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통해 등장한 명태균이란 인물이 한국 정치계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김건희-명태균 텔레그램 메시지 일부 내용이 공개된 것에 이어 같은 날 JTBC 단독 보도로 명태균이 지난 2021년 7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직전 이준석 당시 대표를 만난 자리에도 동석한 사실이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만난 장소는 바로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는 회사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이었으며 김 여사도 그 자리에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21년 7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상가에 있는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자리엔 김건희 여사 뿐 아니라 명태균도 함께 있었던 것이 JTBC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 시기는 그 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검찰총장에서 사임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던 시기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준석 의원은 "윤석열 전 총장이 명태균 씨를 통해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와 자리를 하게됐다"면서 "명씨가 윤 전 총장과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고 한 만큼 윤 총장의 메신저라 여겼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세 번째 만남이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러면서 "(입당과 관련해) 당에 공식창구가 있는데 명씨를 통해 연락이 와서 의아한 점은 있었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당시 만남에서 명씨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명씨는 대선 이후에도 김 여사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2월에는 공천 관련 얘기를 나눴고 지난 4월까지도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이 드러났다. 특히 김영선 전 의원과 관련해선 명태균이 직접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이 경남 김해시 갑에서 단수공천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도 대선 이후에도 명씨와 연락을 지속한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JTBC에 "선거 브로커로 알려진 사람과 왜 대선 이후에도 연락해 정쟁의 빌미를 주는지 모르겠다"며 "주변 관리가 제대로 안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JTBC 측에 당장 입장을 내기는 어렵단 취지로 알려왔다.
결국 이로 볼 때 명태균과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인연을 맺은 것은 상당히 오래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나섰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를 잡도리했던 이른바 '윤석열의 난'을 일으켜 문재인 정부를 들이받은 후부터 보수층에선 일약 대권주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정치 경험이 전무했기에 정말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바로 대선에 출마할 것인지는 미지수였다. 그런데 결국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곧바로 대선에 출마해 천운이 따른 덕을 보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런데 이것이 명태균이라는 정치 브로커의 작품이었다면 역시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명태균과 깊은 관계가 있었던 PNR 리서치라는 여론조사기관이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윤석열 당시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를 막 뿌려 '여조라이팅'에 앞장섰던 점을 볼 때 석연찮은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또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계속해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발을 빼며 어정쩡한 포지션을 취하는 것 또한 본인 역시 명태균과 관계가 있었기에 그런 것이 아닌지 점점 더 의심이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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