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내외 엄호에 나선 대통령실의 해명이 또 다시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21년 7월 윤석열 대통령을 처음 만날 당시 그 자리에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 명태균이 함께 있었다고 밝힌 사실이 9일 오전 한겨레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처음 만날 적에 밥먹자고 해서 (식당에) 갔더니 거기에 명씨가 있더라. 2021년 7월인가 그렇다. 대통령이 직접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가 명태균을 처음 만난 건 3년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였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보궐선거 직전에 김영선 전 의원이 데려와서 처음 봤다. 명씨가 자기가 오세훈·나경원도 잘 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한 그 자리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없었으며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과 같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과 얼마만큼 친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7일 동아일보 단독 보도 기사에서 명태균이 “김 전 위원장이 (오 시장을) 서울시장으로 만들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게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그런 얘기 한 적이 없다. 서울시장 선거가 임박했는데 처음 만난 사람한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그 사람(명씨)이 과시욕이 있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거 같은데 찾아오고 만나주는 것 외에 그 사람과 나는 아무 관계가 없다. 나는 그 사람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 그가 최근 명태균을 만난 것은 올해 4월 22대 총선을 앞둔 시점이었다고 했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의원이 대표로 있는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김 전 위원장은 “김영선 전 의원이 나한테 찾아와서 (비례대표 후보) 1번을 달라고 했다. 함께 온 명씨는 개혁신당 지지도를 15%까지 올릴 수 있다고 헛소리를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둘이 짜고 온 거 같은데, 나는 (사정을) 뻔히 알기 때문에 아무 소리 안하고 보낸 것”이라고 했다. 세세한 부분을 차치하고라도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말이라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8일 "지난 2021년 7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에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 봤고, 이후 자택을 방문한 또 다른 국민의힘 정치인과 함께 두 번째 만났다"고 했다.
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명 씨를 처음 만난 건 지난 대선기간 초반이라며 당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명 씨를 자택으로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의원 측은 '헛소리'라고 반박하고 나선 바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증언까지 참고해 볼 때 대통령실 측 해명은 거짓말로 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오전 한민수 대변인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님, 세상이 뒤집힐 일이 대체 무엇입니까?'란 제목의 논평을 내어 "대체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명태균씨와 무슨 일을 했는가? "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만으로도 경천동지할 일인데 이것이 20분의 1도 안된다고 하니 상상하기조차 두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을 향해 "이제 더는 침묵으로 회피할 수 없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 명태균씨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 대표인 이준석 의원은 명태균씨를 둘러싼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거짓말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통령실의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 대변인은 "국민께서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가 도대체 어디까지 국정에 개입하고 농단한 것인지 묻고 계신다. 더 늦기전에 모두 자백하시라"고 대통령실을 압박했다. 또 작금의 현실에 대해 "대체 누가 김건희 여사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도록 허락했는가? 이렇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과 법 위에 군림하며 민주주의를 망가뜨릴 수 있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날 조국혁신당 또한 김보협 수석대변인 명의로 '이제 용산대통령실은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가'란 제목의 논평을 내어 비판에 나섰다. 김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씨 사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용산 대통령실은 빠지고, 윤 대통령이 직접 전말을 밝히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김종인 전 위원장까지 끌어들여 곤란하게 하지 말고, 윤 대통령 부부가 언제 명씨를 알게 됐는지, 언제부터 명씨를 ‘비선 실세’처럼 부렸는지, 정말 명씨의 ‘조언’을 듣고 영국까지 가서 여왕 조문을 하지 않은 것인지, 명씨 말을 듣고 벌인 엉뚱한 짓은 또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직접 답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또 김 수석대변인은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아예 '똥 마려운 강아지'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쓰며 "언제까지 용산 대통령실이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끙끙대게 할 것인가? 똥을 싼 사람이 직접 치워야지, 왜 애꿎은 용산 대통령실 대변인실이나 고위 관계자들에게 뒤처리를 맡기는가?"라며 책임 회피에 급급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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