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가 자꾸 인사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가?

내란 옹호' 저서 쓴 강준욱, 논란 끝에 사과 했으나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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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욱 대통령실 비서관이 올해 3월에 쓴 자신의 저서 '야만의 민주주의'. 그 내용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를 옹호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출처 : 네이버 도서)
강준욱 대통령실 비서관이 올해 3월에 쓴 자신의 저서 '야만의 민주주의'. 그 내용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를 옹호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출처 : 네이버 도서)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올해 쓴 자신의 저서 <야만의 민주주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12.3 내란 사태를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 옹호한 것은 물론 윤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민에게 상황의 답답함과 막막함을 알리는 방식으로 계엄을 선택한 것”이라고 두둔한 사실이 지난 20일 한겨레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져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강 비서관은 부랴부랴 논란에 사과를 하며 사태 진화 및 수습에 나섰으나 이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그의 즉각 파면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진숙 전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또 다시 결함 있는 인사들의 존재가 드러났기에 인사 검증 라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강준욱 비서관이 올해 3월 발간한 자신의 저서 <야만의 민주주의>엔 “대통령의 권한은 법에 정해져 있다”며 “대통령의 권한인 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계엄=내란’이라는 프레임의 여론 선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의 저서엔 12.3 내란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극우 세력들의 관점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것은 물론 반복적으로 나타났는데 그는 “나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야당의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고 정의한다”며 “정부가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으로 손발을 묶는 의회의 다수당의 횡포를 참을 수 없어 실행한 체계적 행동이었다”고 썼다.

즉, 헌법재판소도 지난 4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라고 지적하며 사실상 내란으로 규정한 것을 '저항'이라고 옹호하는 것은 물론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등을 가리켜 '폭거' 운운하며 사실상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극우 세력들이 주장한 것을 그대로 앵무새처럼 따라한 셈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강 비서관은 내란 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의 '무죄'를 주장하는 궤변을 펼쳤다. 그는 “계엄으로 인해 사람이 죽거나 혹은 다치거나, 국민의 기본권이 제약되거나 자유가 침해되었다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며 “대통령의 행동 방식에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엄 이전에 있었던, 민주주의를 앞세운 수많은 폭거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당연한 일인 듯 받아들이면서 계엄은 단죄되어야 할 일로 간주하는 데는 ‘민주화-정의로움’이라는 국민 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 역시도 윤 전 대통령 측이 '2시간짜리 내란' 운운하며 늘어놓은 궤변과 맥을 같이 한다.

또 한겨레는 강 비서관이 자신의 저서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계엄을 선택했다”는 주장도 폈다고 전했다. 그는 “계엄이 대통령의 권한임은 분명하지만, 실행에 있어서 처음에는 시점도, 방법도, 전략도, 행동계획도 그 어떤 것도 제대로가 아니었다”며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행한 변론에서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입법부를 뒤집어버릴 생각은 없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몽령’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은 보통 사람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그는 실제로 국민에게 당시 상황의 답답함과 막막함을 알리는 방식으로 계엄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계몽령' 운운하는 것 역시 윤 전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이 떠드는 궤변에 불과하다.

아울러 당시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선 노골적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누가 되든 야권의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이념은 세상을 퇴보시키는 것이 분명하지만 이재명만큼 예측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사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가 범죄자이든 아니든 이재명의 행동이나 이제까지 살아온 행태를 볼 때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강력한 공포의 전체주의적·독선적 정권이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매우 크다”며 근거 없는 마타도어를 늘어놨다.

이에 한겨레 측에서 강 비서관을 향해 인터뷰를 하며 "책의 내용이 이재명 정부의 기조와 다른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제가 완전히 민주당 쪽은 아니었지만 대통령이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도 함께해야 하니 그런 분을 찾아보라 해서 제가 추천된 것”이라며 “철학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 말씀드릴 입장이 못 된다”고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진 이후 여론은 발칵 뒤집혔다. 당연히 강 비서관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은 물론 즉각 파면에 처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위 저서 뿐 아니라 5년 전 한 강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두고 "빨갱이 느낌이 든다", 문재인정부를 향해서는 "하는 일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는 수준"이라는 발언을 한 사실까지 드러나며 논란은 더욱 커져만 갔다.

이에 강 비서관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는 입장문에서 "수개월간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제가 펴낸 책의 내용과 표현으로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가해진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국민께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는 "어떠한 변명으로도 국민께 끼친 상처와 불편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철저한 성찰을 바탕으로 세대, 계층, 이념으로 쪼개진 국민들을 보듬고 통합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사과문에도 분노한 여론은 전혀 사그러들지 않았고 여당 내부에서도 그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강 비서관 임명 논란과 관련해 “‘통합’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생각했을 때 예를 들어 다른 정책 또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데 내란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좀 선을 넘는 것이라 본다”며 “쉽게 말해 대한민국 헌법, 헌법적 가치를 다르게 생각하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만약 그런 분이 공직에 있으면서 정부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한다면 우리가 내란 특검이라든가 정부가 지금 내란 종식을 위해 애쓰는 일들이 과연 설득력을 가지겠는가”라며 “인수위원회가 없는 정부였기 때문에 만약 (인사 검증의) 실수였다면 다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인 신정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란을 미화한 자가 그 자리에 있는 한, 국민통합은커녕 분열과 증오만 키울 뿐이다. 강준욱 비서관의 즉각 파면만이 분노를 잠재울 유일한 방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의 헌정파괴와 내란음모가 역사 앞에 명백히 드러난 마당에 이를 ‘정당한 행위’로 포장하고 민주주의를 야만이라 낙인찍은 자가 지금 대통령실에서 국민통합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며 통합이라는 말을 더럽히는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계엄이 당시 야당의 국회 전횡에 대한 정당한 저항이라는 황당무계한 논리는 전한길, 전광훈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물이며, 즉각적인 인사 조처가 없을 경우 정부 전체가 이 야만적 언행에 동조하는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의혹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이진숙 전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또 이렇게 보수, 극우 성향 인사가 등용된 것에 대해 인사 검증 라인의 책임을 묻고 있다. 촛불혁명,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정면으로 '실용', '통합'이란 미명 하에 내란을 옹호하는 사람을 등용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모름지기 인사가 만사라고 했는데 아무리 인수위 없이 출범했다지만 이런 잡음이 계속 나오는 것은 결코 유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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