언론사들의 팩트체크는 무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스카이데일리 광신도들을 상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미 그들은 사이비종교 광신도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필자 또한 그들과 상대하면서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지만 할 말은 해야 한다. 부정선거 음모론 광신도들이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현실을 바라보길 바란다. 작년 12월 3일 당시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인에 불과해 군대를 움직일 권한 자체가 없는 인물이다. 아직 당시 미군 통수권은 조 바이든에게 있었다. 그런데 조 바이든의 명령 없이 미군이 독자적으로 움직였다면 그 또한 내란, 외환 행위가 된다.

아울러 스카이데일리 보도가 백 번 양보해서 사실이라고 해도 그 '중국인 간첩'들을 멋대로 오키나와 주일미군기지로 이송하는 것은 제네바 협약 위반이며 미국 당국이 집행을 하고자 한다는 것 또한 해당 국가의 주권을 무시하는 심각한 외교결례이다. 한국에서 부정선거를 저질러 한국의 실정법을 위반한 '중국인 간첩'들을 미국이 뭔데 끌고 가서 멋대로 재판한단 말인가?

이를 두고 스카이데일리는 '민주당의 반대'로 간첩죄 개정이 안 돼서라고 주장하지만 간첩죄 개정안은 민주당도 여러 차례 발의했고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지 민주당이 반대한 적도 없으며 간첩죄 법률 조항과 관계 없이 미국이 멋대로 주일미군기지로 끌고 간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 주일미군 등도 모두 스카이데일리의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또한 그 기사를 쓴 허겸 기자는 단 한 번도 자신의 기사가 사실임을 입증할 물증을 제시한 적도 없고 모두 익명의 정보통으로부터 전해들은 '카더라 통신'을 그대로 기사화했다. 

또 보수층에서 기대하는 '트럼프가 윤석열을 구원해주는 것'은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소리이며 그걸 바라는 것 자체가 망국적이고 사대주의적인 망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한국 정치에 감 놔라 배 놔라 운운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며 이미 윤석열은 헌법질서를 파괴한 내란 수괴 혐의자인데 그를 '구원'하기 위해 미군을 동원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한 미국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친윤 집회에 나가 '윤석열 수호'를 외치는 소위 보수층들은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이 하는 발상은 지나치게 사대주의적이고 망국적이기까지 하다. 스카이데일리라는 괴물이 튀어나온 것은 노년층들 사이에 만연한 반공사상과 사대주의적 행태에서 기인한 셈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윤석열은 불법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를 전복시키고 비상입법기구를 설치하려 했고 독립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공격하는 국헌문란을 저지른 내란 수괴 혐의자다. 그는 자신만의 독재정권을 수립하려 했던 인물이고 바로 그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한 주범이며 헌법을 교란시켰다.

그런 자에게 맨몸으로 맞서 싸우고 지금도 거리에 나가 촛불을 들고 항쟁하는 시민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국민저항권'을 발동한 것이다. 이렇게 헌법을 파괴하고 불의를 저지른 정부의 행태에 맞서 헌법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것이 '국민저항권'이다. 그런데 윤석열 광신도들은 '국민저항권'을 참칭해 법원을 습격하는 폭동을 저질렀다.

누가 진정한 애국자인가?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고 해서 남의 나라 대통령더러 군대를 동원해 한바탕 쓸어달라고 떠드는 자들이 애국자인가? 내란 행위를 자행한 대통령을 몰아내고 나라의 헌법을 지키려 거리에 나선 시민들이 애국자인가?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고 해서 남의 나라 대통령더러 군대를 동원해 한바탕 쓸어달라고 떠드는 자들은 오히려 매국노에 역적이며 사대주의적 발상에 찌든 노예들이라고 봐야 한다.

천주교 포교를 위해 청나라 황제에게 군대 동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려다 적발됐던 천주교 광신도 황사영이 어떻게 됐는지 스스로 찾아보길 바란다. 지금 윤석열교 광신도들은 그 황사영이 보인 행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창간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5 굿모닝충청. RS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