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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지난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송년 기자회견을 가진 김태흠 충남지사가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인데다, 정치적인 변수가 너무 많아 좀 더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먼저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대통령 꿈꾸는 사람치고 대통령 되는 사람 한 번도 못 봤다”며 “(저는) 대통령 꿈꾼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는 이어 “저녁 노을을 붉게 물들이겠다”는 고(故)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발언을 인용한 뒤 “마지막까지 자신을 불태우는 정치를 하겠다는 얘긴데, 나이가 먹으니 그 말씀에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 조기 대선 불출마에 무게 두면서도 가능성은 열어
그러면서 김 지사는 “어떤 역할이 제일 중요한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도민께서 제게 도지사로서 역할과 책임을 맡기셨다”는 말로 도정이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현재로선 조기 대선 불출마 쪽에 무게를 두는 듯하면서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진 않은 셈이다. 왜일까?
우선 여전히 정치적 변방인 충청도의 한계에 따른 고민 때문으로 보인다. 영남과 호남의 경우 각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반면 충청권은 선거 때마다 부침이 크다는 점에서 파이를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김 지사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할 경우 최소한 충청권에서는 1위를 차지해야 본선 진출 또는 대선 승리 여부와 무관하게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왕이면 전국적인 지지율 역시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한다면 금상첨화다.
과거 민선5·6기를 이끈 안희정 전 지사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충청대망론에 힘입어 이와 거의 유사한 궤적을 그리며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출마한다면 충청권 1등, 전국 두 자릿수 지지율 확보해야
반면 민선7기를 이끈 양승조 전 지사는 이 두 가지 모두 실패하면서 일찌감치 컷오프됐고, 이는 다음 지방선거 패배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김 지사 역시 이 부분을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김 지사가 기자회견 직후 <굿모닝충청>과 만나, 만에 하나 조기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실패 후 다시 도지사 선거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 반대, 즉 불출마 시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까지 충청권을 대변할 주자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과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보령~대전고속도로, 제2서해대교 등 주요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여야 모두 충청권 이익 대변할 주자 없어…"오세훈·홍준표보단 낫다" 평가도
김 지사 역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충청권의 이익을 누군가는 대변하고 극대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김 지사 주변에서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나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 언론에서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된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소한 오 시장과 홍 시장보다는 김 지사가 낫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홍범도 장군 논란 당시에 보여준 소신 발언 등 김 지사의 ‘중도 확장성’도 지켜볼 대목이다.
종합하면 김 지사는 충청도라는 정치적 한계와 함께 당내 상황과 기존 주자들에 대한 평가와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역대 도지사들의 전례를 놓고 볼 때 도정 성과가 대선 출마의 밑거름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현안 해결에 당분간 집중할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김 지사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당내 주자들의 구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조기 대선과 관련해서는 ‘나서지도,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않는’ 스탠스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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