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북 첩보 또 틀렸나?
국정원, 대북 첩보 또 틀렸나?
흉작으로 아사자가 3배 늘었다는 발표와 달리 풍년이라는 북한 상황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9.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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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국정원은 1~7월 사이에 북한에서 아사자가 총 240여 건이 발생해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 2배 이상이 발생했다고 했으나 정작 북러 정상회담 직후 러시아 측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풍년이 들어 러시아의 식량 지원도 거절했다고 한다.(출처 : YTN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국가정보원의 대북 첩보 능력에 또 구멍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되어 논란이다.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5박 6일 간의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 및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으면서도 식량 지원은 거절했다고 한다.

당초 국정원은 최근 북한에서 아사자가 예년보다 3배 이상 발생해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한 사실과 상반된 내용이어서 국정원의 대북 첩보 능력에 구멍이 발생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국정원은 2011년에 있었던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의 사망 소식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바 있다.

19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러시아의 식량 지원을 거절했다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 북한 러시아 대사의 발언과 관련, 정부가 올해 북한에 아사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밝히지 않았냐는 질문에 "(올해) 상반기에는 북한의 식량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에도 (식량)양의 문제라기보다는 유통 과정상의 문제가 더 컸던 것"이라며 "이후에 북한의 식량 수입이 증가됐고 보리나 밀 등 추수가 상당히 진척됐기 때문에 식량 상황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 이제 가을에 접어들었으니 상황은 또 바뀌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러시아 현지 시각으로 17일에 러시아 매체 <타스통신>은 마체고라 대사가 "우리는 2020년에 인도적 지원으로 5만 톤의 밀을 (북한에) 제공했다. 우리는 지금 이를 다시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며 "하지만 북한은 우리에게 솔직하게 '정말 감사하다. 상황이 어려울 때 의지하겠다. 이제 모든 것이 괜찮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정말로 그들은 매우 풍작을 거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이며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국정원의 설명과는 상반되는 대목이다. 지난 5월 31일에 국정원은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식량 상황과 관련해 현재 북한의 부족한 식량분이 약 70만 톤이고 그 중 약 19만 톤을 4월에 들여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5월 춘궁기에 다시 식량사정이 악화돼 현재 곡물가격이 작년 분기 대비 옥수수가 약 60%, 쌀이 약 30% 인상되어 김정은이 집권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아사자 발생도 예년보다 3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말대로라면 현재 북한은 흉작이 지속되어 대기근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인데 정작 러시아 측의 설명은 그와 정반대인 것이다.

또 국정원은 "민생고로 인해 내부적 불안 요인으로 많이 비화되고 있는데, 강력범죄는 작년 동기 대비 100여 건에서 300여 건으로 3배 폭증했고, 물자 탈취를 노린 사제폭탄 투척 등 대형·조직화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자살자가 지난해 비해 약 40% 정도 증가했는데, 김정은은 (자살을) '사회주의에 대한 반역행위'로 규정하며 대책 강구를 긴급 지시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2011년 12월 17일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의 사망 당시에도 그 정보를 포착하지 못하고 51시간이 지난 19일에야 조선중앙TV 뉴스에서 아나운서 리춘히가 대성통곡을 하는 장면을 보고 나서야 김정일의 사망 사실을 알아차린 바 있다.(출처 : JT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국정원은 2011년 12월 17일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의 사망 당시에도 그 정보를 포착하지 못하고 51시간이 지난 19일에야 조선중앙TV 뉴스에서 아나운서 리춘히가 대성통곡을 하는 장면을 보고 나서야 김정일의 사망 사실을 알아차린 바 있다.(출처 : JT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렇게 북러 정상회담 직후 나온 러시아 측의 발표와 기존 국정원의 발표가 상반되었기에 대북 첩보 능력에 구멍이 발생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이미 국정원은 2011년 12월에 있었던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의 사망이란 엄청난 사실조차도 제대로 입수하지 못해 그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지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체결됐던 9.19 군사합의가 5주년을 맞은 가운데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간 합의는 상호 준수해야 한다. 우리만 지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9.19 합의를 비롯해 그동안 남북 간 합의에 대해 법률 검토를 실시하겠다고 했는데 진행 중이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그는 "법적 검토와 함께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한반도 정세를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9.19를 북한에 대해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카드로 남겨둘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9.19 합의 파기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극우 수구 군인 출신의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했지만 "반드시 폐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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