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버들에게 휘둘리는 국민의힘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국민의힘이 여전히 '윤석열 탄핵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전당대회 기간에도 좌충우돌을 겪고 있다. 특히 김문수, 장동혁 등 일부 후보들이 전한길 씨를 비롯한 극우 유튜버들과 유착하면서 당 전체가 극우 유튜버들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한길 씨 등을 앞으로 전당대회 일정에 출입금지하겠다고 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8일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국민의힘 첫 합동연설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가 나타나 국민의힘 당원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 뉴스'를 통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중계하던 전 씨는 대표적 찬탄파였던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가 정견발표를 할 때 '배신자'라며 선동을 일삼았다.

이에 김근식 후보 또한 "전한길 씨 같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지고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정당화하는데 저런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투쟁할 수 있느냐?"며 전한길 씨를 향해 강한 비판을 날렸다. 아울러 대구가 '보수의 심장'이 아닌 '심장병에 걸린 환자'가 됐다며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역시 찬탄파인 조경태 당 대표 후보의 연설 중에도 전한길 씨는 의자 위에 올라 주먹을 들어올리며 또 다시 강성 당원들을 상대로 선동에 나섰고 이 때문에 진행요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사실상 전한길 한 사람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경에 이른 셈이다.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긴급 지시사항으로 "축제의 장이 되어야할 전당대회를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만든데 대해 엄중 경고한다"며 "혼란을 불러일으킨 전한길씨를 포함하여, 대의원 자격이 없는 인사에 대해 향후 개최되는 모든 전당대회 일정에 출입을 금지시킬 것이다"고 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당 대표 후보 중 반탄파에 속하는 김문수, 장동혁 두 후보는 전한길 씨와 유착된 상태이고 그들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수시로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뒤늦게 전한길 씨의 전당대회 출입금지 조치를 취한다고 한들 실효성은 의문이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자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12.3 내란 사태에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을 한 적도 없었고 저들 극우 유튜버들이 강성 당원들을 상대로 선동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일부 후보들이 그들과 유착해 윤석열 전 대통령 옹호 발언을 할 때에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한 적이 없었다.

김문수, 장동혁 두 후보가 전한길, 고성국 등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전 대통령 옹호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을 때에도 국민의힘은 강력한 경고 등을 하기보다는 윤 전 대통령이 이미 국민의힘을 탈당한 '외부인'이란 식으로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모습만 보였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국민의힘이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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