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대선 전 날 만든 '명태균 메모장' 입수

당일 저녁 尹에게 직보됐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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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보고서' 및 '명태균 메모장'의 보고 경로 추정.(사진 출처 : 뉴스타파)
'명태균 보고서' 및 '명태균 메모장'의 보고 경로 추정.(사진 출처 : 뉴스타파)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9일 뉴스타파가 '명태균 보고서'를 가공 및 요약한 '명태균 메모장' 파일을 입수해 단독 보도를 했다. 뉴스타파는 이 '명태균 메모장' 파일이 대통령 선거 하루 전날인 2022년 3월 8일에 작성됐으며 취재 종합 결과 당일 저녁 명태균이 윤석열 후보에게 직접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뉴스타파는 20대 대선 당일 당일 미래한국연구소가 만든 비공개 여론조사였던 ‘명태균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존재했고, 핵심 참모진이 이 보고서를 토대로 전략 회의까지 열었던 사실을 신용한 교수의 증언을 통해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보고를 목적으로 만든 별도의 메모장 파일이 발견됐으니 '명태균 보고서'를 가장 먼저 전달받은 사람 또한 윤석열 후보 본인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스타파는 명태균은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2022년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 9차례에 걸쳐 '대선 면밀조사'란 이름의 비공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총 조사비용으로 6400만 원이 들었다. 이 기간에 명태균은 실무자 강혜경 씨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 총장 문자가 왔네"라며 결과 보고서를 빨리 만들라고 독촉했다.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 결과 대선 전 날인 2022년 3월 8일 명태균이 강혜경 씨에게 이 날 여론조사 결과를 요약한 500자 분량의 '메모장' 파일을 별도로 만들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즉, '명태균 보고서'와 별개로 '명태균 메모장 파일'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강혜경 씨는 그 날 오후 6시 20분에 여론조사 보고서 PDF 파일을 완성했는데 15분 후에 명태균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이 통화에서 명태균은 "다른 게 아니고 (여론조사) 보고서는 그냥 하고 그 텍스트 있잖아. 텍스트...그거 텍스트만 해줘. (여론조사) 보고서는 놔두고"라고 말했다.

그리고 17분 후인 오후 6시 52분에 강혜경 씨가 텍스트(글자)로 된 메모장 파일을 급히 만들어 명태균에게 카카오톡으로 보낸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명태균이 언급했던 '텍스트'가 37쪽에 달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정리해 요약한 메모장 파일이며 인쇄하면 A4 한 장 분량의 파일이라고 전했다.

또 명태균은 이 날 통화에서 여론조사 보고서에 나온 항목 중에 ▲지지후보 없음이나 ▲잘모름 · 무응답 항목을 빼고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등 후보들의 지지율 총합이 100%가 되도록 다시 계산해서 '텍스트' 메모장을 만들라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강혜경 씨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명태균 씨가 처음에는 여론조사 보고서를 만들라고 했다가 이후 전화로 텍스트로도 만들어 카카오톡으로 달라고 했는데, 어딘가에 보고하기 위해서 텍스트를 만들라 했던 것 같았다"고 전했다. 즉, 보고서에 들어간 이미지나 그래프 등을 모두 빼고 한 눈에 결과를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든 1장짜리 '보고용 파일'이었던 것이다.

명태균은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설명 없이는 윤석열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봉지욱 기자는 이를 두고 "이 말이 사실이라면 대선 전날 긴박한 상황에서 대면 설명을 할 수 없게 되자 그 대안으로 '텍스트 메모장'을 만들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뉴스타파 취재 결과 대선 직전 9차례 대선 면밀조사에서 '텍스트 메모장'이 작성된 건 3월 8일 단 하루 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뉴스타파 취재진은 '명태균 보고서'의 윤석열 캠프 전달 정황을 묻기 위해 지난 26일 직접 명태균과 전화 통화를 했다.

당시 명태균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원래 잘 아시겠지만 공표 조사 같은 경우는 공표되기 전에 기자들한테 돌리는 거다. 나는 그게(보고서) 왜 거기(윤석열 캠프) 있는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내가 보는 건데 그게 (캠프로) 갔다면 그럼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누가 돌렸든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며 윤석열 후보나 캠프에 보고서를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봉지욱 기자의 말에 따르면 명태균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다 여러 차례 뜻밖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는 당선 후는 물론 대선 기간 중에도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과 줄곧 연락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본선에 들어가면 국민의힘 당에서 다 하지만, 당에서 하는데 부족한 점이나 어려운 게 뭐가 있을까"를 생각해서 윤석열 후보와 전화 통화를 했고, 직접 만난 사실도 있다고 했다.

이 역시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경선 이후엔 명태균과 윤 대통령이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한 것이 거짓말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속담에도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했는데 명태균과 대통령실은 중요한 지점에서 자꾸 손발이 어긋나고 있다.

명태균은 대선 당시 자신이 윤석열 캠프를 방문한 사실이 없으며 캠프의 다른 인사와 소통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이 유일하게 알았던 캠프 인사는 윤석열 후보 뿐이었고 대선 당일 캠프 참모들에게 '명태균 보고서'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진 이철규 의원 측과도 일면식이 없다고 했다.

명태균의 해명을 요약하면 ① 대선 기간 중에도 윤석열 후보와 연락을 주고 받았다 ② 윤석열 후보 외에 다른 캠프 관계자와는 연락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선 당일 윤석열 후보 캠프에 '명태균 보고서'가 존재했다는 것은 신용한 교수의 증언과 그가 보유하고 있던 외장하드 속 파일이란 물증에 의해 이미 사실로 확인됐다.

봉지욱 기자는 "명 씨의 위와 같은 해명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캠프에 '명태균 보고서'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 후보 한 명으로 압축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또 '명태균 보고서'와 별개로 만들어진 '텍스트 메모장' 역시 명 씨가 윤석열 후보에게 SNS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보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명태균은 자신이 윤석열 후보의 돈을 받지 않았다고 수차례 강조했으나 정작 문제가 되는 건 그가 받지 않았던 억대의 여론조사 비용이다.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여론조사 비용은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창원시 의창구 공천으로 '퉁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여론조사 비용 충당을 위해 공천을 미끼로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이 씨와 고령군수 예비후보 배 씨 등으로부터 돈을 이리저리 끌어다 썼지만 정작 받아온 돈이 없어 김영선 전 의원이 자신의 세비로 그들로부터 받은 돈 일부를 물어줬고 현재 이 건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짜로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다면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할 수 있고 아울러 이걸 김영선 전 의원의 국회의원 공천으로 '상환'했다면 이는 '매관매직'으로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즉, 공짜로 여론조사를 받은 것도 여론조사비용 대신 국회의원 공천으로 갚은 것도 모두 법에 저촉되는 사항이란 것이다.

명태균은 자신의 휴대전화 기록 및 카카오톡 내용 등을 모두 검찰이 확보했다고 주장했는데 봉지욱 기자는 "이 말이 사실이라면 ① 윤석열 캠프에 ‘명태균 보고서’를 전달한 사람은 누구인지 ② 그리고 대선 전날 명 씨의 ‘메모장 파일’ 을 직접 보고 받은 사람은 누구인지 검찰이 수사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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