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4일 밤 JTBC 단독 보도로 국민의힘 장제원 전 의원이 10여 년 전 여비서 성폭행을 한 의혹으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과거에 했던 발언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18년 초 이른바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사건과 2020년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여비서 성추행 의혹 등을 두고 했던 발언이 다시 회자 되고 있는 것.
지난 2018년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여비서 김지은 씨가 자신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당시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하던 시점이었고 지방선거를 몇 달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갑자기 이런 의혹이 터진 것이었다.
당시 안희정 전 지사는 '충남 EXO'란 별명으로 불리며 차기 유력 대권주자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장 전 의원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배신감에 치가 떨린다. 안희정 지사의 정의롭고 상식 있는 모습이 이미지였고 가면이었다고 생각하니 슬프기까지 하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그는 “피해자 수행비서의 눈물의 폭로를 듣고 있자니 안 지사는 참 나쁜 사람이다”며 “더 충격적 폭로는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또 다시 성폭행 했다는 사실이다. 금수보다 못한 짓이다”고 목청을 높였다. 심지어 당시 장 전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참회'의 의미로 충남지사 후보를 공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년 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여비서를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퍼지자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당시에도 장 전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박원순 시장 감싸기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사실은 여비서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박 전 시장은 이미 고인이 됐기에 이런 여비서 측의 주장에 어떤 항변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본래 법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란 것이 있고 박 전 시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도 그에 따른 법적 판단이 나온 것도 없었기에 박 전 시장을 매도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여비서 측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재련 변호사나 여성단체 등은 정당한 의혹 제기에도 모조리 '2차 가해' 딱지를 붙이며 어떤 반론 제기도 원천봉쇄하려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안희정, 박원순 두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성비위 문제에 대해 맹렬하게 물었던 장제원 전 의원이 이젠 본인 역시 준강간치상 혐의로 수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특히 지난 5일 저녁 JTBC는 단독 보도를 통해 장 전 의원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를 공개했는데 이 문자를 보면 장 전 의원이 "그렇게 가 버리면 내 마음은 어떡하느냐"는 등 문자를 여러 차례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자를 보낸 날짜는 2015년 11월 18일 오전으로 성폭력이 벌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날의 바로 다음 날이다.
또 장 전 의원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받아 달라", "어디 있는지라도 말해 달라", "답을 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도 반복해서 보낸 걸로 알려졌다. JTBC는 경찰이 장 전 의원이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 시점이 피해자가 호텔을 빠져나갔다고 주장한 직후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또 이런 정황을 토대로 다른 문자 메시지와 당시 기록들을 들여다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성폭력을 행사한 후 수치심을 느낀 피해자가 현장을 떠나버리자 부랴부랴 장 전 의원이 피해자의 입을 막기 위해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장 전 의원은 자신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국민의힘 탈당 의사를 내비쳤는데 현재 드러나는 정황은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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