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일당에 '20억 두 달 맡기고 수익 40% 약속'

더 이상 피할 길 없는 김건희...또 다시 논란될 檢의 부실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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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아크로비스타 자택으로 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아크로비스타 자택으로 향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일당에게 계좌를 맡기고 수익의 40%를 주기로 했다는 육성 파일이 17일 JTBC 단독 보도로 공개된 바 있는데 JTBC는 18일에도 단독 보도를 통해 김 씨가 얼마를 맡겼는지 구체적인 액수까지 파악됐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건희 씨가 20억 원을 두 달 동안 맡기고 여기서 나온 수익을 배분하려 했다고 밝혔다.

서울고검 재수사팀은 김건희 씨와 미등록 투자자문사 블랙펄 간의 약정 내용을 확인하는 데 주력해 왔는데 주가조작 컨트롤타워인 블랙펄과의 약정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알았는지 보여주는 핵심 단서이기 때문이다. JTBC는 자체 취재를 통해 검찰이 김 씨가 블랙펄에 20억원을 두 달가량 맡기고 수익의 40%를 배분해주기로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펄에 수익 40%를 주기로 한 건 증권사 미래에셋 직원과 나눈 김 씨의 통화 육성에 담겨 있고 이미 이는 17일 공개된 바 있다. JTBC는 검찰이 여기에 김 씨가 2010년 10월 말쯤부터 블랙펄에 20억원을 맡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블랙펄에서 발견된 '김건희 엑셀파일'에는 2011년 1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김 여사의 주식 거래를 정리한 내역이 나온다.

또 검찰은 20억원을 약 두 달간 맡기는 대가로 주식 수익의 40%를 주기로 한 건 주가조작을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현재 확보된 증거만으로도 김 씨를 주가조작의 방조 내지 공모 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달리 말하면 그간 검찰이 부실수사를 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미 대법원은 전주 역할을 한 손모 씨에게 유죄를 확정하면서 "주가조작에 대한 미필적 인식과 예견만으로도 방조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결한 바 있고 앞서 한국거래소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모두 13억원의 차익을 거뒀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김건희 씨가 이 주가조작 의혹에 실질적으로 가담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증거는 더 있다. JTBC는 검찰이 김 씨가 특정 이동통신사의 휴대용 공유기, '에그'를 언급하는 육성 파일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실제 주가조작 일당이 당시 이 에그를 사용해 거래를 했는데, 이건 주가조작을 벌일 때 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던 방식이다.

이는 검찰의 기존 수사 내용을 뒤집는 사실이기에 더욱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작년 10월 김건희 씨를 무혐의 처분하며 "주식 거래나 주식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식 시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라고 감싸기까지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인 올 4월 25일부터 활동한 도이치 재수사팀은 이를 완전히 뒤집는 정황을 확인했다. JTBC는 김건희 씨가 미래에셋을 통해 주식 주문을 한 첫날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용 와이브로 에그가 있다더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여기서 '에그'는 특정 통신사 브랜드명으로 무선 와이파이가 보편화되기 전 널리 쓰이던 휴대용 인터넷 연결 장치를 의미한다.

일반 인터넷망은 IP 추적이 용이해 사용자를 특정하기 쉽지만 휴대전화 통신망을 이용하는 휴대용 공유 장치는 접속할 때마다 IP가 바뀌어 추적이 어렵다. 그래서 2010년 초반 당시 주가조작 일당들은 수사기관 등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 공유기를 흔히 사용했다.

김 씨와 연루된 블랙펄인베스트 주가조작 일당 역시 바로 이 브랜드 장비를 사용해 주식 거래를 했는데 김 씨가 정확히 그 장치를 지목해 증권사 직원에게 얘기했고 그것이 김 여사 본인의 육성에 그대로 담겼다. JTBC는 검찰이 김 씨가 인터넷 공유장치까지 언급한 사실은 단순히 주가조작을 인지한 차원을 넘어 조작에 적극 가담한 걸 보여주는 뚜렷한 정황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JTBC는 검찰이 2차 주가조작 시기의 주포 김 씨를 불러 김건희 씨의 육성 파일을 들려줬으며 주포 김 씨가 이걸 듣고 수익 40% 조건이라면 주가조작 일당이 김건희 씨에게 원금 보장뿐 아니라 담보도 제공해줬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도이치 재수사팀은 블랙펄인베스트와 주가조작을 주도한 2차 주포 김모 씨를 불러 조사했다. 김씨에게 '블랙펄에 계좌를 맡기고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김건희 여사의 육성을 들려주며 주가조작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2차 주가조작은 2010년 말부터 이뤄졌는데,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 검찰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JTBC는 주포 김 씨가 17일 조사에서 김건희 씨의 육성 파일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그가 육성을 직접 듣고 놀란 반응을 보이며 검찰에 '또다른 조건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주포 김 씨는 검찰에 "40%의 수익을 주는 것이면, 주가조작 일당이 원금 보장을 약속하고 담보도 제공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일당에게 많은 수익을 배분해주는 대신에 원금을 보장해주는 조건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원금 보장은 수익 배분과 함께 주가조작을 전제하는 핵심 근거다. 정상적인 주식 투자에서는 있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주포 김 씨는 앞서 전임 수사팀에 "김 여사는 주가 관리를 몰랐던 것 같고, 저도 주가를 관리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는데 김건희 씨 육성이 나오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그럼에도 김건희 씨에 대한 무혐의 결정을 한 전임 수사팀은 "김 여사가 범행에 관여했다고 인식한 공범들의 진술이 없다"며 이를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JTBC는 2010년을 전후로 이뤄진 이른바 1차 주가조작 시기에서도 원금 보장이 의심되는 진술과 정황은 있었는데 김건희 씨의 주식 계좌를 관리한 1차 주포 이모 씨 측이 2010년 3월 김건희 씨에게 4700만원을 송금했는데 김 씨의 손실액과 정확히 일치했던 것이다.

그러나 전임 수사팀은 손실 보전을 통한 원금 보장은 없었다고 결론 내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결국 작년 서울중앙지검 전임 수사팀은 처음부터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제대로 밝힐 생각이 없었으며 김 씨를 무혐의 처분하기 위해 수사하는 시늉만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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