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국장 유서 공개...'명품백 면죄'에 괴로운 심정 담겨

전현희, 유철환 권익위원장 향해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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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무혐의' 종결해 비판을 받고 있는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사진=연합뉴스)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무혐의' 종결해 비판을 받고 있는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사진=연합뉴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의 소환조사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선 날 한겨레가 명품백 수수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한 것에 괴로움을 느끼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김상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의 유서를 공개했다. 권익위원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서울 중구·성동구갑)은 이 기사를 공유하며 유철환 권익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6일 한겨레는 단독 보도를 통해 작년 8월 권익위가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무혐의'로 종결 처리한 것에 대해 격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김상년 전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의 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김 전 국장은 해당 사건의 실무 책임자였는데 유서 형식으로 남긴 카카오톡 메시지에 자신의 심적 고통을 적나라하게 담았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겪은 괴로움과 자책, 억울함 등을 토로했다.

한겨레가 유족을 통해 확보한 김 전 국장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그는 작년 7월 30일부터 8월 7일까지 '나와의 채팅' 기능을 인용해 '김상년 남기는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대화방을 만들어 총 26개의 글을 작성했다. 이 중 7개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 등을 전하는 내용이었고 나머지 19개가 바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과 관련된 것이었다.

김상년 전 국장은 권익위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종결 처리와 부패 방지 제도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 아쉬움, 억울함, 당부 등을 총 19개 메시지에 걸쳐 남겼다. 그는 이 메시지들을 실제로 발송하지는 않았다.

그가 대화방을 만든 것은 권익위 전원위원회가 지난 2022년 9월 발생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 "법률 위반 사항이 없다"며 종결 처리하고 50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는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씨의 명품 가방 수수 사실을 감독기관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한겨레 단독 기사 링크를 첫 메시지로 올렸다.

이어 그는 8월 2일, 아내와 자식, 동료 등에게 남기는 작별 인사를 올린 뒤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집중해서 올렸다.

한겨레가 공개한 그의 생전 마지막 메시지를 보면 “5개 반부패 법률의 정치적 악용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이 소중한 제도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닌지 모두 생각하고 고민해주십시오”,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가진 자와 권력자에겐 더 엄격하고 약자에겐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법률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등이 있었다.

이어 그는 숨지기 하루 전인 8월 7일 마지막으로 6개의 메시지를 올렸는데 그는 “가방 건과 관련된 여파가 너무 크네요. 제 잘못은 목숨으로 치르려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방법뿐이고요. 왜 제가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됩니다”라고 적었다.

또 “어쭙잖은 정의감과 무능이 모든 걸 망쳐버렸다. 나 하나로 위원회에 대한 정치적 공세와 비난이 없어지길 절실히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이 메시지를 작성하고 다음 날 오전에 그는 자신의 집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한겨레는 유족들의 전언을 인용해 숨진 김상년 전 국장이 명품 가방 사건을 종결 처리한 전원위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실무 책임자이자 부패 방지 전문가로서 도의적 책임감과 자책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유족은 김 전 국장이 숨진 뒤 그의 휴대전화에서 해당 메시지를 발견했지만,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개를 보류해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소식에 권익위원장을 지냈던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상년 전 국장의 유서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김건희가 특검에 출두하는 날, 김건희 명품백에 희생된 권익위 고 김상년 국장을 추모합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숨진 김 전 국장이 자신이 권익위원장에 재직했던 시절 '가장 아끼고 존경했던 직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김 국장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혀 반드시 명예를 되찾아 주겠다고 눈물 흘리며 고인의 빈소앞에서 약속한 바 있다. 참으로 가슴이 에이고 매우 아프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 의원은 작년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김상년 전 국장을 언급하며 "누가 이 분을 죽였느냐?"며 눈물의 연설을 한 바 있었다.

이어 전 의원은 유철환 권익위원장을 향해 "김 국장의 억울한 죽음에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후안무치한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특검 수사를 기다리기 전에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하는 것이 순리"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평생을 권익위의 부패 방지 업무에 헌신해온 강직한 공직자로서 평생을 살아온 고인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진상을 규명하고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책임자들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통령 부부의 범죄의혹에 대한 부당한 면죄부 발부과정에서 강직한 부하직원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은 기관장인 유철환 권익위원장에게 있음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전 의원은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을 향해서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김상년 전 국장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들을 처벌해줄 것을 당부하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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