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김태흠 '뉴 코어 전략' 성공하려면
[노트북을 열며] 김태흠 '뉴 코어 전략' 성공하려면
조직개편안 통해 12년 민주당 도정 주류 교체 의지…도정 성과가 판가름 전망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2.10.2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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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후보로 출마, 12년 만에 도정을 교체한 김태흠 지사는 이번 조직개편안을 통해 자치행정국을 사실상 해체시키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에 따른 공직사회 충격파도 그 어느 때보다 큰 분위기다. (자료사진: 충남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 12년 만에 도정을 교체한 김태흠 지사는 이번 조직개편안을 통해 자치행정국을 사실상 해체시키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에 따른 공직사회 충격파도 그 어느 때보다 큰 분위기다. (자료사진: 충남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국회 출입 당시 만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기자에게 이따금 한나라당 총재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당 운영을 ‘주류 vs 비주류’ 중심으로 전환했더니 훨씬 수월했다”는 취지였다.

이른바 ‘보스 정치’라는 비판에 직면해 온 ‘3김 시대’를 거쳐 보수진영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평가 받았던 이 총재의 입장에서는 극심한 계파 갈등보다는 주류와 비주류 간 대결 구도가 당 운영에 훨씬 도움이 됐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사실 대부분의 조직에 이런 구도는 있기 마련이다. 양측 간 적당한 긴장관계는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의 대결로 갈 것이 아니라면 주류의 입장에서는 “더 잘해야 한다”는 각오가, 비주류 쪽에서는 “언젠가는 우리도 주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주류 vs 비주류’로 이끌어…충남도정에 적용한다면?

이 개념을 공직사회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특히 12년 동안 특정 정당 소속 도지사가 도정을 이끌어온 충남도를 떠올려 보면 이런 구도가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뜬금없이 약 25년 전에 벌어진 정치권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충남도가 공개한 조직개편안에도 그런 기류가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 12년 만에 도정을 교체한 김태흠 지사는 이번 조직개편안을 통해 자치행정국을 사실상 해체시키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에 따른 공직사회 충격파도 그 어느 때보다 큰 분위기다.

김 지사는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 배경을 밝혔는데 “자치행정국의 경우 시·군과의 관계와 도지사 도정 업무를 지원하는 부서인데,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힘이 많이 실리는 부분이다. 도지사가 되기 전부터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특히 자치행정국이 가지고 있던 인사권이 기획조정실로 이관됨에 따른 우려에 대해서는 “기조실장은 그냥 행정안전부에서 내려온 게 아니라 과장‧국장 때 지역에 와서 근무했던 사람이다. 너무 많이 알아서 코어 형식으로 굳어지는 부분보다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처럼 ‘코어(Core)’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이번 조직개편이 사실상 주류 교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공직사회 전체가 이른바 ‘도지사 바라기’로 일해 왔다고 여기는 일은 없길 바란다. 사실 일 잘하는 사람은 누가 도지사가 되더라도 다시 인정받기 마련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공직사회 전체가 이른바 ‘도지사 바라기’로 일해 왔다고 여기는 일은 없길 바란다. 사실 일 잘하는 사람은 누가 도지사가 되더라도 다시 인정받기 마련이다.

김태흠 충남지사, 조직개편안 관련 ‘코어’ 언급…도정 성과가 성패 판가름 잣대

따지고 보면 이런 변화는 일정부분 예고된 측면이 강하다. 민선8기에 합류한 정무‧정책라인들의 면면 역시 기존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민주당 도정 12년 동안 혜택(?)을 받아온 공직자들이 일부 있다는 점도 완전히 부인할 순 없어 보인다. 당연히 그 반대의 경우, 즉 불이익을 본 공직자들도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공직사회 전체가 이른바 ‘도지사 바라기’로 일해 왔다고 여길 수는 없는 일이다. 사실 일 잘하는 사람은 누가 도지사가 되더라도 다시 인정받기 마련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도지사 한 명만 바라보고 공직생활을 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나?”라는 물음은 도 지휘부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어쩌면 ‘주류 vs 비주류’의 구도를 뛰어넘는 요인일 수 있다.

조직개편안이 이대로 통과될 경우 이제 관심은 ‘뉴 코어’ 즉 ‘신주류’에 포함될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도정 성과를 낼 수 있느냐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결국 이번 조직개편안의 성패를 판가름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김 지사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의지는 명확해 보인다. 비록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는 못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1시간 20분 동안 만나 육군사관학교 이전 등 도정 주요 현안을 건의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4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벌써 내년이면 민선8기 도정 2년차가 된다. 김 지사가 주창해 온 ‘힘쎈(센) 충남’을 입증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직개편안이 부디 도정 현안을 해결하는 단초이자 추동력이 되길 바란다. 연말‧연초 정기인사를 보면 과연 기대해도 좋을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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