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이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에 의해 소환돼 조사를 받고 15시간 만인 28일 새벽 귀가했다.
지난 27일 오전 9시 25분경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한 윤 의원은 조서 열람을 포함해 14시간 45분간의 조사를 마치고 28일 오전 0시 10분쯤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윤 의원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서 윤 전 대통령에게 연락받은 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다 성실하게 말씀드렸으니 다 아시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공천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엔 "그건 알려질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동석했던 윤 의원의 변호인은 "성실하게 조사를 받았고 웬만한 건 사실대로 얘기했다"며 "수사에 잘 협조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는데 윤 전 대통령 부부와 함께 공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으로부터 총 81회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았다. 이는 명백히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해 당선 무효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다. 이 대가로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박완수 의원의 경남지사 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작년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공개된 윤 전 대통령과 명태균 간 통화 녹취록을 들어보면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태균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8일 윤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 김 전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압수수색 영장에 윤 의원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업무방해 혐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아울러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피의자로 적시됐다.
윤상현 의원은 12.3 내란 사태 발발 직후부터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치행위'라고 두둔한 것은 물론 극우 목사 전광훈 씨가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에 수시로 참석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아울러 그는 지난 1월 공수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몰려가 영장 집행 방해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 45명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이렇게 필사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엄호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선 그 역시도 명태균 게이트의 공범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즉, 명태균 게이트가 세상에 알려지면 크게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모두가 공멸의 길을 가게 되고 작게는 자신도 법적 처벌을 면피할 수 없으니 어떻게든 윤 전 대통령을 살려야 하므로 필사적으로 '윤석열의 호위무사' 노릇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윤석열 정부는 지난 4월 4일 탄핵심판 선고로 붕괴됐고 6월 대선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으며 그토록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 '똘마니' 권한대행들이 거부권을 무기로 봉쇄하려 들었던 3대 특검법들이 모두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도 그가 윤 전 대통령과의 의리(?)를 지킬 것인지 자신만 살고자 양봉음위(陽奉陰違)를 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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