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과 명태균 씨가 가까운 사이라는 대통령실 측 주장에 대해 반박한 사실이 9일 동아일보 단독보도로 알려졌다. 그는 이 날 주간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건 헛소리”라며 “대통령실 얘기는 명태균과의 관계를 어떻게든 희석하려고 자기네들이 상상해서 만들어 낸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자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8일 “(윤 대통령이) 2021년 7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명 씨를 처음 만난 건 맞지만, 그 이후 친분은 없었다”고 부인하며 “명 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의원과 가까운 것 아니냐”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김 전 비대위원장이 반박하고 나서 결국 대통령실이 또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그가 언론에 이 같은 대통령실 주장을 정조준해 강하게 반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 김영선 전 의원이 명태균을 데리고 와 소개해줘 일면식은 있었으나 이렇다 할 관계는 없다고 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2021년 6월 28일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의 전화를 통해 내게 전화 해서 ‘남편을 만나달라’고 했다”며 같은 해 7월 4일 윤 대통령과의 첫 대면 식사 자리가 마련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당일 윤 대통령을 만나러 식당에 갔더니, 김 여사와 명태균도 있었다는 게 김 전 비대위원장 설명이다.
또 그는 “명 씨와 윤 대통령, 김 여사의 관계가 어떤지는 잘은 모른다”면서도 당시 식사 자리에서 “내가 보기에 그 사람들은 상당히 친밀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간동아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좀 더 자세한 전말을 알아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고 다음 날이었던 2021년 4월 8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근식 교수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냈고 김 교수가 김 전 비대위원장에게 ‘윤 총장이 전화를 할 거니까 꼭 좀 받아달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 교수가 있는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고 당시 윤 대통령은 김 전 비대위원장에게 여러 가지 말씀을 드릴 것이 있다며 일주일 후 만나자고 했는데 약속 전 날 제3자를 통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김 전 위원장 또한 윤 대통령을 '별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6월 28일 경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의 전화를 통해 자신에게 전화했다고 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명태균이 자신에게 전화를 했고 그 전화를 김건희 여사에게 바꿔줬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때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만나달라고 했으며 이에 김 전 비대위원장은 "만나자고 해놓고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사람인데, 난 만날 생각이 없다"고 거절했다. 그런데 김 여사는 "내가 남편에게 곧 전화를 드리라고 할 테니 만나 달라"며 김 전 비대위원장을 붙잡고 늘어졌다.
그리고 40분 후에 윤 대통령에게서 전화가 왔고 7월 4일에 만나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해서 그 날 만났으며 그 자리에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이 같이 있었다고 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이 둘이 처음엔 같이 앉아 있었다가 김 여사가 자신에게 몇 마디 한 다음 명태균과 함께 나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의 사이에 대해 "내가 보기에 그 사람들은 상당히 친밀한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그 자리에 있었겠지, 그 사람(명 씨)이"라고 증언했다.
이로 볼 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만난 자리에 명태균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며 그는 명태균과 친분이 없었으며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 측을 통해 만났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말로 볼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들이 터지고 있어 앞으로 정국 향방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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