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교수의 충격 증언 "대선 당일에도 명태균 보고서로 회의"

대통령실과 명태균의 거짓말, 꼬리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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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사진 출처 : 뉴스타파)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사진 출처 : 뉴스타파)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7일 뉴스타파 단독 보도로 윤석열 캠프 정책총괄이었던 신용한 교수의 충격적인 증언이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9일, 명태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작성한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이하 '명태균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전달된 사실이 처음 그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이로서 대통령실과 명태균의 일치된 거짓말이 명백한 증거로 확인됐다.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당일 캠프 핵심 참모진들에게 '명태균 보고서'가 공유됐고, 이를 토대로 전략 회의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신 씨는 당시 자신이 받아서 가지고 있던 '명태균 보고서' PDF 파일을 공개했다.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지자 대통령실은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난 후 윤 후보가 명태균을 만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것은 2021년 11월 5일인데 이 해명이 진실이 되려면 윤석열 후보 측이 경선 후에 만들어진 '명태균 보고서'를 갖고 있어선 안 된다.

명태균 또한 언론을 통해 공표한 여론조사 외에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표 여론조사(명태균 보고서)는 윤 후보에게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만일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공짜로 맞춤형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다면, 이는 윤석열 후보가 명태균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셈이 된다.

대통령실과 명태균 양측이 모두 일관되게 '명태균 보고서'의 존재와 전달을 부인한 것 역시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석열 캠프에서 핵심 참모로 있었던 신용한 교수의 폭로에 따라 대통령실과 명태균의 해명은 모두 거짓말로 볼 수밖에 없게 됐다.

신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지낸 인물로 2년 전 대통령 선거 당시엔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책과 공약을 만드는 정책총괄지원실장이기도 했다. 그는 '정책과 공약'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실무 책임자였으며 분야별 전문가 600여 명의 보고를 받아 취합하고 정리해서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하는 위치에 있었다.

아울러 그는 핵심 참모진 20명 가량이 모이는 캠프 회의에도 참석했는데 아침에는 분야별 실무 책임자가 모이는 '전략조정회의', 저녁에는 '일일상황점검회의'라는 이름의 회의가 대선 당일까지 매일 열렸다고 뉴스타파 측에 증언했다. 회의 멤버에는 국민의힘 이철규, 윤재옥, 김은혜, 이상휘, 강명구 의원,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김오진 전 대통령실 비서관 등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회의 결과는 대부분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됐으며, 때로 윤석열 후보가 회의 석상에 나타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정작 대선 직후 인수위 시절에 사표를 쓰고 나갔고 지난 22대 총선에선 민주당 영입 인재 15호로 발탁됐다. 며칠 전 <굿모닝충청>과의 인터뷰에선 김건희 여사의 2022년 3월 재보궐선거 당시 서울 종로구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 폭로하기도 했다.

신용한 교수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자신이 갖고 있었던 2022년 3월 8일자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보고서(명태균 보고서) PDF 파일을 증거로 제시했는데 이 날은 바로 대선 하루 전 날이다. 그는 이 파일을 자신의 외장하드에서 발견했으며 자신이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할 당시 만들거나 수집한 약 7GB 분량의 자료가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신용한 교수는 이 '명태균 보고서' 파일이 대선 당일, 윤석열 후보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파일을 자신의 외장하드에 있는 '전략조정회의' 폴더에 저장했으며 그 시점은 PDF 파일에 '수정한 날짜'로 나오는 2022년 3월 9일 오후 2시 31분이었다. 이 시각은 대선 투표 종료를 3시간 반 정도 앞둔 시점이다.

그런데 뉴스타파 측에서 확인한 이 PDF 파일의 문서정보값에 따르면 파일이 최초로 만들어진 '만든 날짜'는 3월 8일 오후 6시 20분으로 미래한국연구소의 강혜경 씨가 '명태균 보고서' PDF 파일을 최초로 만든 시각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서정보값은 데이터에 대한 데이터인 '메타 데이터'라고 부르는데 사용자가 임의로 조작할 수 없다.

신용한 씨의 외장하드에 담긴 2022년 3월 8일자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보고서(명태균 보고서) 파일. 여론조사 이튿날인 대선 당일,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 신 씨가 외장하드에 이 파일을 받은 뒤 저장한 날짜가 2022년 3월 9일로 확인된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신용한 씨의 외장하드에 담긴 2022년 3월 8일자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보고서(명태균 보고서) 파일. 여론조사 이튿날인 대선 당일, 핵심 참모진들에게 공유됐다. 신 씨가 외장하드에 이 파일을 받은 뒤 저장한 날짜가 2022년 3월 9일로 확인된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뉴스타파는 이를 토대로 "외장하드 속 '명태균 보고서'가 신 씨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물증이 되는 이유"라고 결론지었다. 문제의 '명태균 보고서'는 총 37쪽 분량인데 주된 내용은 윤석열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는 예측이다. 뉴스타파는 이 보고서가 실제 미래한국연구소가 맞는지 추가로 확인했는데 강혜경 씨가 지난 25일 국회 법사위에 미래한국연구소가 만든 여론조사 보고서 일체를 제출했다.

뉴스타파는 강 씨가 제출한 보고서엔 대선 하루 전날인 3월 8일에 강 씨가 작성한 <2022. 차기 대통령 선거 면밀조사 결과 보고서 9차>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 측에서 강 씨가 만든 보고서와 신용한 교수의 외장하드에서 나온 '명태균 보고서'와 비교한 결과 제목과 내용, 분량은 물론 보고서를 PDF 파일로 만든 시각까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조나 변조, 조작 등의 가능성은 찾을 수 없었으며 신용한 교수가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명태균 보고서' 파일을 제보한 시점은 강혜경 씨가 국회에 자료를 제출하기 훨씬 전이다. 이보다 앞서 강혜경 씨는 "매일 윤석열한테 보고해줘야 돼"라고 말하는 명태균의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신 교수의 이번 증언은 명태균이 말한 그 '보고'가 사실이며, 그 '보고'가 대선 당일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정황이다.

강혜경 씨가 작성한 미래한국연구소 보고서(좌)와 신용한 씨의 외장하드에 담겨 있던 보고서(우)는 제목과 내용은 물론 파일을 만든 날짜까지 정확히 일치했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강혜경 씨가 작성한 미래한국연구소 보고서(좌)와 신용한 씨의 외장하드에 담겨 있던 보고서(우)는 제목과 내용은 물론 파일을 만든 날짜까지 정확히 일치했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다만 신용한 교수는 이 '명태균 보고서'가 캠프로 전달된 경로는 특정하지 못했는데 캠프 전략기획부총장 이철규 의원이나 선대본부장 겸 상황실장을 맡았던 윤재옥 의원이 여론조사 데이터를 주로 공유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캠프 회의에서 여론조사 데이터는 늘 중점적인 논의 대상이었고 결과에 따라 후보의 일정과 동선이 하루아침에 바뀔 정도로, 여론조사 보고서의 힘은 강력했다.

이제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캠프에 저 '명태균 보고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보고 받은 사실이 있느냐다. 이에 대해 신용한 교수는 뉴스타파 측에 참모진 회의에 등장한 '명태균 보고서'의 존재를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 와서 몰랐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평소에도 참모진 회의 결과는 대부분 윤석열 후보에게 보고됐고 특히 대선 하루 전 자신의 승리를 예측한 여론조사 결과를 대통령이 보고받지 못 했을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이를 두고 신 교수는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윤 대통령이 정말로 그 보고서의 존재를 몰랐다면 어떻게 참모에 불과한 자신이 '명태균 보고서'를 파일 형태로 받을 수 있었겠느냐는 반문도 덧붙였다.

신용한 교수는 명태균과 강혜경 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으며 공짜 여론조사 의혹이 불거지기 전까지는 자신의 외장하드에 '명태균 보고서'가 있다는 사실조차 떠올리지 못 했다고 했다.

실제 <굿모닝충청>과 시민언론 민들레, 리포액트가 연합해 결성한 탐사공동취재팀 <워치독> 이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의 시민언론 뉴탐사 사무실에서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당시 취재 중이었던 홍남표 창원시장 여론조사와 관련해 명태균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신 교수는 그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으로 보였다.

뉴스타파는 "이제 윤석열 캠프에 '명태균 보고서'가 존재했다는 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됐다"고 단언했다. 뿐만 아니라 신용한 교수의 증언을 통해 "▲윤석열 캠프가 '명태균 보고서'를 전달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 보고서를 선거 전략 수립에도 활용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고 못을 박았다.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사진 출처 : 뉴스타파)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사진 출처 : 뉴스타파)

뉴스타파가 이렇게 단언한 이유는 신 교수의 증언이 강혜경 씨의 주장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강 씨는 명태균이 대선 당시 수행했던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 3억 7000만 원을 윤석열 후보 측에 청구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으나 비용 대신 미래한국연구소 사외이사였던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창원시 의창구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강 씨의 주장이 진실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그 두 가지는 첫째로 명태균 씨가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를 윤석열 후보 혹은 윤석열 캠프에 전달한 사실과 둘째로 윤석열 캠프가 명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명태균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전달됐고, 이를 토대로 회의까지 한 사실이 밝혀졌으니 신용한 교수의 증언으로 첫째 조건이 확인됐고 둘째 조건은 공표된 회계 자료를 통해 이미 확인된 사실이니 윤석열 캠프가 '명태균 보고서'를 전달받았고 선거 전략 수립에도 활용했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아울러 강혜경 씨의 주장 또한 진실로 입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면서도 뉴스타파는 "다만 대통령실과 명태균 씨가 첫째 조건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강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그런데 이번 신용한 교수의 증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혐의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단서가 잡혔다고 봤다.

만일 이렇게 언론이 공개한 단서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지금처럼 복지부동을 유지한다면 국민들의 의구심이 커지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검찰 해체론'에 더욱 설득력이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정부의 비리를 비호하는 검찰에 대해 국민들의 시각이 호의적일 리 없기 때문이다.

한편 뉴스타파는 윤재옥 의원과 이철규 의원에게 캠프에서 '명태균 보고서'를 공유하거나 논의했는지 물었으나 윤 의원 측에선 "명태균 보고서를 본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답했고 이 의원 측에선 "윤석열 캠프는 명태균 혹은 미래한국연구소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신용한 교수의 주장을 전면 부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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