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갑수·이종현 기자] 탄핵 정국 속에서 진행된 김태흠 충남지사의 송년 기자회견은 “가급적 도정에 집중해 달라”는 요청에도 대부분의 질문은 정치 분야에 쏠렸다.
김 지사는 2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지사는 언론 질의에 대한 답변 과정에선 비상계엄령 선포와 관련 수차례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판단”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먼저 SNS를 통해 “탄핵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질의에는 “탄핵 찬성은 아니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속에서 탄핵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회 질서를 바로 잡고 국정 혼란을 막기 위한 부분에 있어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꼭 탄핵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법적으로 가겠다고 얘기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며 “그 안에서 (국민의힘이) 어떤 형태로든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얘길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정당한 통치행위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정당한 통치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란죄인지 아닌지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계엄 선포가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이라는 것에는 확신하지만 내란죄 또는 다른 죄를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다음으로 김 지사는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이 수사에 비협조하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서류를 반송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당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내란 공범, 내란 방조범 등 표현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경고에 대해선 “국정 안정을 주장하면서 오히려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정인 국민의힘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갔다. 그는 “당 간판을 내릴 정도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솔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정성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지사는 탄핵 인용 시 치러질 예정인 조기 대선과 관련, 거취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저한테도 그런 기대를 갖고 있는 분들이 있고 (대선 출마를) 요구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 꿈꾸는 사람치고 대통령 되는 사람 한 번도 못 봤다. (저는) 대통령 꿈꾼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다만 “저도 나이도 그렇고, 분기로 치면 3분기 가까이는 지난 상황 아닌가 싶다.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마감해야 하는지 (고민)”이라며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께서 ‘저녁 노을을 붉게 물들이겠다’고 말씀하셨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불태우는 정치를 하겠다는 얘긴데, 나이가 먹으니 그 말씀에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김 지사는 “어떤 역할이 제일 중요한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도민께서 제게 도지사로서 역할과 책임을 맡기셨다”는 말로 도정이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에 대해선 “국가에서 매입하는 양곡관리법은 농업·농촌을 죽이는 일”이라면서 “충남의 초과 생산된 쌀을 매입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시적인 상황 속에서는 지방정부가 쌀을 매입해 비상적인 조치를 취하고 국가도 수매량을 늘려 시장가격 맞추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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