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與, 공멸의 길 갈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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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등이 재의표결에서 부결되자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 농성을 벌이고 있는 야당 의원들의 모습.(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등이 재의표결에서 부결되자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 농성을 벌이고 있는 야당 의원들의 모습.(사진=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법이 모두 재의표결 결과 부결되고 말았다. 결국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함께 '공멸'의 길을 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진보당 등 야당에서도 이 날 재의표결 결과를 두고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공멸의 길을 택했다고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검사 탄핵 청문회 등을 두고 '이재명 방탄' 프레임을 씌웠고 여기에 수구 언론까지 찬동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하는 행태는 '김건희 방탄'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방탄' 을 주장하는 그들 중에 '김건희 방탄'이라는 단어를 쓴 사례는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다.

'방탄'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법치주의를 위반하면서까지 영부인 수호에 골몰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방탄'이라 볼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는 작년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동료 의원들로부터 배신 당하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까지 끌려갔고 지금도 법정연금 상태인데 세상에 이런 허약한 '방탄'이 어디에 있는지 수구 언론들은 생각해본 적은 있었나?

현재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벌이고 있는 행태 아울러 수사기관과 정부기관 등이 벌이고 있는 행태가 정상적이라 말할 수 있는지 적잖이 의문스럽다. 도대체 김건희 여사가 무엇이기에 대통령부터 여당, 정부기관까지 총 동원돼 엄호에 나서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공정과 상식'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오히려 '가장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 정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은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다. 이미 박근혜 씨조차도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 개입 의혹으로 인해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나마 그 박 씨도 여론조사 2번 돌렸던 것이 전부였을 뿐 김 여사처럼 대놓고 어떤 인물을 특정 지역구에 심기 위해 움직이진 않았다. 지금 김건희 여사의 행태를 보면 박근혜 씨와 최순실이 가장 억울해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끝내 '김건희 방탄'을 선택했다. 도대체 국민의힘은 무엇이 그토록 두려운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를 무사히 마치든 탄핵으로 중도에 쫓겨나든 어쨌든 '갈 사람'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란 정당은 자진 해체하지 않는 한 영속될 수밖에 없다. 정말 정권 재창출에 욕심이 없어서 '김건희 방탄'을 택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은 70% 이상의 국민이 찬성하고 있음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입증됐다. 이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민심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민심을 저버렸다. 설령 '김건희 방탄'에 성공한다고 한들 정권 재창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를 맴돌고 있고 정당 지지율 역시도 야권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으로 나눠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오차범위 밖에서 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참고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 당시 지지율이 40%대였고 정당 지지율 역시도 오차범위 안에서 격돌했지만 간발의 차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레임덕이 없었던 문재인 정부조차도 여러 요인으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는데 윤석열 정부가 현재의 악재를 딛고 일어설 확률은 낮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이들이 '김건희 방탄'을 위해 보수의 핵심 가치를 저버렸다는 것에 있다. 보수의 핵심 가치는 법이라고 할 수 있다. 법을 지키는 것이 보수의 핵심 가치인데 윤석열 정부의 현재 모습은 법을 지키는 것이 아닌 무기로 악용하고 있는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세상에 어느 정권도 법을 자신의 가족 비리를 지키는데 쓴 사례가 없었다. 오직 윤석열 대통령만이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을 이용해 김건희 여사의 비리의혹을 감싸고 있을 뿐이다. 이런 행태가 과연 보수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앞으로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원내지도부를 불러 만찬을 열고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건배를 하는 등 '결속'을 도모했음에도 4표의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마치 조폭처럼 '의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안에선 이런 당론에 반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제 앞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20%의 벽이 무너져 10%대로 진입하게 된다면 이 날 나왔던 4표의 반란표보다 2배, 3배 이상의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도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연 보수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국민의힘 스스로가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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