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중요한 제보를 했던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가 6일 밤 스픽스에 출연해 김영선 전 의원이 재작년 재보궐선거 당시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공천을 받은 것이 대선 여론조사 대가라는 것으로 사실상 '매관매직'에 해당한다는 증언을 했다.
강혜경 씨는 그간 뉴스토마토 기사 속에서 'E씨'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던 인물인데 그가 직접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나타났으므로 본지도 실명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강 씨는 스픽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여론조사 당시 명태균이 매일 윤석열 당시 후보 쪽에 보고를 한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릴 것을 요구하기도 했고 3월 20일 경엔 여론조사를 돌린 비용을 청구하러 서울에 간다고 정산 내역서를 뽑아올 것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강 씨의 증언에 따르면 그 정산 내역서에 찍힌 금액은 3억 6000만 원 정도였다. 스픽스 전계완 대표는 자신의 취재를 통해 알아본 결과 대선 기간 동안 명태균이 비공개 여론조사 3000 샘플을 26회 정도 실시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는데 거기 든 총 비용이 그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강 씨는 지금도 그 청구서를 가지고 있다고 증언하며 명태균이 여론조사 비용 청구를 위해 서울로 직접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만나러 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렇게 여론조사 비용 청구를 위해 직접 서울까지 올라왔던 명태균은 그 비용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강 씨가 중요한 증언을 하는데 명태균이 "갑자기 이제 의창구에 보궐선거가 생기니 의창구로 가야 된다. 부랴부랴 선거 준비도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의창구로 저희가 투입이 돼서 선거 진행을 했고 선거를 치렀다"고 답했다.
같이 있던 노영희 변호사도 "'3억 6000만 원 여론조사 비용을 주세요'라고 갔는데 실제 돈은 오지 않았지만 결과는 창원 의창구 보궐선거 공천이다. 이 사람으로 하면 내가 당선되게 해줄게. 이랬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강 씨는 "제가 결론적으로 봤을 때 일단은 그 여론조사 비용 대가가 김영선의 공천인 것이다"고 했다.
사실상 여론조사 비용 3억 6000만 원 대신 국회의원 자리로 갚았다는 뜻이 되는데 이는 '매관매직'으로 볼 수도 있다. 창원시 의창구는 1990년 3당 합당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곳으로 보수 정당 입장에선 양지에 해당하기에 예선이 본선보다 더 힘든 곳이라 할 수 있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나 다름 없는 곳이다.
지난 5일 밤 MBC 단독 보도로 명태균과 관련이 있는 미래한국연구소가 대선 전 날까지 연속 9일, 회당 3000명 넘게 조사하는 '면밀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회계보고서 안에 이 여론조사를 위해 선거자금이 쓰인 흔적은 없었음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대선 직전 면밀 여론조사 비용은 최소 6400만 원, 많게는 수억 원대로 추정되는데 그 비용 부담의 주체를 알기 위해 MBC가 국민의힘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확인했으나 110여 쪽에 달하는 보고서 어디에도 '미래한국연구소'란 이름은 없음을 확인했다.
당초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공천을 받은 것은 뭘로 봐도 이상한 점이 많았다. 김 전 의원은 경남 거창군 출신이며 정치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했기에 창원시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또한 19대, 20대 총선에서 내리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패배해 낙선한 탓에 10년을 원외로 떠돌고 있었던 인물이었다.
김영선 전 의원은 명태균이 운영했던 씽크탱크 미래한국연구소의 사외이사로 있었던 인물로 그렇게 두 사람 간 인연이 맺어졌고 그가 창원시 의창구에 공천을 받은 것은 명태균이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서 실시했던 비공개 여론조사 비용 대가로 이루어진 것으로 얼개가 맞아 들어간다.
이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매관매직에 해당하는 것이나 다름 없기에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무엇보다도 지역구 주민들을 우롱했다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낙하산 공천 중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낙하산 공천이기에 앞으로도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은 계속해서 윤석열 정부를 뒤흔들게 될 시한폭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픽스에서 증언을 했던 강혜경 씨는 오는 11일 열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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