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에 대한 대통령실의 해명은 점점 더 의문점만 키우고 있다. 우선 만남 횟수만 따져보면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을 단 두 차례 만났다고 했지만 10일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여권을 중심으로 정치권 주변에서 나오는 증언만 종합해봐도, 적어도 네 차례라고 지적했다. 그 밖에 언제 처음 알게 된 건지 등도 대통령실 해명과는 엇갈리는 주장들이 있다.
JTBC는 우선 대통령실의 해명을 육하원칙으로 뜯어보며 분석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021년 7월 초에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가 자택에 명태균을 데려와 처음 보게 됐다고 설명했으며 얼마 뒤 역시 자택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는 최소 4번 만났고 김건희 여사와도 이즈음 만났다는 복수 증언과 정황이 나왔다.
그 해 7월 4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당시 전 검찰총장과 식당에서 만났는데 그 자리에 명태균과 김건희 여사도 함께 있었다. 그보다 일주일 전인 6월 28일 김 전 위원장은 명태균의 전화기로 걸려온 김 여사 전화를 받았다고 했으며 역시 명태균과 김건희 여사가 함께 있었다.
또 김영선 전 의원은 "자신이 이 해에 명 씨를 윤석열 부부에게 처음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 6월 28일보다 더 이전, 불특정 시점에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가 처음 만났을 거란 얘기가 된다. 같은 해 7월 28일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명태균 씨가 동석한 채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
또한 비슷한 시기 박완수 당시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이 명태균과 함께 윤 대통령 자택을 방문했다. 명태균은 7월 6일 이준석 당시 대표와 만남에도 자택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이 언제 처음 만난 것인지도 불명확하다. 다만 명태균은 JTBC와 인터뷰에서 지난 2021년 초 불거졌던 정치 논쟁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 주장했고 또 자신이 말한 대로 윤 대통령이 발언했다고도 했다.
지난 2021년 1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언급하며 이른바 '별의 순간' 발언을 했다. 같은 해 3월엔 이른바 윤석열 '발광체·반사체' 논쟁이 본격화됐는데 스스로 빛을 내는 정치인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명태균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총장 시절에 저한테 연락 옵니다. 전 총장 시절에 그래서 경선도 들어가기 전에…"라고 운을 떼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명 박사, 나는 발광체고 홍준표하고 유승민은 반사체래"라고 다른 정치인과 자신을 비교한 언론 기사 이야기를 꺼냈다고 말했다.
이에 명태균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 "제가 한마디 하죠. 정치인은 발광체가 없습니다. 존재하지 않습니다. 발광체는 오직 국민만 발광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허풍일 수도 있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해 7월 1일, 한 언론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인에게 "모든 정치인과 공직자는 반사체이고 오직 국민만 발광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명태균은 자신의 조언을 받아들였다는 취지로 설명했는데 허풍 혹은 우연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그렇게만 치부하기엔 뭔가 석연찮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명태균 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와 2년 전 캄보디아 순방을 두고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논란도 있다. 명태균이 "조심하라"고 조언하자 여사가 "감사하다"는 의견을 표현했다는 것이다. 명태균은 해당 내용을 부인했지만 당시 여권 핵심 관계자는 JTBC에 "명씨와 여사가 나눈 메시지를 직접 봤다"고 주장했다.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캄보디아로 순방을 갔다. 당시는 10.29 이태원 참사가 발발한 직후라 이 때도 '도피성 해외 순방' 논란이 일었다. JTBC는 해당 순방과 관련하여 명태균이 김 여사와 연락을 했다는 복수의 증언이 취재됐다고 전했다.
먼저 당시 김영선 의원실 회계담당자인 강혜경 씨는 JTBC에 명태균과 김 여사의 연락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명씨가) 여사랑 대통령이 (캄보디아 순방 관련해) 뭔가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전화를 해서…김건희 여사하고도 그 뒤에 '맞죠, 고맙습니다'라는 전화까지 받았던 얘기…"라고 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라 대통령의 캄보디아 순방 자체가 비공개였는데 명태균이 김 여사에게 조심하라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강혜경 씨 외에 복수의 당시 명태균 측근들도 JTBC에 "명씨가 김 여사에게 걱정을 전달하자 김 여사가 감사하다고 답하는 메시지를 봤다"며 "명씨와 여사의 친분에 매우 놀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명태균은 "누가 그런 또 이제는 뭐 공중부양 안 한다고 하더나"라며 JTBC를 향해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JTBC는 당시 여권 핵심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명씨가 직접 김 여사와 나눈 메시지를 보여줬다"며 "명씨가 캄보디아 순방과 관련한 우려를 김 여사에게 전하자, 여사가 '어떻게 아셨어요'하며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명태균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김 여사와 명태균의 관계에 대해선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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