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지난 17일 새벽부터 시작된 충남 지역의 기록적인 폭우는, 또다시 자연의 힘 앞에 무력한 시민과 농민, 상인들의 한숨을 깊게 만들고 있다.
예산군과 당진시, 그리고 도내 여러 지역에서 쏟아진 폭우는 인명 피해와 농경지 침수, 도시 침수, 수산물 폐사 등 다양한 피해를 남기며 재난의 참혹함을 드러냈다.

지난 17일 밤, 예산군 삽교읍 용동3리 일대는 ‘물에 잠긴 농촌마을’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 마을은 삽교천 제방이 터지면서, 주민 50여 명이 긴급 대피령을 받고 인근 용동초등학교로 피신했다.

18일 오전, 마을 주민들은 다시 돌아와 보니, 아직 물이 남아 있어 접근조차 못하고 있었다.
물을 빼는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오늘 내로 마무리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축사도 잠겨 빠져나오지 못한 소들이 폐사하고 제방 위까지 피신한 소들과 아직 물에 잠겨 있는 젖소들도 보였다.

물가에서 대피하는 소들과 공포 속에 울어대는 소들의 울음소리만이 정적을 깨고 있었다.
간신히 물이 빠진 집안 곳곳에는 물에 젖은 집기와 흙탕물 자국이 남아 있었다.

주민 C씨는 “쌀과 마늘, 콩이 모두 젖어 버렸다”며, “이 일을 어찌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주민 D씨는 “예당저수지 방류 이후 물이 더 불어났다”며, “제방이 견디지 못하고 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수해 지역에서 만난 최재구 예산군수는 “제방 붕괴 원인을 아직 찾지 못했고, 긴급 복구를 진행 중”이라며, “환경부와 농어촌공사, 지자체 간 협력과 재량권 확보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기후 변화로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있는데, 농어촌공사와 지자체가 재량권을 갖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해 피해는 예산군 뿐만이 아니었다. 충남 당진 전통시장도 자연재해의 참혹한 현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상가 양옆으로 줄지어 늘어선 도로에는 성인 키 높이까지 쌓인 쓰레기와 물에 젖은 상품들이 흩어져 있었다.
박스째로 젖은 새 제품, 떠 밀려온 쓰레기와 폐자재들이 뒤엉켜, 자연재해의 참혹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이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한쪽에서는 수돗물을 틀어 놓고 포장지를 씻으며 피해 복구에 힘쓰고, 다른 한쪽에서는 쓰레기와 젖은 집기를 수거하고 있었다.
피해 복구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곳곳에는 쌓인 쓰레기와 물기 가득한 바닥이 남아 있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도 수해를 겪었던 상인들은 이번에도 또다시 한숨을 내쉬며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내부를 들어가보니, 가지런히 쌓인 공구 트레이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고, 전자제품들은 제 역할을 못한 채 방치되어 있었다.

한 상인은 “작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그땐 무릎까지 차오른 물이었는데, 이번에는 허리까지 차올라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피해 복구와 재난 대응은 계속되고 있지만, 자연의 힘은 여전히 강력했고, 피해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