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국회의원(충남 공주청양부여)이 차분하면서도 송곳 같은 질의로 주목받았다.
박 의원은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질의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대상으로 “정치·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라며 “(오늘 질의는) 누구를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국토부 행정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지적하는 것”이라고 질의를 시작했다.
박 의원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명태균 씨가 창원 산업단지 부지 선정에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토부에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차분하면서도 명확하게 질의를 이어갔다. 질의 과정에서 박 장관을 윽박지르거나 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박 장관이 박 의원의 질의 내용 중 “윤석열 대통령이 창원을 방문해 산업단지 선정을 직접 발표했다”라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당시 창원 산단뿐만 아니라 15개 산단 지정을 발표했다. 국민은 윤 대통령이 창원 산단 선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오해 할 수 있다”라고 하자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말씀하시면 된다. 지금 이 장면은 생중계를 통해 국민이 지켜보고 계시다”라며 반론할 기회를 충분히 줬다.
박 의원의 송곳 같은 질의가 빛난 건 ‘유구-아산’ 구간 도로 건설에 대한 질의에서였다. 박 의원은 “장관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내년도 도로 건설 계획을 확정적으로 발표할 수 있느냐”고 질의하자 박 장관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은 “그게 일반적인 답변이다”라며 “하지만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유구-아산 도로 건설이 확정됐다고 말했고, 정진석 당시 국회의원도 지역에서 ‘지역의 20년 숙원사업인 유구-아산’ 도로 건설이 확정됐다. 원희룡 장관하고 통화해서 확인했다‘라고 말했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2023년도 10월 10일 실시된 국토교통부 국정감사 화면을 캡처해 질의했다. 그러면서 “동영상을 틀면 좋겠지만 여야 간사 합의사항이라 그럴 수 없다”라며 국감장에서 원 장관의 답변한 내용을 그대로 읽기도 했다. 최근 국감장에서 동영상 상영을 두고 여야가 격렬하게 대치하는 모습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박 의원은 이어 지난해 11월, 정진석 당시 국회의원이 지역구 행사에서 여러 번 ’유구-아산‘ 도로 건설이 확정됐다고 말했고,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도 “국토부안을 짜서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해서 도로 계획에 확정해 정상적으로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확정적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며 “지역주민들이 수십 년 숙원사업이 드디어 이뤄지는구나라고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원 장관은 한 달 뒤 퇴진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먹튀도 이런 먹튀가 없다”라고 지적하며 ““그 두 분을 경찰에 고소할 수도 있다. 법적 검토도 마쳤다. 하지만 설사 거짓말이라고 하더라고 꿈에 부풀어 있는 지역주민에게 찬물을 끼얹을 수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 장관이 이 문제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는 것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제가 지역주민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하느냐? 전임 장관과 전임 국회의원이 거짓말을 했다고 이야기해야 하나? 아니면 현재 국토부가 전임 장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해야 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박 장관은 “엄정한 기준에 따라 국토부가 잘 평가하고 있다”라고 답변했고, 박 의원은 “장관님 답변 예상했다. 만약에 사업이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고 국민 앞에 무한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임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겠다”라고 했다.
이날 박 장관의 질의는 차분하면서도 냉정했으며, 사실을 근거로 한 조리 있는 질의로 상대방을 압도했다. 그러면서 답변에 나선 장관을 존중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논리와 근거를 앞세워 송곳 같은 질의를 이어가면서도 지역 현안을 상기시킨 전개가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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