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 예산군의 비 피해가 심각하다. 특히 삽교읍과 신례원 창소리, 오가면 신원리 일대에서 도로 끊김, 주택 및 하우스 침수, 주민 고립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굿모닝충청> 삽교읍 하포 1리를 찾은 건 17일 오후 4시쯤. 누군가의 삶터인 마을이 거대한 물그릇처럼 잠겨 있었다.
붕괴된 비닐하우스가 침수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하천과 농경지의 경계는 사라졌다.


곳곳이 물바다로 변한 가운데, 그 위로 간간히 얼굴을 내민 벼들이 이곳이 논이라는 사실을 말해줄 뿐이었다.
한 주민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논이 완전히 잠겼다. 어디가 논이고 어디가 하천인지 구별조차 어렵다”며 “벼들이 잠기지 않고 버텨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예산에는 전날 오후부터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 마을 역시 도로를 비롯해 전기, 수도 등이 모두 끊긴 채 고립된 상태다.
오전 6시쯤부터 “대피하라”는 마을방송이 나왔고, 일부 주민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고 한다.



마침 소방당국의 보트를 타고 마을에서 대피했다는 한 주민은 “농경지는 물론 집까지 침수됐슈”라며 “앞으로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막막혀”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주민도 “무서워서 밤새 벌벌 떨었다. 다행히 대피했지만 돌아갈 생각을 하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장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마을 진입을 시도했지만 도로 침수로 접근을 할 수 없었다.
현장을 통제하던 예산경찰서 소속 경찰은 “이런 물 난리는 처음”이라며 “도로 물이 빠져야 장비 투입 등 본격적인 복구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현재 임시 대피소인 삽교중학교로 이동한 상태다.


인근 용동 3리 역시 도로 유실로 접근조차 불가능했다. 이 마을은 하천 범람으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상태다.
기자를 포함한 일부 취재진도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삽교읍사무소 인근 주택가와 소방서 일부도 이날 오전 침수, 통행이 금지됐지만 현재는 가능해졌다.
삽교읍 한 식당 앞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한 주민은 “비가 그만내려야 할텐데 밤 늦게 또 내린다고 하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장 자정쯤부터 또 다시 큰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돼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최재구 군수는 페이스북에 “섣부른 판단 하나가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마을 안내방송과 안전 문자 내용을 꼭 확인해주시고 침수 위험지역은 절대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군 관계자는 “전 직원이 현장 수습에 나서고 있다. 피해 집계는 전혀 되지 않고 있다”며 “지역 특성상 어르신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당 1400톤을 방류 중인 예당저수지 인근 도로도 토사 유출 등으로 통제되고 있다.
한편 충남에서는 5시 현재까지 차량과 주택 침수 등으로 서산시 2명, 당진시 1명 등 총 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청양군과 공주시 등에서 산사태 발생으로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