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언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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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공개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뉴스타파 이명주 기자 폭행 사건.(출처 :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16일 공개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뉴스타파 이명주 기자 폭행 사건.(출처 :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2.3 내란 사태이후로 국민의힘이 언론을 향해 신경질적이고 적대적인 태도를 비쳐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적대적인 언론관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인물은 바로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였다. 그는 명태균 게이트에 대해 질의한 뉴탐사 김시몬 기자를 향해 마치 '짐짝' 취급하듯이 무례한 언행을 일삼았으며 일방적으로 질의를 거부했다.

아울러 굿모닝충청과 시민언론 민들레, 리포액트, 시민언론 뉴탐사가 공동 결성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잇달아 홍준표 관련 탐사 보도 기사를 쓰자 그는 반론권에는 응답을 거부하며 무시해놓고선 곧바로 경찰에 고소를 했다. 

이렇게 시작된 국민의힘의 '적대적 언론관'이 정점에 달한 사건이 지난 16일에 있었던 권성동 원내대표의 뉴스타파 이명주 기자 폭행 사건이었다고 본다. 필자가 현장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지 못했지만 영상을 보는 내내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어쨌든 그 쪽의 입장을 들을 겸 해서 17일에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방문했다.

관계자로부터 권 원내대표 측의 자세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는데 참으로 가관이었다. 필자에게 대놓고 국민의힘이 뉴스타파를 언론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이명주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할 이유도 의향도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이 보인 언론관이었다.

홍준표, 권성동 두 사람이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면서 내놓은 논리란 "취재할 권리가 있으면 거부할 권리도 있다"는 것이다. 백 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자. 취재를 거부하겠다면 정중하게 "지금은 적절하지 않으니 다음 번에 답변 드리겠다"는 식으로 부드럽게 빠져나갈 수도 있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속담이 달리 나왔겠는가?

아무리 김시몬 기자가 홍 후보 본인의 아들보다 더 어리고 이명주 기자 역시 권 원내대표 본인보다 한참이나 어리다고 해서 함부로 하대하고 모욕을 주다 못해 폭행을 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본래 언론의 사명이란 권력을 감시하는 감시견 즉, 워치독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정치인은 꾸준히 그런 검증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 있다. 그것이 싫다면 정계를 떠나 그냥 평범한 장삼이사(張三李四)로 살면 된다.

또 필자가 권성동 원내대표 측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을 떠올려 보면 그는 "저희가 보통 이렇게 기자들 많이 보지만 그런 식으로 취재하지 않는다. 질문을 했을 때 인터뷰 안 하겠다 그만 질문하라고 그러면 보통 안 하잖나? 우리 출입 기자들 같은 경우엔 그렇다. 그렇게 매너 없는 출입 기자는 없다"고 했다.

이어 필자가 국민의힘 내에서 뉴스타파를 언론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한 그 관계자의 말을 듣고 "언론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뭐냐?"고 묻자 "그건 다 각자들 판단하면 될 것이다"고 했다. 그의 말을 연결시켜 보면 결국 국민의힘이 말하는 '언론'이란 자신들의 말을 복사기처럼 받아적기만 하는 언론사 즉, 랩독을 원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과연 특정 정치인의 언행을 그저 무비판적으로 받아쓰기만 하는 것이 언론의 일일까? 필자는 그건 언론이 아니라 기관지라고 생각한다. 만약 진정으로 그런 언론사를 원한다면 국민의힘이 자체적으로 그런 기관지격 언론사를 세워서 운영하면 된다. 또한 그런 국민의힘이 선호하는 언론의 형태는 당신들이 그토록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구 공산권 국가들의 특징이라는 것을 덤으로 알려주겠다.

북한의 로동신문이나 구 소련의 프라우다, 중국의 인민일보 혹은 환구시보 등이 과연 제대로 된 언론사인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로동신문은 북한의 집권 여당인 조선로동당의 기관지이며 프라우다 역시 소련 공산당의 기관지였다. 인민일보, 환구시보 역시도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의 기관지에 불과하다. 그토록 북한을 상대로 적대적 발언을 쏟아내면서 어떻게 하는 짓은 북한을 쏙 빼닮았나?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언론의 사명은 권력기관을 감시하고 이를 비판, 고발하는 것이다. 특정 정당 혹은 특정 단체들의 말만 기계적으로 받아적으며 보도하는 언론사는 언론사가 아니라 기관지에 불과할 뿐이다.

각 언론사마다 논조가 다르고 성향도 다르다지만 모든 언론사들은 최소한 겉으로라도 각 정당 혹은 각 단체의 기관지 노릇을 배격하고자 애를 쓴다. 심지어 조중동조차도 특정 사안에서는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시늉이라도 한다. 

국민의힘이 이렇게 적대적인 언론관을 드러내는 이유에 대해 필자는 일종의 '최후의 발악'이라고 본다. 자당 소속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빙자한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내란 수괴이고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그런 대통령을 내쫓기는커녕 오히려 옹호하고 든 것도 모자라 헌법재판소, 법원 등을 공격하도록 사주하고 선동했다. 

11년 전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심판 당시 이석기 전 의원이 내란도 아니고 내란 선동을 했고 심지어 아직 수사 중인 상황에서 정당이 해산됐다. 그 판례에 비춰보면 국민의힘은 당이 해산돼도 12번은 더 해산돼야 한다. 율사 출신이 즐비한 그 당 소속 의원들이 그것 하나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식으로 경거망동을 하는 이유는 '못 먹어도 고' 같은 최후의 발악이라고 본다. 분명히 말하지만 국민의힘이 지금 대위기에 몰린 것은 전적으로 자당 1호 당원인 윤석열 때문이지 언론 때문이 아니다. 누가 그 사람보고 비상계엄을 빙자한 내란을 일으키라고 했던가? 왜 애꿎은 언론 탓을 하는 것인가?

그리고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이번 국민의힘의 경거망동 행태에 대해 모든 언론사가 절대 묵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엄연히 한 정당이 언론을 모욕한 행위이다. 논조와 성향이 다른 언론사라고 해서 남의 일인 양 넘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민언론 더탐사와 뉴스타파 등이 윤석열 정부 시절 정치 검찰들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고 탄압을 받을 때 남의 일인 양 넘긴 결과 나온 것이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였다. 두 사건은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벌어진 것이다. 이는 곧 대안 언론들을 향한 탄압이 메이저 언론에게 아무런 영향이 가지 않는 것이 아니란 걸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사태에 대해 모든 언론사들이 연대해 국민의힘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내도록 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 등 각종 대선 관련 이벤트에 국내 모든 언론사가 동참해 취재 보이콧을 선언하는 것은 어떤지 한 번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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