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1일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서울 도봉갑)도 오는 14일에 실시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7일에 안철수·김예지 의원이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행사한 바 있고 10일에도 김상욱·조경태 의원이 윤 대통령의 즉시 퇴진이 없다면 찬성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는데 그에 이어 5번째로 공개 이탈표가 나온 셈이다.
이 날 김재섭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나아가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죽는 길이 곧 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섭 의원도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에서 현재까지 최소 5명의 '이탈표'가 발생하게 됐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의 1/3 이상이 발의해 2/3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따라서 앞으로 3명만 더 찬성해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가결된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 7일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해 논란을 일으켰다.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은 김재섭 의원을 포함해 당시 표결에 불참했던 국민의힘 의원 105명의 얼굴을 모두 박제해 1면에 싣고 있다.
특히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 을)에게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먹는데 어떻게 해야 돼?"라고 푸념하자 윤 의원이 "재섭아,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앞장서서 반대해서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뒤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다' (하면서) 그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주더라"고 답한 사실이 알려져 지역구 주민들을 '개돼지'로 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도봉갑은 본래 김근태-인재근 전 의원 부부가 도합 6선을 지냈을 정도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었다. 그러나 지난 22대 총선에선 민주당 후보로 지역구에 연고도 없었고 지역구 현안도 잘 모르는 모습을 보였던 안귀령 후보가 공천을 받았기에 그에 대한 반발심과 녹색정의당 윤오 후보가 일으킨 약간의 표 분산 덕에 어부지리로 당선된 것을 감안하면 비판은 당연지사였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의 자택 앞에 탄핵을 촉구하는 손팻말과 함께 커터칼이 발견되고 지역구 사무실 앞에는 근조 화환이 배달되기도 했고 계란과 케첩 등 오물이 투척되는 등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또한 지난 총선 당시 상대 후보였던 안귀령 후보가 직접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지난 7일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불참한 이유에 대해 "나는 탄핵 표결에 불참했다. 분노와 흥분 속에서 겨우 나흘 만에 이뤄지는 탄핵을 확신할 수 없었다"며 "대통령에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퇴진에도 질서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탄핵 찬성으로 선회한 이유에 대해 "그러나 대통령은 하야를 거부하고 있다. 헌법적 공백을 초래하고 민심이 수용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하야 주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합헌성을 따져보겠다는 소식도 들린다"며 "이제 가장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우리는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어렵게 건넜던 '탄핵의 강'보다 크고 깊은 '탄핵의 바다'를 건너야 할지 모른다"며 "그러나 나는 우리 당의 저력을 믿는다. 이제 우리 당당하게 새로 시작하자. 부디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은 김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게 된 이유가 있느냐', '함께 하는 의원이 얼마나 있느냐', '소장파 의원끼리 논의된 내용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내 입장은 기자회견문에 있는 모든 것으로 갈음하겠다"고만 답하고 자리를 떠났다. 공개적으로 5명의 이탈표가 발생했기에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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