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사람과 자연, 그리고 지역 농특산물의 진짜 가치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30대, 충북 영동군에서 청년 농부가 된 김태은 대표는 서울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정도의 ‘멋쟁이’이었다.
그런 멋쟁이가 지난해 영동으로 내려와 청년 농부의 길을 가면서 서원대학교 창업보육과 인연이 됐고, 올해는 자신의 손끝을 통해 재탄생한 영동의 농특산물을 서울에서 판매하며 ‘멋쟁이’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보육기업으로 선정됐을 때 김 대표는 “귀농해 농사를 짓다 보니까 지역 어르신들이 1차적인 생산은 잘하시는데 작은 흠집만 있어도 제값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 그래서 지역의 과일을 구매해 2차 가공 분야인 장아찌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류, 특용작물 등을 약선 장아찌로 만들어 판매하면서 고단한 귀농의 길을 택했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느낀 김 대표의 강렬함은 단순한 귀농을 넘어 그녀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당당히 펼쳐나가는 멋스러움이 가득했다.
당시 김 대표는 “영화 이야기는 물론, 시골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이야기, 농사짓는 이야기, 약선 장아찌를 만드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 ‘내가 브랜드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청년 창업가로서의 열정을 내비쳤다.
낯선 지역에 청년 농부로, 그것도 서울 멋쟁이 아가씨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은 “내가 브랜드다”라는 한마디로 해소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창업 2년 차를 맞은 김 대표가 어느 날 다시 연락이 왔다. “서울에 팝업 스토어를 냈어요.”
서울에 등장한 김 대표의 브랜드는 ‘부끌레 마르켓(Boucle Market)’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앤트러사이트 카페 앞에 영동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지난해 창업 후 올해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직접 소비자를 찾아 나선 것.
팝업 스토어에는 약선짱아찌를 비롯한 부끌레 수제 가공식품과 직접 먹어보고 선별한 과일, 바질과 상추, 오크라를 직접 수확하는 체험공간, 부끌레만의 굿즈 판매까지 신선함과 다양함을 갖춰 도심의 청년들을 공략했다.
이번 팝업 스토어의 주제는 “‘보기 좋은’이 아니라 ’진짜 좋은‘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최근 가장 신선하고 특별한 팝업”이라는 호평을 들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김 대표는 “부끌레가 생각하는 상품 가치는 맛, 건강함, 그리고 좋은 가격이다. 그래서 부끌레 마르켓은 이러한 이유로 판매할 경로가 없어서 버려질 수밖에 없는 농산물을 우선으로 매입하여 유통경로의 창이 되어드리고 그 농산물을 여러분에게 좋은 가격으로 전해드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정도면 농촌지역 자치단체장이 해야 할 일 아닌가?”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김 대표는 벌써 ’제2회 팝업’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공간에서 그녀만의 농특산물이 도회지에서 또 히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김 대표의 열정적인 사업스토리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서원대학교에서 운영중인 충북신사업창업사관학교 출신들의 성공은 새롭게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큰 용기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부끌레에 새 식구들이 늘었다. 이 농장에서 삶의 리듬과 목적을 발견하고 함께하게 된 브라질 출신의 능력있는 동료 조안, 우리의 마스코트 도비, 철호 등 모두 다섯의 존재가 부끌레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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