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명태균씨가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지난 23일 JTBC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 분당 갑)은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명태균을 잘 모른다고 부인했는데 정작 명태균 본인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말 나 모르냐?"며 안철수 의원과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4일 오전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명태균 씨라는 분을 아시냐?"는 진행자 김현정 씨의 질문에 "아니오, 모릅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선 기간 동안 그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고 그리고 거기 기사를 보니까 저희 최진석 그 당시에 선대위원장께서 만났다고 그러시더라"고 덧붙였다.
JTBC 단독 보도에 나온 내용은 대선 한 달 전인 2022년 2월 무렵 이른바 보수 단일화가 진척 없이 흘러가고 있을 때 명태균이 중간 메신저 역할을 해보겠다며 안철수 캠프를 찾았고 당시 선대위원장이었던 최진석 교수를 만났고 30분 정도 둘이서 만났다는 내용이다.
김현정 씨가 이 내용을 전달하며 이 사실을 들었는지 묻자 안 의원은 "그 이야기를 전혀 전달 못 받았다"며 부인했다. 또한 최진석 교수로부터 그 당시에 명태균과 만났다는 이야기도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최 교수에게 물어보면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또 안 의원은 명태균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본다며 "처음에는 앞 두 글자만 기억이 나가지고"라며 '명태'는 알아도 '명태균'은 모른다는 식의 '아재개그'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이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수사를 통해 명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국민적인 의혹들을 풀어줘야 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25일 명태균씨가 갑자기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의원님, 이재명 닮아가십니까? 나를 잊으셨나요? 나는 명태가 아니고 명태균입니다"라며 안철수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가 이렇게 발끈하는 이유는 안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철수 의원의 주장과 달리 지난 20대 대선 당시 가장 미스터리했던 일 중 하나가 갑작스러운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였다. 특히 재외투표가 이미 실시됐고 사전투표를 앞둔 상황에서 안 후보가 백기투항 하듯이 진행된 단일화였기에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안철수 후보의 이 백기투항은 또 일종의 '컨벤션 효과'를 낳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민주-진보 진영에선 정의당 후보 심상정이 끝까지 명분 없는 완주를 해 '분열'되어 있다는 인상을 남겨준 반면 보수 진영은 단일화를 통해 '단합'된 모습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또 당시 안철수 후보는 2017년 19대 대선에서 3위, 2018년 7회 지선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에 그치며 정치 생명이 위기에 몰리게 됐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국민의당은 숨줄만 연명하는 수준에 그쳐 있었다. 그러나 백기투항 이후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갑에 공천을 받아 5년 만에 원내로 입성하는데 성공했고 올해 4월 총선에서도 재선에 성공했다.
아직 완전히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명태균씨가 이렇게 발끈하는 것을 보면 그 단일화 과정에 자신의 지분이 있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소 그가 인맥 과시, 능력 과시를 자주 했던 점을 감안하면 갑작스러운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역시도 자신의 작품이었다고 굳게 믿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이 이제 와서 자신을 모른다고 하고 있으니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