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 약선 발효액을 만나 수퍼푸드로 "청년 농부 일냈다"

김태은 청년농부, 매실·과일류 약선 장아찌 개발…세계시장 향한 당찬 도전
서원대 ‘2024년 충북신사업창업사관학교’ 보육기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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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충북 여성창업 경진대회’에서 ‘100가지 약선 발효액을 첨가한 장아찌, 매실 액기스’로 우수상을 수상한 김태은 대표(왼쪽 세번째). 사진=김태은/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2024 충북 여성창업 경진대회’에서 ‘100가지 약선 발효액을 첨가한 장아찌, 매실 액기스’로 우수상을 수상한 김태은 대표(왼쪽 세번째). 사진=김태은/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제철에 나오는 가장 영양가 높은 나물, 뿌리, 작물 등 100여 가지 약선 발효액으로 장아찌를 만든다. 매실은 물론 복숭아나 포도 등 지역 농산물이 모두 장아찌가 될 수 있다.”

오랫동안 발효식품을 연구했거나, 아니면 조리연구가의 깊이 있는 ‘발효학’ 강의에 나올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주인공은 충북 영동에 귀농한 여성청년농부 김태은 ‘부끌레’ 대표다.

김 대표는 100가지 약선 발효액에 매실과 복숭아, 포도 등 과일을 재워 만든 장아찌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100가지 약선 발효액은 제철에 나오는 나물, 뿌리, 작물 등 가장 영양가가 높을 때 채취해 발효해 만든 추출액이다. 여기에 지역에서 생산되는 매실을 비롯한 과일류를 담아 장아찌를 만든다.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인 장아찌는 맛과 영양가 부분에서 이미 수퍼푸드로 정평이 나았다. 하지만 제조하는데 많은 비용과 손길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손쉬운 작업이 아니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매실장아찌가 너무 맛있었다. 어머니의 장아찌를 맛본 주위 사람들은 돈을 주며 판매하라고 권유하는 모습을 자주 봐왔다. 그러던 차에 귀농과 함께 장아찌 사업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됐다.

그녀의 장아찌 창업 아이템은 발효 기술과 매실과 복숭아 등 과일류로 구분할 수 있다.

발효는 이미 어머니의 손맛에서 비법을 전수 받았지만 20년에서 30년을 숙성해야 하는 전통 그대로의 방법으로 사업을 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어 2년 정도에 자연 발효되는 시술을 연구해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어 장아찌의 본래 재료인 과일류는 산지에서 바로 구입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영동으로 귀농을 한 후 직접 농사를 지으며 매실과 복숭아, 포도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한다.

김태은 대표가 만든 장아찌 제품들. 사진=김태은/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김태은 대표가 만든 장아찌 제품들. 사진=김태은/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특히 과일은 보존기간이 짧고, 작은 흠집만 있어도 상품성이 떨어져 현지에서는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어 현지에서 곧바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귀농의 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귀농해 농사를 짖다 보니까 지역 어르신들이 1차적인 생산은 잘하시는데 작은 흠집만 있어도 제값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 그래서 지역의 과일을 구매해 2차 가공 분야인 장아찌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류, 특용작물 등을 대부분 장아찌로 만들 예정”이라며 청년농부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마침 충북도가 추진하는 ‘못난이 김치’처럼 성분은 그대로인데 흠집 때문에 제값을 받지 못하는 과일들이 가공을 거쳐 새로운 상품으로 탄생하는 푸드업사이클링과도 궤를 같이한다.

김 대표의 도전은 지난 23일 충북도가 주최한 ‘2024 충북 여성창업 경진대회’에서 ‘100가지 약선 발효액을 첨가한 장아찌, 매실 액기스’로 우수상을 수상하며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도시에서 살던 젊은 여성이 귀농해 농사를 짓고, 발효식품을 연구한다는 게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평범하지 않은 열정과 노력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 창업정신과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녀는 귀농하기 전 서울에서 영화미술과 관련된 일을 했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힘을 낼 시간’(남궁선 감독) 영화에서 분장실장으로 참여하며 영화미술감독으로 데뷔헸고 이후 다른 영화의 미술감독으로도 일했다.

또한 오는 연말쯤이나 내년 초에 개봉 예정인 영화 ‘단골식당’에는 배우로도 출연했다.

김 대표는 “영화 일을 하다가 왜 귀농했냐고 묻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귀농해서 장아찌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건강도 좋아졌고, 무엇보다 일의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이야기는 물론, 시골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이야기, 농사짓는 이야기, 약선 장아찌를 만드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 ‘내가 브랜드다’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청년 창업가로서의 열정을 내비쳤다.

샤인머스캣 농장에서 일하는 김태은 대표. 사진=김태은/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샤인머스캣 농장에서 일하는 김태은 대표. 사진=김태은/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그녀는 장아찌류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데, 먼저 국내용으로 청년층과 중장년층용, 선물용 등으로 세분해 상품을 세팅하고 지역 특산품과 콜라보로 상품을 기획해 판매도 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목표는 해외시장 개척이다. 그녀는 “한국의 발효식품이 세계적으로 높게 평가 받고 있는 만큼 K-푸드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는 서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의 ‘2024년 충북신사업창업사관학교’의 보육기업에 선정돼 창업역량교육을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충북지역 운영기관인 서원대는 올해 제조기반, 혁신서비스 접목에 따라 ▲온라인셀러형(2개 기업) ▲로컬크리에이터형(9개 기업) ▲라이프스타일형(9개 기업) 등 3개 분야 창업기업 20개 기업을 선정해 보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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