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차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또 다시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지난 5일 있었던 1차 청문회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검사들은 "원형 보존 지시를 했다"고 수사관들에게 책임을 떠넘겼고 문제의 김정민 수사관은 또 "기억이 안 난다"는 식의 답변만 반복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경위와 관련해 수사관의 실수가 아닌 검찰 지휘부가 윤석열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증거를 고의적으로 인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의원은 "건진법사는 윤석열(전 대통령) 등을 탁탁 두드리던 사람"이라며 "(관봉권이 정권교체 이후인) 2022년 5월 13일에 발행됐으니까 윤석열과 김건희에게서 온 것일 수 있다고 유추한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전현희 의원도 "남부지검이라는 장소에서 관봉권 띠지가 원인도 모르게 분실됐다"며 "이 유착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사건 담당 검사였던 최재현 검사는 고의적 증거인멸이라는 여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압수계에서 압수물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관봉이 풀어져 영치계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했다"고 해 관봉권 띠지 분실의 책임을 압수계 수사관들에게로 떠넘겼다.
그는 입으로는 "관봉권이 훼손된 것은 오로지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시종일관 건들건들한 태도로 답변해 의원들에게 태도 지적까지 받을 정도로 전혀 책임감이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민주당 이성윤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 중 "수사 자체에 대해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도 말해 더욱 논란을 일으켰다.
이렇게 검사들은 수사관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는데 수사관들은 원형 보존 지시는 받았지만, 통상 현금에 대해서만 보존한다고 주장했다. 1차 청문회 당시 시종일관 "기억이 안 난다"는 식으로 답변해 논란을 일으켰던 김정민 수사관은 이번에도 "통상 업무 처리하다보면 현금 자체에 대한 원형 보존만 하고... 그 당시 기억은 구체적으로 없다"고 했다.
역시 1차 청문회 당시 "기억이 안 난다"는 식으로 답변한 것은 물론 김정민 수사관과 함께 위증 모의 논란까지 불거졌던 남경민 수사관 또한 관봉권 자체를 본 적이 없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도 모자라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울먹거리며 답변하는 모습을 보여 여당 의원들이 기가 막힌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검사 측 주장대로 고의 또는 중과실일 경우 파면, 해임이 가능하고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가 선고되더라도 당연퇴직 사유"라고 지적하며 다시 한 번 띠지 분실에 대해 진실을 말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김정민 수사관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눈만 꿈뻑거리며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했다.
결국 검사들은 수사관들에게 관봉권 띠지 분실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 수사관은 계속해서 "기억이 안 난다"는 식의 답변만 하는 모습이 이번에도 반복됐다. 이번 일로 인해 검찰개혁의 필요성이 한 층 더 설득력을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차 청문회에서 위증 모의 논란을 일으켰던 김정민, 남경민 두 수사관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고, 현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사건을 맡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오는 24일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필요한 자료를 분석하는 등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경태 의원이 청문회에서 지적한 대로 본인들이 억울하고 결백하다면 자기 스스로 입증했어야 했지만, 그들은 시종일관 기억이 안 난다는 말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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