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탄핵심판 인용으로 파면된 후 그의 성벽 안에서 온갖 법망을 피해갔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의혹이 하나둘씩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300만 원 상당의 디올백 문제도 다 해결이 안 난 상황에서 또 다른 명품백 수수 사건이 터진 사실이 20일 밤 JTBC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JTBC는 통일교 측에서 김건희 씨의 선물이라며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여러 가지 선물을 전달했는데 그 중 하나가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샤넬백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샤넬백은 김 씨의 비서 유경옥 씨에게 실제 전달된 걸로 확인됐다고 했다. 유 씨는 코바나컨텐츠 시절부터 10년 넘게 김 여사 곁을 지킨 최측근 인사다.
2022년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통일교 측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영국 브랜드 그라프의 6000만 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그리고 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넸다. 그 동안 전 씨는 이 선물들의 행방에 대해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이 지난 4월 30일 윤 전 대통령 부부 아크로비스타 자택과 김건희 씨의 수행비서 2명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JTBC는 이후 검찰이 김 씨 측에 샤넬백이 전달된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김 씨의 수행비서 유경옥 씨가 해당 샤넬 가방을 직접 교환한 걸 확인한 것이다.
검찰은 샤넬 제품번호를 추적해 통일교 측이 최초 구매한 사실을 확인했고 제품 교환 이력까지 파악했고 확보한 증거에 따르면,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샤넬에서도 고가 라인 가방이라고 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17일 건진법사를 다시 불러 조사했는데 이 때 샤넬백 영수증 등을 건진법사에 들이밀며 추궁했고 JTBC는 건진법사가 유 씨에게 샤넬 가방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건진법사는 "유 씨에게 다시 돌려받았고, 결국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유경옥 씨는 코바나컨텐츠부터 시작해 대통령실까지 함께한 김건희 씨의 측근 중 측근으로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을 당시 김 씨의 손가방을 대신 든 여성이다.
뿐만 아니라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가 디올백을 전달할 때 김건희 씨와 함께 있었고, 해외 순방 중 명품점을 들렀을 때도 수행한 비서로 알려졌다. JTBC는 검찰이 어떻게 김건희 씨의 측근인 수행비서에게 다시 돌려달라는 지시를 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건진법사가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검찰이 전 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해 추가 소환 조사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JTBC는 검찰이 앞서 언급된 유경옥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서 샤넬백을 그냥 받기만 한 게 아니라 직접 샤넬 매장을 방문해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기까지 한 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JTBC는 유 씨가 처음엔 100만원을 보태서 다른 샤넬 가방으로 바꿨고, 그 다음엔 200만원을 추가로 내고 또 다른 샤넬 가방과 샤넬 제품으로 바꿨다고 했다.
이렇게 300만원 정도의 웃돈을 주고 두 번에 걸쳐 제품을 교환한 이력이 고스란히 검찰에 포착된 것이다. 샤넬은 제품마다 고유 번호를 부여하는데 이 번호를 통해 최초 구매자부터 교환 이력 등을 추적할 수 있다. JTBC와 인터뷰를 한 샤넬 관계자는 "시리얼 넘버도 저희 전산에 등록이 되기 때문에, 따로 삭제나 탈퇴 요청을 하지 않으신다면 계속 (이력을) 보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JTBC는 특히 200만원을 더 보탠 두 번째 교환 때 유 씨가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새로운 샤넬 제품으로 바꿨다고 했다. 가방뿐 아니라 다른 샤넬 제품도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데 건진법사는 이 모든 걸 자신이 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JTBC는 건진법사가 "웃돈 300만원도 자신이 내줬다"면서 "여러 제품으로 바꿔서 여러 사람한테 선물하려고 교환했는데 모두 잃어버렸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정작 돈을 준 증거는 제출하지 않았다. 검찰은 코바나컨텐츠 시절부터 김건희 씨의 최측근이었고 부속실 행정관으로 수행한 유경옥 씨가 건진법사의 말을 듣고 김 씨와 무관하게 이런 일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는 건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유 씨가 샤넬백 전달과 웃돈을 주고 다른 샤넬 제품으로 교환한 건 모두 김 여사 뜻일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이제 중요한 건 이 샤넬백을 구매한 사람은 누군가인데 제품번호를 역추적한 결과 윤 전 대통령과 독대했다던 당시 통일교 본부장의 '처제' 이름이 나왔다.
검찰은 통일교 측이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건진법사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이라고 준 1000만 원이 훨씬 넘는 원래 사넬백의 구매자를 찾기 위해 김건희 씨의 수행비서 유경옥 씨가 두차례 걸쳐 교환한 샤넬 제품들을 역추적했다. 그 결과 샤넬 전산망에 등록된 구매자는 이 씨였는데 그는 바로 건진법사에게 김 여사 선물을 건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 씨의 처제 이름이었다.
즉, 통일교 인사가 구매한 1000만원이 훨씬 넘는 샤넬 가방이 건진법사를 거쳐 김건희 씨의 수족과도 같은 수행비서 유 씨에게 전달된 것이다. 그럼에도 건진법사와 김건희 씨 측은 모두 "김 여사에게 전달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즉, '김 여사 선물'이라며 받은 수천만원대 명품을 건진법사가 '배달 사고를 냈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샤넬 가방뿐 아니라 천수삼 농축차도 김 씨 측에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 이유는 2022년 7월 윤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에게 '김건희 여사가 물건 잘 받았다더라', '여사님께서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김건희 씨와 비서 유 씨 그리고 건진법사 간 말맞추기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건진법사 등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성벽 안에서 온갖 수사망을 피해갔던 김건희 씨는 그 성벽이 무너지자 고스란히 그간 감춰져 왔던 비리 의혹들이 다시 드러나며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이미 지난 4월 25일 5차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인데 이에 대한 찬성 여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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