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박종혁 기자] 20개월 여아를 강간 후 살해한 뒤 아이스박스에 유기한 계부 양 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7일 대전고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정미)는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씨에게 원심 징역 30년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어 신상정보 공개 10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도 함께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친모 정 씨에겐 원심 징역 1년 6개월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어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함께 명령했다.
앞서 양 씨는 지난해 6월 15일경 아이가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약 20개월)를 이불로 덮어 장시간 폭행해 살해했으며, 숨진 피해자를 아이스박스에 넣어 화장실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 씨는 지난해 7월 9일 피해자 피해자의 외조모가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하자 황급히 도주했으며, 도주 3일째인 7월 12일 오후 2시 40분경 대전 동구 중동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정 씨는 양 씨의 범행을 묵인하고 피해자의 사체 유기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양 씨에 대해 원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약 1시간 동안 폭행해 숨지게 했다”라며 “생후 20개월에 불과한 딸은 아빠처럼 따랐을 피고인에 의해 처참하게 생을 마감했다”라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어 정 씨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양 씨로부터 위협을 받아 신고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라며 “양 씨에게서 떨어져 있었던 시간과 휴대전화를 쓸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이 사건 범행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검사와 피고인 모두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으며,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양 씨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 행위는 내용이 너무나 좋지 않아 거론이 불편하고, 이 내용은 피고도 잘 알고 있으니 생략하겠다”라며 “생후 20개월 피해자는 아빠로 알고 따랐던 피고인에게 성폭행당하고 폭행을 당해 생을 마감했고, 사망 직전까지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 공포, 절망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사건의 중대성과 잔혹성, 사회에 준 충격과 상실감, 준법의식 결여 정도 등을 고려하면 이에 응하는 엄벌이 필요하다”라며 “유족의 심정을 위로하고 어린아이를 해친 자는 대가를 치른다는 원칙을 참고해 피고인은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돼야 한다”라고 판단했다.
정 씨에 대해선 “피고는 재판 과정에서 반성문 등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자책 등을 구구절절 표현했으나 범행 내용을 보면 피고인의 행동에서 어머니로서의 사랑은 찾아볼 수 없다”라며 “유리한 정상 고려하더라도 죄질이 매우 나쁘고,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