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에게 '선물용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김건희 여사를 위한 보수적인 언론사가 필요하다"며 통일교 현안인 YTN 인수를 청탁한 사실이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비리 및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윤 전 본부장을 불러 건진법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의 진위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자체 취재를 통해 윤영호 전 본부장이 2022년 11월 경 건진법사에게 “통일교는 보수적인 종교단체이고, 김 여사를 위해 보수적인 언론사가 필요하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이에 건진법사는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시기는 건진법사가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을 통해 YTN 인수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했을 무렵이다.
이같은 청탁에 건진법사는 윤 전 본부장에게 “YTN을 인수할 수 있도록 조치하려고 한다. 한전(한국전력공사)과 마사회 지분 가진 것을 확인하고, 이 의원에게 인수방법을 알아보겠다”고 구체적인 인수 방법까지 문자메시지로 제시했다.
한겨레는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에게 ‘김건희 청탁용’으로 건넨 금품의 대가로 통일교의 YTN 인수 추진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날 특검팀은 YTN 공기업 지분 매각의 주관사였던 삼일회계법인을 압수수색했다.
아울러 YTN 인수 추진을 포함한 통일교 쪽의 각종 현안 청탁이 실제 김건희 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건진법사와 윤 전 본부장의 문자 내용에는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등 여러 통일교 현안이 거론됐고, 윤 전 본부장이 “김 여사에게 전달됐냐”고 묻자, 전씨는 “여사에게 전달드렸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건진법사는 윤 전 본부장을 통해 전달받은 통일교 현안을 실제 김건희 씨에게 전달하진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한겨레는 앞서 건진법사 의혹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이 확보한 윤 전 본부장 수첩에 “2022년 11월 말 서울의 한 호텔 중식당에서 전씨가 김 여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통일교 현안인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와 와이티엔 인수 등을 청탁하는 걸 직접 봤다”는 내용이 적혀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통일교 쪽이 김건희 씨를 비롯해 정치권에 로비한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 아닌 교단 차원의 조직적 움직임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로 국민의힘과 통일교 간 유착 의혹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이미 22일 한겨레 단독 보도로 통일교 고위 간부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의 당원 가입을 논의한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실제로 교인들에게 국민의힘 입당 원서가 배포됐다는 내부 증언이 나온 사실이 공개됐다.
이 때문에 통일교의 본산인 천정궁과 권성동 의원의 사무실 등이 특검팀에 의해 압수수색됐다. 이미 지난 2022년 일본에서 발생한 아베 신조 총격 피살 사건 당시 통일교가 일본 정계와 단단이 유착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준 바 있는데 한국 정계 역시 통일교와 밀착됐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한편, 통일교 교주 故 문선명 씨의 배우자이자 현재 통일교 총재를 맡고 있는 한학자 씨는 "한 사람의 배신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 특검이 하늘을 모독했습니다. 이 특검은 공개석상에서 잘못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참부모들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어"라며 특검 수사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한학자 씨의 입에서 나온 '참부모'란 통일교 교주인 문선명 씨와 현재 총재인 자신을 말한다. 통일교 신도들은 교주 문선명 씨 부부를 아버지, 어머니처럼 받들어 모시고 있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