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노준희 기자] 16일 밤부터 내린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충남 곳곳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곡교천 인근인 아산시 염치읍 주민들이 시의 부실한 대처 때문에 엄청난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제보 주민은 <굿모닝충청>에 "일대 농경지가 90% 이상 물에 잠긴 것 같다"며 "주민들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시에서 늑장 대응했다. 염치읍 침수는 명백한 인재"라고 울분을 토했다.
해당 지역은 시에서 가장 넓은 하천인 곡교천이 통과하는 곳이다. 홍수심각단계지역인 한내다리와 홍수경보지역인 충무교 중간에 위치한 마을로 은행나무길 관광지와도 상당히 가깝다.
17일 아침 일대 농경지가 물바다로 변한 것을 보고 놀란 주민은 "곡교천 수문이 열려 있다"고 시청에 신고했지만, 해당 부서 관계자는 "곡교천 수문을 원격으로 조정하고 있고 현재 닫혀 있다"고 답할뿐 현장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주민은 "아침부터 연락했는데 와보지도 않더니 계속 연락하니까 12시 30분쯤에야 현장을 확인하고 수문을 잠갔다"며 "곡교천 수위가 높아져 수문으로 물이 계속 유입돼 일대 농경지가 거의 침수됐다. 이는 명백한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치읍 일대는 곡교천 수문으로 수위를 조절하며 비가 많이 올 경우 수문을 닫아 농경지 유입을 막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시는 주민들이 계속 신고했음에도 충무교 통제 등의 이유로 즉시 현장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 시 하천관리과 관계자는 "간밤에 비가 많이 와서 CCTV로 확인하고 원격으로 해당 수문을 닫았는데도 수문이 열려 있다는 신고가 왔다"며 "염치읍행정복지센터 직원의 현장 확인을 통해 수문이 닫혀 있다는 보고를 받아 곧바로 나가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주민들 전화가 계속돼서 현장을 확인해보니 진짜 수문이 열려 있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밤 낙뢰 등으로 원격 조정에 오작동이 있었던 것 같다"며 "과장 이하 직원들이 현재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지금 시에서 나와서 설명하고 잘못을 인정하고는 갔다"면서 "하지만 물에 잠긴 농경지 피해는 어떻게 할 건지 아직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 신고는 무시하고 자체적인 허술한 점검만으로 큰 피해를 가져왔다"며 시의 부실한 대처를 재차 지적했다.
이와는 별도로, 이날 오전 배방읍 국도 21호선 이순신고등학교 인근 도로와 지하차도도 침수됐으나 시가 교통 통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지역은 비가 많이 오면 잠기는 상습 침수구간이다. 이날도 오전 7시쯤부터 침수되기 시작했으나 사전 차단 조치도 없었고 침수 후에도 현장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출근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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