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정치인에게 특정 선거에 출마하느냐, 마느냐를 묻는 것처럼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 내일 일을 알 수 없듯이 정치는 생물일 뿐만 아니라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처럼 결국엔 민심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 의지를 갖고 있느냐, 없느냐는 것은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이자 취재의 핵심 영역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국회의원(공주·부여·청양)은 내년 지방선거에 있어 유력 충남지사 후보군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현재까지 알쏭달쏭한 측면이 없지 않다.
지난 8월 말 가진 <굿모닝충청>과의 서면 인터뷰에서는 관련 질문에 “도민이 필요로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 있게 집행자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그였다.
그러나 9월 10일 <대전MBC>에 출연해서는 “저나 다른 훌륭한 분들보다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할 수 있다면 가장 현실적인 대안 아닐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로 일정 부분 선을 긋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도대체 그의 진짜 속내는 뭘까?
박 의원은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도지사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정치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소명대로 쓰일 뿐”이라고 말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운 말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충남도의회 (본회의에) 100% 출석해 정직하게 답변하고 (도의원들을) 존중하고 경청하며 진지하게 토론하는 도지사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주어가 없는 얘기지만 만약 자신에게 기회가 온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소속 정당을 떠나 도의원 한 명 한 명을 220만 도민의 대표로 여기고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셈이다.

박 의원은 또 “도지사의 그런 태도와 철학이 작은 충남을 크게 만들 것이고 충청대망의 바탕이 될 것”이라며 “‘힘쎈 충남’은 구호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태도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충남에서 시작된 작은 날갯짓이 전국 시·도의 분위기를 이끌 것이고, 더 나아가 언젠가는 대정부질문 기간 중 하루는 본회의에 출석해 국회의원 질문에 답하고 토론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도지사의 작은 태도 하나가 충남을 전국의 중심으로 이끌고, 대한민국을 세계가 주목하는 민주주의 선진국을 만들 수도 있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강훈식 비서실장과 복기왕 의원(아산갑), 황명선 의원(논산·계룡·금산), 이재관 의원(천안을), 이정문 의원(천안병) 등 후배들의 성장이 눈부시며, 도정을 이끌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강 비서실장은 현실론적 관점에서 가장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박정현 부여군수에 대해서도 “기초자치단체에서 경험과 성과를 많이 낸 분”이라며 “(저 말고도 차기 도지사에) 도전할 인물이 많이 배출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계속해서 박 의원은 “12.3 불법 비상계엄을 정리하는 것은 국민이 민주당에게 주신 지상명령”이라며 “연말까지는 내란 청산과 개혁 작업을 마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국민 행복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연결하면 최소한 지금은 도지사 출마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할 때가 아니라는 뜻을 밝힌 셈이다. 동시에 나서지도,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않음으로써 당과 도민의 부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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